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을 읽고 바로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나라 관객이든 이해하고, 공감하며 보실 수 있을 겁니다."(개막작 기자회견 中 박찬욱 감독)
박찬욱 감독이 신작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프리미어로 선보이면서 보편적인 공감을 살 것이라 자신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오늘(17일) 개막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개막작 정식 상영에 앞서 오늘(17일) 오후 3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개막작 기자회견에는 작품의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기자회견의 진행은 부산국제영화제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맡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순서를 이끌었다.
'어쩔수가없다'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였다. 이어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도 초청돼 국제관객상을 수상했으며, 해외 평단의 호평 세례가 이어져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국내에서도 처음 선보이게 된 것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기쁨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박 감독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작품인데, 이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이게 돼 감개무량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박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랫동안 해온 가운데, (저의 작품이) 개막작으로 온 것은 처음이라서 설렌다. 게다가 30주년이라고 하니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떨리는 마음을 안고 오늘 개막식에 참석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배우들도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병헌은 "촬영을 마치고 이렇게까지 기대했던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개막작으로 오게 돼 기대되고 떨린다"라고, 손예진도 "제 영화를 개막작으로 볼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를 오랜 시간 만들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밝혀왔다. 이 영화의 원작은 미국의 소설가 도널드E.웨이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로, 감독은 20년 전부터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지만 꽤 오랜 시간 구상한 끝에 선보이게 됐다.
박 감독은 "원작 소설을 읽고 바로 영화로 만들고 싶다 생각했다. 코미디의 가능성을 생각했고, 가족들이 만수가 하는 주인공이 하는 일을 눈치를 채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생각하면 이야기가 더 대담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작 소설이 가진 이야기가 당연히 가장 큰 매력이었다.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 이야기가 결합되서 바깥으로도 향하고 안으로도 향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가족을 지키고, 내 직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일을 깊게 파고들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감각적인 미장센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기자 시사에서 선보인 영화는 역시나 만수 가족의 삶의 터전이 되는 주택과 비비드한 색감의 의상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돼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서는 "시각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 내에 답을 드리긴 어려울 텐데 우선은 집이 중요했다. 만수가 그토록 애정하는 이 집이 중요하게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찾는데 많은 시간을 거쳤다. 찾은 다음에는 미술팀이 새롭게 개조했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디테일했던 감독의 디렉팅에 대해서도 언급해 신작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성민은 "감독님이 배우들의 생각을 존중해 주셨다. 대본과 다르게 현장에서 배우가 표현해 보고자 하면 열어주셨고, 또 확장해 주셨다. 박찬욱 감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다른 점을 많이 느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작품이 넓은 공감을 자아낼 수 있기를 바랐다. 박 감독은 "집에 대한 집착, 가부장적인 제도 때문에 갖게 되는 만수라는 사람의 한계나 어리석음과 같은 것들이 더 표현되게 하려고 노력했다. 어느 나라 관객이든 이해하고 공감하며 보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오는 24일 극장 개봉한다.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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