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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나 서른두 살이에요” 박준형에서 데이식스 도운의 “내 어디 안 간다”까지

2026.05.29 오후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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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나 서른두 살이에요” 박준형에서 데이식스 도운의 “내 어디 안 간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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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서른두 살이에요, OK? 서른두 살이면 여자친구 있어야죠!”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2001년 9월, 국민그룹 god의 맏형 박준형이 홀로 마이크를 잡고 눈물을 쏟았다. 이성 교제를 이유로 소속사로부터 일방적인 팀 퇴출 통보를 받은 직후였다. 당시 나이로 서른 둘 청년이 뱉은 이 절절한 외침은 지금이야 예능에서 다루는 소소한 흑역사 에피소드로 남았지만, 분명 아이돌의 인권과 연애, 사생활 통제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리고 2026년 5월, 또 하나의 열애·결혼설이 한 팬덤 내부를 뒤흔든다. 밴드 데이식스(DAY6)의 멤버 도운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6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도운과 한 살 연하의 유튜버 A 씨의 교제설이 빠르게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두 사람의 비슷한 집 인테리어와 소품, 커플 키링 등을 증거로 제시했고, 지인의 차량 사진 속 강아지가 A 씨의 반려견이라는 추측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두 사람이 웨딩 플래너와 상담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목격담이 퍼지면서, 단순 열애설은 '결혼 및 팀 탈퇴설'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에 팬덤이 들끓자, 도운은 지난 28일 새벽 자신의 채널에 짧은 글을 남겼다. “우리 팀 죽어도 안 없어진다. 내 어디 안 가고… 너거 아프게 만들어 미안하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니, 25년이면 강산이 두 번은 변하는 시간이건만 박준형과 도운이 놓인 처지는 묘하게 겹친다. 그 긴 시간 동안 아이돌의 열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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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나 서른두 살이에요” 박준형에서 데이식스 도운의 “내 어디 안 간다”까지

우선 2001년의 기획사는 절대 갑(甲)의 위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의 연예인 표준 계약서도 없던 야만의 시대였다. 때문에 열애설은 전속계약 해지나 강제 팀 퇴출을 명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명백한 귀책 사유였다. 박준형 사건은 이에 반발한 팬덤과 멤버들의 연대가 소속사의 결정을 뒤집은 지극히 이례적인 사례였다.

도운이 활동하는 2026년 현재, 기획사가 연애를 이유로 멤버의 거취를 쥐락펴락하는 악습은 사라졌다. 대신 칼자루가 팬덤으로 이동했다. 유료 소통 플랫폼에 비용을 지불하고, SNS,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쥔 팬덤은 이제 맹목적인 추종자가 아니라 투자자의 시선으로 아티스트를 바라본다.

때문에 현재 도운이 처한 상황은 “감히 연애를 해?”, “우리의 사랑이 부족했나요?”가 아니다. 소통이 아이돌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리스크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 그리고 부적절한 타이밍에 콘텐츠를 강행함에 따른 배신감이 그 원인이다.

특히 이번 데이식스 도운의 사례에서 보이는 팬덤의 반발은 이 팀의 특수한 성장 궤적과 함께 이해해야 한다. 대형 기획사 소속임에도 방송 활동보다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계단을 타고 올라와 역주행 신화를 쓴 팀이 바로 지금의 데이식스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데이식스는 지금처럼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 전부터 함께 해 온 팬들의 결속력이 남다른 팀이다. 그런 팬덤이다 보니 지금의 반발하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어지간한 아이돌보다 “자신들이 데이식스를 성장시켰다”는 감정이 더 크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즉, 과거의 열애설이 팬들에게 유사연애의 배신감이라는 일차원적 감정이었다면, 현재의 팬덤은 특정 브랜드는 함께 키워낸 공동 투자자적 관점을 공유한다. 도운이 사생활 이슈에 대한 진위여부 해명에 앞서 “우리 팀은 안 없어진다”며 팀의 존속을 가장 먼저 강조한 이유 역시, 팬덤이 느끼는 '투자자적 불안감'을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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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나 서른두 살이에요” 박준형에서 데이식스 도운의 “내 어디 안 간다”까지

이 사태의 또 다른 축은 소속사의 “입장없음” 응대다. 주로 대형 기획사에 사용하는 이 노코멘트 전략은 이슈를 일단락시키지 않고 장기화 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동시에 기존 의혹을 암묵적으로 시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낳는다.

하지만 기획사 입장에서도 나름대로 피치 못할 딜레마가 존재한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 “입장없음”이 아티스트 보호와 더불어 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열혈 팬들이나 골수 지지층의 경우, 정황상 열애·결혼이 틀림없어 보이더라도 멤버 본인이나 소속사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는 순간 더 큰 상처를 받는다”고 털어놨다. 이어 “기획사의 '확인 불가' 응대는 팬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들의 심기를 보살피기 위한 차선책”이라고 설명했다. “왜 입장을 밝히지 않느냐”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공식인정’은 넘어선 안되는 금기의 선이었던 것이다.

25년 전 박준형이 눈물로 지켜낸 것은 ‘32살 성인의 연애할 권리’라는 인권의 영역이었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지금, K팝 시장은 아티스트에게 연애의 자유를 허용한 대신 '나를 키워준 팬덤과 어떻게 신뢰를 유지하고 조율할 것인가’라는 훨씬 더 세련되고 고도화된 숙제를 던지고 있다.

32살의 박준형과 30살이 된 도운의 순탄치 않은 열애의 강 건너기. 연예인의 열애설을 받아들이는 팬덤의 성숙한 자세와 어디까지 공개하고, 무엇을 가릴 것인가를 구분하는 소속사의 세련된 줄타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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