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유튜버-플랫폼 협업, 新시대의 악어와 악어새

플랫폼의 힘이 강조되는 요즘이지만, 한편으론 콘텐츠를 세상에 내보내는 일에 정해진 울타리는 없다. 강력한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출발한 콘텐츠들이 유튜브 울타리를 벗어나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들 중에서도 전문적인 제작사들이 합류한 기획형 콘텐츠가 늘면서, 유튜브에서만 머물기엔 아쉬운 인기작들이 늘고 있다. 이에 최근 인기 유튜브 채널과 방송사, 기타 플랫폼의 교류가 활발하다. 그간 방송사들이 각자의 채널을 만들어 웹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유튜브 인기 콘텐츠를 발굴해 손을 잡고 안방극장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더욱 늘고 있다. 유튜브에서 힘을 기른 콘텐츠에게는 유튜브도 좁은 셈이다.

유튜브 콘텐츠들이 방송사를 포함한 다른 플랫폼들과 손을 잡는 방식은 다양하다. 콘텐츠의 새 시즌을 함께 론칭하기도 하고, 인기 크리에이터가 기획과 제작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목을 끌기도 한다.

먼저 '극한연애 시즌2'는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가 새로운 시즌을 방송사와 함께 만드는 대표적인 예시다. '극한연애'는 특수부대 출신 유튜버 은하캠핑이 기획한 콘텐츠로, 시즌1 누적 조회수는 약 234만회에 달한다. 일반인 남녀 11인이 무인도의 야생에서 사랑을 찾는 '극한연애'는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와 손을 잡고 시즌2를 론칭할 예정이다.

IP를 그대로 활용하는 건 아니지만, 유명 콘텐츠를 만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방송사와 손을 잡고 색깔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머니게임'을 만든 유튜버 진용진이 기획에 참여한 MBC 새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은 일찍이 화제가 됐다. '피의 게임'은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심리전을 펼치며 돈을 두고 경쟁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으로, '머니게임'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있어 논란이 된 바 있다. MBC 측이 '피의 게임'은 '머니게임'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초 '머니게임'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만큼 표절 등의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적 교류는 방송사를 넘어 범위가 더욱 넓다. '가짜 사나이'를 제작한 3Y코퍼레이션의 배철순CP와 '진짜 사나이'를 연출한 김민종CP가 만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새 오리지널 '생존 남녀 : 갈라진 세상'를 위해 손을 잡았다. 여기에 유명 유튜버 공혁준이 특별 기획으로 함께 한다.

3Y코퍼레이션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정찬성의 유튜브 채널 코리아좀비가 함께 한 새 오리지널 '파이트클럽'도 공개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콘텐츠 송출 방식이 양 측의 공존에 맞춰져있다 것. 1, 2회는 '파이트클럽'와 카카오TV에 동시에 공개됐고, 3회부터는 카카오TV에서 선공개 된다. 대신 카카오TV의 다른 콘텐츠와는 달리 유료화하지 않고 유튜브 채널과 카카오TV에서 동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무료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처럼 다양한 플랫폼들은 인기 콘텐츠들을 통해 '윈-윈(win-win)'하고 있다. 여러 플랫폼, 제작 인력이 모여 각자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앞으로도 더욱 재미있고 이슈가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 = MBC,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카카오TV]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