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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국수본' 배정훈PD "OTT 다큐 인기? 실화에 반응하는 인간의 오랜 본능"

2023.03.26 오후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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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국수본' 배정훈PD "OTT 다큐 인기? 실화에 반응하는 인간의 오랜 본능"
사진제공 =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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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K-콘텐츠의 트렌드는 드라마, 예능을 넘어 다큐멘터리로 흘러가고 있다. 웨이브 '국가수사본부'는 이 다큐멘터리 호황의 시작을 알린 작품 중 하나다. 웨이브 전체 프로그램 중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를 기록하며 시사교양물로는 최초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그간 '그것이 알고 싶다' '당신이 혹하는 사이' 등 여러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SBS에서 제작해왔던 배정훈 PD가 처음 OTT 플랫폼과 손잡고 만든 다큐멘터리다. 이미 지상파 채널을 통해 시사교양물의 힘을 느껴왔던 그이지만, OTT를 통해 새롭게 불어오는 다큐멘터리 흥행의 바람을 맞고 있으며 더욱 고무된 듯 보였다.

"그동안은 예능, 드라마 중심으로 OTT에서 흥행이 됐는데, 우리(시사교양물)는 이제 첫 단추를 끼운 느낌이에요.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이야기들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건, 인간의 오랜 본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가장 많이 알고 있고, 가장 다양하게 가공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시사교양 제작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은 기회를 주신다면, 할 일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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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국수본' 배정훈PD "OTT 다큐 인기? 실화에 반응하는 인간의 오랜 본능"

콘텐츠로서 실화가 가진 매력을 믿고 있는 그가 첫 OTT 작품의 소재로 택한 건 현직 경찰관들의 실제 이야기다. 배 PD는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프로그램을 하면서는 경찰이 잘못한 것, 실수한 것, 의도를 갖고 왜곡한 사건들을 찾아다녔는데, 사실 잘 해결한 사건들이 더 많았다. 이런 경험의 반작용에 의해서 만들게 된 것 같다"고 '국가수사본부'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간 그분들을 비판하는 데만 앞섰으니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잘하는 데만 집중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주인공은 사건이 아닌 경찰이다. 범죄 사건을 다룬 기존의 시사교양물과는 다른 지점이다. 그렇다 보니 에피소드를 선정하고 제작하는 과정도 조금 달랐다. 배 PD는 "경찰관을 섭외하는 게 첫 단계였다. 전국을 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배우 마동석 씨랑 비슷한 경찰관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면 실제 부끄러움이 많아서 방송 출연을 못하신 경우도 있고, 너무 말씀을 잘하시는 분을 만났는데 사건이 없어서 제작을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제작 과정을 이야기했다. 또 "경찰관들의 노고, 활약을 찾아보면 사건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요소였다"며 "사건을 미리 선정하지도 않았고, 발생한 사건을 대부분 찍어둔 뒤에 기획 의도에 맞는 사건들을 골라냈다. 그래서 버려진 촬영분이 훨씬 많다"고 했다.

물론, 의도적으로 신경을 쓴 사건도 있다. 바로 마약 범죄. 3회, 6회, 8회 등 '국가수사본부'는 여러 차례 마약 범죄를 다뤘다. 이에 대해 배 PD는 "마약 범죄가 상당히 일상에 들어와있다는 거를 이전부터 느끼고 있었던 데다가, 실제 국가수사본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마약 범죄를 피해방지 차원에서 다뤄주면 좋겠다'는 비공식적인 요청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국가수사본부'에서 다뤄진 사건들에도 관심이 쏠렸다. 1, 2회에서 다뤄진 사건은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아직 끝을 맺진 못했다. 이에 해당 에피소드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배 PD는 "콘텐츠 방향성은 피해자도, 피의자도 아닌, 경찰관"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경찰관의 노고를 담는 과정에서 피의자 피해자 모습이 일부 담기긴 했으나, 피의자들의 음성 변조, 익명 처리는 명확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 2회에 대해서는 "아직 재판 중인 사건이라 고민이 많았다"며 "피의자의 조사 모습을 대역 처리했고, 그분의 방어권이 행사될 수 있는 음성의 내용은 실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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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국수본' 배정훈PD "OTT 다큐 인기? 실화에 반응하는 인간의 오랜 본능"

'국가수사본부'는 사건을 들여다보는 재미, 경찰관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 다양성의 재미를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회차가 첫날 공개된 1~3회다. 사건의 스토리에 몰입하게 되는 1, 2회차에 이어, 경찰관들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3회차를 연속으로 즐길 수 있다. 배 PD는 "다양성을 보여드리는 것이 '국가수사본부'의 콘셉트"라고 말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분명 OTT 플랫폼의 도움이 컸다. 배 PD는 "조급해하지 않아도 됐다. 당장 몇 주 뒤에 방송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면 어려웠겠지만, 이번에는 취재나 촬영을 할 때 출연자들에게 '다 찍어보고 원치 않으시면 안 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제작자로서 첫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방대한 촬영 분량을 40분 남짓 한 시간에 맞춰 제작한 것도 OTT 작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배 PD는 "트렌드에 맞춰서 40분에 맞추게 됐다"며 "제작하는 입장에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내레이션이 없다 보니 간결한 느낌이 들더라. 시청자들이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끔 사족을 붙이지 않았고, 제작진의 메시지가 없어 관찰자의 입장에서 거리 두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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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국수본' 배정훈PD "OTT 다큐 인기? 실화에 반응하는 인간의 오랜 본능"

최근 지상파 채널보다 규제가 자유로운 OTT 다큐멘터리가 흥행을 하면서 'OTT 저널리즘'에 대한 다채로운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이에 대한 고민은 '국가수사본부'에도 묻어 있다. 배 PD 역시 사건 현장을 보여주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데, 적나라함보다는 오히려 더 보수적인 표현 방식을 택한 점이 주목할만하다.

"1, 2회에서 다뤄진 사망 사건 현장을 보시면, 피로 난자한 현장인데도 빨간색이 없어요. 관습대로 장면을 처리해왔던 방식을 고민해 보자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사실 제작진 내에서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는 의견부터 가리던 대로 가리자는 의견까지 다양했는데, 저희는 보수적인 선택을 했어요. OTT니까 더 자극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기도 하지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어떤 의미일까 싶었어요. 저희는 충분히 논의해서 보수적인 화면 처리를 택했어요."

그러면서도 배 PD는 OTT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완성된 형태의 고민은 아닌 것 같다. 결과물을 만들면서 현장에서 제작자들이 이런 고민들을 축적해나가고, 논의해야 할 시점이 온 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실화의 매력에 대한 믿음, OTT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 등이 버무려진 신작도 만들 예정이다. 아직 플랫폼을 찾지 못했지만,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는 프로젝트 '덜미'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그는 K-다큐멘터리의 세계적인 흥행에 대한 바람이 담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는 스테디셀러라고 생각해요. 그간 국내에서 오랜 시간 공들여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 다큐멘터리 장르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국가수사본부'가 그 빈자리를 메꿨다는 생각은 들어요. 앞으로 K-다큐멘터리에 대한 세계의 니즈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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