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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완벽한 홀로서기 속 헛헛한 뒷맛

2026.07.31 오전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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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완벽한 홀로서기 속 헛헛한 뒷맛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포스터 ⓒ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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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과 소년 사이, 모두 기억 속에서 완벽하게 지워진 이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노 웨이 홈'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이후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마침내 베일을 벗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가장 깊고 어두운 고독의 밑바닥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메이 숙모를 잃은 죄책감과 슬픔 속에 철저히 고립된 삶을 택한 피터 파커의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그는 여전히 뉴욕 시내를 누비며 범죄와 싸우고 시민들을 구해내지만, 스스로가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누구와도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는다. 피터에게 남은 가장 가까운 지인이라곤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라며 날카로운 충고를 건네는 뉴욕 경찰서의 경감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은 후 '피터 파커'라는 한 인간의 정체성은 희미해져 가지만, 역설적이게도 '스파이더맨'은 모두가 의지하고 동경하는 뉴욕의 가장 자랑스러운 상징으로 우뚝 선다.

이처럼 지독한 아이러니 속에서, 거미 유전자의 증폭으로 인해 감각이 과부하되고 폭력성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아슬아슬한 과정을 톰 홀랜드는 섬세한 연기로 빚어낸다. 스스로 개발한 돌연변이 자동 억제기에 의존하며 위태롭게 이성의 끈을 다잡는 그의 내면 묘사는 전작들을 훌쩍 뛰어넘는 깊은 밀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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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 ⓒ소니 픽쳐스

우주와 멀티버스를 무대로 삼던 거대한 스케일에서 뉴욕의 좁은 골목과 마천루 사이로 내려온 '스트릿 레벨'로의 회귀 또한 성공적이다. 스크린을 가로지르는 웹 스윙 액션은 시리즈 중 최고라 칭할 만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며, 관객을 뉴욕의 빌딩 숲 한가운데로 이끌어낸다.

그러나 훌륭한 만듦새와 높은 오락성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에는 묘한 헛헛함이 묻어난다.

피터 파커의 서사에 높은 밀도로 집중하는 듯 보였던 영화가, 어느 순간 거대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톱니바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흔들리기 때문이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극의 중후반부를 장악하는 진 그레이의 서사다. 영화가 피터의 고뇌만큼이나 진 그레이의 이야기에 주요한 비중을 할애하다 보니, 온전히 스파이더맨에게 향해야 할 관객의 마음과 시선 역시 자연스레 분산되고 만다.

명확한 '절대 악'으로 기능하는 빌런의 부재 역시 스케일 축소와 맞물려 장르 특유의 폭발적인 카타르시스를 축소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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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 ⓒ소니 픽쳐스

결국 끊임없이 반복되는 피터 파커의 내적 갈등은 전작들에서 이미 경험했던 패턴의 굴레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노 웨이 홈'이 보여주었던 팬 서비스와 스펙터클, 감정적 깊이의 완벽한 앙상블에 비하면 이번 작품의 짜임새는 다소 헐겁게 다가온다.

캐릭터나 배우들이 매력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저 이번 작품이 스파이더맨에 관한 단독 이야기라기보다는, 다가올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새로운 '엑스맨' 시리즈,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등을 위한 거대한 밑그림이자 징검다리에 가깝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다음 목적지를 위해 서사와 인물을 끼워 넣은 듯한 인상은 MCU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담보 잡힌 듯한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의 말미에 이르러, 피터가 마침내 히어로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인간으로서의 잃어버린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깨달았다는 점은 안도감을 준다. 거대한 세계관의 불완전한 징검다리 위에서도 소년의 성장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고독한 영웅의 새로운 챕터는 충분히 마주할 가치가 있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데스틴 크리튼 감독 연출. 배우 톰 홀랜드, 젠데이아 콜먼, 세이디 싱크, 제이콥 배덜런, 존 번탈 등 출연.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45분. 쿠키 영상 1개. 2026년 7월 29일 극장 개봉.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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