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난 뒤 가장 기분 좋고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배우들과 꽉 찬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신선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100% 완벽하게 소화해 주었습니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 ‘해적: 도깨비 깃발’ 등 대중적인 작품들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정훈 감독이 이번에는 좁디 좁은 면접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영화 '최종면접'은 취업이라는 치열한 관문을 앞두고 최종면접장에 모인 6인의 지원자들이 각자의 비밀과 폭로가 담긴 의문의 봉투를 발견하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영화는 청춘들의 절박함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오늘(2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정훈 감독은 조이현, 김재원, 곽동연, 강유석 등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대세 청춘 배우 6인방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이들이 만들어낸 앙상블에 강한 신뢰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최종면접'은 단순히 책을 스크린에 옮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치열한 사회적 현실을 절묘하게 그려냈다. 원작의 지진과 고용 한파라는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과 6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실제 현실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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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최종면접' 포스터 ⓒNEW
김 감독은 "면접은 짧은 시간 안에 평생 가장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며 합격과 불합격을 판가름하는 자리다. 이 이야기의 주제와 가장 극명하게 맞닿아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라며 “단편적인 진실과 그 이면의 가치를 알아보려는 노력이 가장 극단적으로 대치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며 작품의 주 무대인 면접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지루함을 타파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특히 김 감독은 '12인의 성난 사람들', '맨 프롬 어스' 등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루함을 돌파하는 방식은 단순히 화면의 다채로움이 아니라, 이야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달려있다. 봉투가 열릴 때마다 감정이 부딪히고, 범인으로 몰렸다가 풀어지는 다채로운 국면들이 한정된 공간의 약점을 상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가득 채우는 것은 조이현,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 등 6명의 젊은 배우들이 뿜어내는 숨 막히는 호흡과 차진 앙상블이다. 김 감독은 "젊은 배우들이 주축이 되는 영화를 꼭 해보고 싶었다"며 캐스팅 비하인드와 배우들의 열연을 아낌없이 칭찬했다.
극의 중심에 서있는 조이현에 대해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취업 준비생의 대표성을 띠고 있다. 해맑고 여린 모습부터 냉소적이고 강단 있는 모습까지 조이현 안에 다 담겨 있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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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종면접' 스틸컷 ⓒNEW
곽동연의 몰입도 높은 연기에는 혀를 내둘렀다. "처음 시나리오상 눈에 확 띄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었고, 범인으로 몰리는 장면도 자칫 뻔해 보일 수 있는 어려운 관문이었다. 하지만 곽동연이 현장에서 생각 이상의 에너지를 뽑아내 감정으로 그 씬을 돌파했다. 모니터를 보며 넋을 놓고 감상했을 정도"라고 극찬했다.
6명이 한 공간에서 쉴 새 없이 부딪히는 만큼, 철저한 사전 리허설은 필수였다. 김 감독은 "여섯 명의 비중이 비슷한데 각자 자신의 호흡만 가져가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동선과 감정선에 대해 왜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지 사전에 충분히 합의하고 연극처럼 리딩을 진행한 덕분에 현장에서는 굉장히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촬영 전 치열했던 준비 과정을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단순한 범인을 찾는 추리물에 그치지 않고 심리 스릴러 장르로 외연을 확장했다. 원작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진실 추적 과정을 과감히 메인 플롯으로 당겨와 서스펜스의 밀도를 한층 높였다.
그는 "누가 범인일까를 숨기기보다 오히려 모두가 범인처럼 보이게 만들어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고 싶었다"며 "봉투가 열릴 때마다 관객의 감정이 이 인물에게 이입했다가 빠져나가고, 또 다른 인물로 옮겨가길 바랐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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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훈 감독 ⓒNEW
'최종면접'이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단편적 진실이 낳는 폭력성이다. 김 감독은 극 중 대사인 '사람들은 진짜를 믿는 게 아니라, 보이는 걸 진짜라고 믿는다'를 강조하며, "달의 이면처럼 사람의 보이지 않는 뒷면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묻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SNS 등을 보면 단편적으로 드러난 사실만으로 표적을 삼아 너무 가혹하게 마녀사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을 보며 제가 평소 느꼈던 이 문제의식과 접점을 발견했고, 모순적인 우리 사회의 단면을 스릴러라는 장르 안에 녹여내고 싶었다"고 덧붙이며 작품의 주제 의식을 설명했다.
영화 속 취준생들처럼, 김정훈 감독 역시 늘 관객들에게 평가받는 자리에 서 있다. 본인 인생의 최종면접이 언제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매 작품의 손익분기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서 민망한 상황을 벗어나는 지점이 바로 손익분기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여전히 미생이고, 계속해서 감독을 해나갈 수 있을지 결정짓는 분기점 앞에 서 있다. 훌륭한 성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상업영화 감독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며 겸손하면서도 작품의 흥행에 대한 진심어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 김 감독은 "한정된 공간의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공감과 이해, 위로를 전하고 싶다"며 "젊은 배우들의 빛나는 에너지가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값진 여운으로 남길 바란다"라며 예비 관객을 향한 러브콜도 잊지 않았다.
면접실이라는 밀실에서 빚어낸 김정훈 감독의 서늘한 미스터리와 지금 가장 주목받는 청춘 배우 6명의 폭발적인 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 '최종면접'은 오는 4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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