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패션 영화의 귀환으로 기대를 모았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북미 시장에서는 역대급 흥행 기록을 예고하며 축제 분위기인 반면,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인종차별 논란으로 거센 보이콧 위기에 직면했다.
영화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개봉 전부터 온라인을 장악했다. 첫 번째 예고편은 공개 24시간 만에 1억 8,150만 뷰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 세계 최다 조회 예고편에 등극했다. 이어 공개된 2차 티저 역시 2억 2,000만 뷰를 돌파, 20세기 스튜디오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전 세계적인 '프라다 신드롬'을 예고했다.
이러한 화력은 실질적인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박스오피스 분석 매체 '박스오피스 프로'에 따르면, 오는 29일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개봉 첫 주 북미에서만 최대 9,50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06년 전작의 오프닝 스코어(2,750만 달러)를 3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배우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등 원조 주역들이 20년 만에 재집결했다는 점과 원작 제작진의 합류가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늘(22일) 17시 기준 영화는 국내에서도 실시간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켠 상태다.
하지만 승승장구 중인 서구권 분위기와 달리 중국의 반응은 차갑다. 논란의 핵심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새로운 중국인 캐릭터 '친저우(秦舟)'다. 배우 선위톈이 연기한 이 캐릭터는 극 중 주인공 앤디의 보조로 등장하는데, 중국 네티즌들은 캐릭터의 설정과 묘사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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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중국 네티즌들은 캐릭터 이름인 '친저우(Chin Zhou)'가 서구권에서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단어인 '칭총(Ching Chong)'과 발음이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흑인 캐릭터 이름을 '니그로'를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지었겠느냐"며 제작진의 의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화려한 패션계를 다루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중국계 캐릭터만 안경과 촌스러운 체크무늬 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세련되지 못한 인물로 묘사됐다는 점도 공분을 샀다. 이는 아시아인은 공부만 잘하고 패션 감각은 없다는 고정관념을 고착화한다는 비판이다.
예고편에서 친저우는 예일대 출신임을 과시하면서도 상사에게 무례한 말을 쏟아내거나 어리숙한 표정 연기를 선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이를 두고 "고학력 아시아인은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서구의 낡은 편견을 그대로 재현해 희화화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영화 출연진이 최근 상하이에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벌인 직후 터져 나와 배신감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돈을 벌려고 하면서 정작 중국인을 무시하고 있다"는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는 이번 논란이 노동절 황금연휴(5월 1~5일) 개봉을 앞둔 이 영화의 흥행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미에서의 기록적인 흥행 열풍이 거대한 중국 시장의 보이콧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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