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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 주인공은 일본 영화라 불리는 이유는?

2026.05.22 오후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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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 주인공은 일본 영화라 불리는 이유는?
하마구치 류스케·고레에다 히로카즈·후카다 코지 감독 ⓒ칸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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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의 진정한 주인공은 단연 일본 영화였다.

영화제 전반에서 아시아 영화가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가운데, 일본은 영화제의 꽃인 경쟁 부문에만 무려 세 편의 영화를 진출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더 나아가 칸 필름 마켓에서 '명예의 국가'로 선정되며, 일본 영화가 전 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에 우뚝 섰음을 증명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올해 일본 영화가 거둔 눈부신 성과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 영화와 칸의 인연은 약 7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2년 요시무라 고자부로 감독의 '겐지 이야기' 등 3편이 칸 경쟁 부문에 오르며 서막을 열었고, 2년 뒤인 1954년 기누가사 데이노스케 감독의 '지옥문'이 칸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현 황금종려상)를 거머쥐었다. 이후 1997년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 2018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 등으로 황금종려상의 영광이 이어졌다.

할리우드 리포터 등 해외 매체들은 올해 칸 영화제를 두고 '일본 영화의 범람'이라고 표현한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메인 경쟁 부문에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명의 거장이 나란히 초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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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 주인공은 일본 영화라 불리는 이유는?
고레에다 히로카즈·하마구치 류스케·후카다 코지 감독 ⓒ칸 영화제

이미 황금종려상을 포함해 칸에서 잔뼈가 굵은 '칸의 영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상자 속 양'으로 돌아왔고, '드라이브 마이 카'를 통해 각본상을 수상했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프랑스 합작 영화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로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했다. 2016년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수상 경험이 있는 후카다 코지는 '나기 노트'로 생애 첫 메인 경쟁 부문에 입성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목할 만한 시선', '칸 프리미어', '감독 주간' 등 여러 섹션 곳곳에 일본 영화가 포진해 있다. 또한 필름 마켓에서는 대형 스튜디오와 독립 영화계를 대표하는 10인의 프로듀서 대표단이 출격해 전 세계 영화인들과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

외신들은 일본 영화계가 이토록 칸에서 넘치는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배경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내수 시장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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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 주인공은 일본 영화라 불리는 이유는?
올해 칸 필름 마켓에서 일본은 명예의 국가로 선정됐다 ⓒ김성현 기자

세계 3위 규모인 일본의 극장가는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32% 급증한 17억 9,0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그 중심에는 전 세계적으로 1조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과 같은 애니메이션이 자리한다. 보편적 정서를 전달하며 문화적 장벽을 깬 애니메이션 IP의 파괴력을 실사 영화와 글로벌 무대로 확장하려는 것이 현재 일본 영화계의 주요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이 화려한 수치 뒤에 역설적으로 뼈아픈 위기감도 공존한다고 진단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인구 감소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스트리밍 시장의 팽창으로 전통적인 부가 판권 시장마저 무너지면서, 일본 영화계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글로벌화'를 선택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과거 내수 시장에만 의존하던 대형 스튜디오들마저 적극적으로 해외 합작에 뛰어들고 있으며, 일본 정부 역시 해외 제작진이 일본에서 촬영할 경우 제작비의 최대 50%를 환급해 주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해 국제적 교류를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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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 주인공은 일본 영화라 불리는 이유는?
'상자 속 양'·'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나기 노트' 스틸컷 ⓒ칸 영화제

해외 매체들이 꼽는 가장 고무적인 변화는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더불어 내부 노동 환경의 구조적 혁신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최저 예산, 최고 효율'을 명목으로 스태프들의 희생을 강요하던 폐쇄적이고 봉건적인 제작 시스템은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등 주변국의 선진화된 시스템 도입 사례,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영향력 있는 감독들의 자성 어린 목소리가 더해지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작자와 스태프, 투자자 모두에게 공정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펀드를 조성하고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들이 이번 칸 마켓에서 활발히 세일즈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결과적으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 일본이 보여준 성취는 단순히 운이 좋아 훌륭한 감독 세 명이 동시에 신작을 낸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 현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풍부한 IP를 바탕으로 한 내수 시장의 호황, 인구 구조 변화에 발맞춘 기민한 글로벌 합작 전략, 그리고 고질적인 병폐를 끊어내려는 내부의 자정 노력이 완벽하게 맞물려 폭발한 산업적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상황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어내는 헌신, 그것이 바로 올해 칸이 일본 영화를 진정한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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