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시장에서 ‘엠넷 서바이벌’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자 독특하게 구성된 또 하나의 생태계다. 2017년 ‘프로듀스 101 시즌2’를 시작으로 현재의 알파드라이브원(ALL(D)ONE, 이하 알디원)에 이르기까지 CJ ENM은 끈질기게 보이그룹 시장의 문법을 새로 써왔다. 무려 10년의 세월은 그들이 거둔 영광만큼 뼈아픈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이들이 각기 다른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어떤 결과물을 남겼는지 짚어본다.
워너원: 대중성으로 똘똘 뭉친 ‘국민 아이돌’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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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워너원·제베원→알파드라이브원…CJ 男돌의 생존법]()
CJ가 배출한 보이그룹 신화의 시작에는 워너원이 있었다. 당시 이들의 정체성은 철저히 대중 친화적인 ‘국민 남동생’에 가까웠다. 음악 역시 ‘에너제틱(Energetic)’, ‘활활’ 등 EDM 팝과 서정성을 결합해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게 흡수할 수 있는 곡들을 내세웠다. 워너원은 서바이벌로 확보한 팬덤과 대중의 기호가 일치했던 케이스로, 지상파 예능과 광고계를 휩쓸며 프로젝트 그룹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의 파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멤버 개개인의 인기도가 그룹의 인지도를 견인할 만큼 강력했다는 점은 워너원 신드롬의 핵심 동력이었다. ‘신드롬의 주역’ 강다니엘을 필두로 박지훈, 옹성우, 황민현 등 핵심 멤버들은 데뷔와 동시에 전 국민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특정 멤버에게만 인기가 쏠리는 오디션 그룹의 고질적인 한계를 넘어, 멤버 전원이 각기 다른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버릴 멤버가 하나도 없는' 완전체 파워를 보여줬다.
엑스원: 날아오르기도 전에 꺾인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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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의 직계 엑스원은 전임자의 성공을 발판 삼아 더 큰 비상을 꿈꿨다. 엑스원은 뭄바톤(Moombahton) 리듬의 ‘플래시(FLASH)’를 선보이며 화려한 군무와 시각적 임팩트에 집중했다. 특히 K-팝의 중심축이 국내에서 글로벌로 이동하던 시점이었던 만큼,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역대급 기록인 초동 52만 장을 경신하며 K-팝 역사상 최초의 '데뷔 앨범 하프 밀리언셀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당장이라도 워너원을 뛰어넘을 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투표 조작 논란이라는 초대형 암초를 만나며 엑스원의 화려한 비상은 단 5개월 만에 초단기 기록으로 남게 된 비운의 역사가 됐다. 그룹은 해체됐으나 역설적으로 흩어진 멤버들이 각자의 소속사로 돌아가 현재 K-팝 4, 5세대를 이끄는 주축 멤버들로 활약하면서, '조작'이라는 오명 속에 가려졌던 멤버들의 재능이 얼마나 독보적이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제로베이스원: 충성도가 다르다…5세대 대표 청량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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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조작 논란으로 신뢰도에 타격 입은 CJ는 제로베이스원을 배출하며 ‘청춘’, ‘성장’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신뢰 회복에 주력했다. 음악 역시 드럼 앤 베이스 기반의 청량한 사운드로 채워 워너원, 엑스원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구축했다. 특히 글로벌 투표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 결과, 팬덤 구조 역시 국내와 글로벌이 완벽한 균형을 맞췄다.
이는 6연속 밀리언셀러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과 더불어 첫 월드투어 ‘TIMELESS WORLD’ 전석 매진으로 이어졌다. CJ 내부 관계자는 “충성도와 팬덤 결집력만 보면 제로베이스원이 이전 그룹들과는 다른 지점이 있다. 특히 글로벌 팬덤의 충성도가 상당하며, KCON 등 글로벌 현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분석했다.
알디원: 이제는 지속 가능성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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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베이스원의 후계자 알디원은 이전 그룹들과 다른 특별한 지점이 있다. 바로 ‘5년’이라는 파격적인 계약 기간이다. 이는 워너원과 제베원이 겪었던 계약 종료에 따른 ‘강제 해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강력한 무기가 된다. 사실상 정규 그룹의 표준 계약 기간(7년)에 준하는 활동 기간을 보장해 팬덤 이탈을 막겠다는 계산이다.
이 전략은 성적으로 증명됐다. 지난 1월 12일 발매된 데뷔 앨범 ‘EUPHORIA’는 초동 144만 장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글로벌 차트 상위권 진입도 이뤄냈다. 음악적으로는 영어 가사 비중을 늘리고 고난도 퍼포먼스를 내세워 북미와 유럽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래도 CJ는 ‘워너원급’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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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CJ발 보이그룹은 여러 시행착오 속에서도 우상향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눈에 보이는 앨범 판매량과 확대되는 투어 규모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대중도, CJ도 여전히 워너원급 ‘월척’을 기다린다. 다시 시장 전체를 흔들 만한 ‘신드롬’의 등장을 고대하는 것이다.
결국 이 갈증의 해답은 팬덤이라는 울타리 너머에 있다. 대중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음악적 한 방’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무려 5년의 시간을 확보한 알디원의 장기 레이스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새로운 신드롬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OSEN, CJ ENM]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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