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건재 감독의 영화 '한국이 싫어서'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포문을 활짝 열었다. 청춘의 고민과 아픔을 담은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이제 본격적인 영화 축제의 장이 열린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오늘(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장건재 감독과 배우 주종혁, 김우겸 씨 그리고 윤희영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주연 중 한 명인 고아성 씨는 부상으로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2015년 출간돼 화제를 모은 장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 분)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먼저 장건재 감독은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는 "각각의 위치에서 느끼는 한국 사회의 피로감, 혹은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 각각의 의견을 경청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동철 집행위원장 집행대행은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나라를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다고 본 것. 남 집행위원장 집행대행은 "'한국이 싫어서'가 화제가 되니까 각 나라의 '싫어서'가 '밈'으로 유행한다고 들었다. 디테일은 다르지만 그런 이야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싫어서'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의 공통점은 아마도 그들이 아직 젊은 친구들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점일 것"이라며 "다양한 고민들이 가감없이 드러난 작품이라 공감을 사는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싫어서'라는 제목이 한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만 보편적으로 젊은 세대가 가진 어려움을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해당 영화가 얼마나 정직하게 삶을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인데 그 점에서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건재 감독은 쉽지 않았던 준비 과정에 대해 먼저 털어놨다. 그는 "2016년도에 부국제 아시안 프로젝트 마켓에서 첫 선을 보였던 작품이다. 그때 왜 이 소설을 영화화하려고 하는지 질문을 많이 받고 열심히 답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으로 인해 해외 촬영에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장 감독은 "해외촬영이 있어서 2~3년 정도 해외를 나갈 수 없었고, 소설에서의 무대는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데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뉴질랜드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마켓에서 소개된 후 7년이 지났지만 첫 기획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윤희영 프로듀서는 "한번도 이 영화가 관심 밖으로 떠난 적은 없었따. 영화의 규모가 크지 않고 뉴질랜드 촬영까지 소화해야 하는 과정에서 예산 관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제한적인 환경이 있어 그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공감되는 캐릭터에 이끌렸다고 입을 모았다. 주종혁 씨는 "저는 어렸을 때 뉴질랜드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당시에 워킹 홀리더이로 온 형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원작 소설을 보고 그 형들이 많이 생각났다. 저의 삶과도 비슷했기에 '재인'을 연기하면 재미있게 잘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우겸 씨는 "공감되는 이야기라 너무 하고 싶었다"며 "제가 사실 '지명'처럼 착하지 않지만 제가 닮고 싶어하는 모습이 있다. '지명'은 좀 더 자기인생에 대해서 또렷함이 있고 단순하게 산다. 나무 같은 사람처럼 느껴져서 제가 이 인물을 알아가면 어떤 모습이 나올까 기대감에 이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결말은 소설과 차이를 줬다. 원작 소설에서 주인공 계나가 호주로 돌아가는 결말을 그렸다면, 영화에서는 계나가 어디론가 다시 여행하는 결말이 그려진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계나가 조금 더 자신의 삶을 계속해서 이동하고 모험하는 쪽에 놓고 있다고 봤고, 그런 인물로 묘사하고 싶었다"고 엔딩을 달리 만든 이유에 대해 밝혔다.
마지막으로 장 감독은 "제목이 강렬한 메시지를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주목해야하는건 왜 계나가 그런 선택을 할까에 공감하는거라 생각한다. 무엇이 계속 그녀를 탈출하게 만드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을 들여다봤으면 좋겠다"고 예비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언론시사회 개최로 포문을 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늘(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날 오후 6시에는 배우 박은빈 씨의 사회로 개막식이 진행된다.
[사진출처 = OSEN]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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