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최고의 액션 스타이자 '더 락(The Rock)'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드웨인 존슨이 그동안의 흥행 공식을 깨고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나섰다.
제82회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을 시작으로 벌써부터 오스카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영화 '더 스매싱 머신(The Smashing Machine)'을 통해서다. "오랫동안 나를 한계까지 밀어붙여 줄 역할을 기다려왔다"는 그의 고백처럼, 이번 작품은 단순한 연기 변신을 넘어 그가 '진짜 배우'로 거듭나는 결정적 순간이다.
드웨인 존슨은 YTN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전설적인 파이터 마크 커를 연기하며 겪은 극한의 압박감부터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와의 차기작 계획, 그리고 마동석을 비롯한 한국 영화계에 보낸 뜨거운 러브콜까지 그의 새로운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 "액션 스타 넘어 진정한 배우로"... 생존 인물 연기에 대한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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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웨인 존슨 "새 영화 압박감 엄청나, 오래 기억될 작품 만들고 싶었다"]()
영화 '더 스매싱 머신' 포스터 ⓒA24
드웨인 존슨의 커리어는 그야말로 입지전적이다. WWE 역사상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레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할리우드로 넘어와 '분노의 질주', '쥬만지' 시리즈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배우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그는 압도적인 피지컬과 유쾌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무적의 영웅'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신작 '더 스매싱 머신'은 완전히 다르다. A24가 제작한 이 영화에서 그는 전설적인 종합격투기 선수 마크 커(Mark Kerr)로 변신했다. 외신들은 벌써부터 그의 연기에 대해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우리가 알던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이 아니다"라는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이번 변신에 대해 "단순히 훌륭한 영화를 넘어, 오래도록 기억될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근육을 한껏 키우는 벌크업은 물론, 23개에 달하는 보철 분장을 감행했다. 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붙였다.
특히 존슨은 실존 인물이자 현재 생존해 있는 마크 커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크는 자신의 삶과 유산을 나에게 맡겼다. 누군가의 유산을 대신 세상에 전한다는 것은 정말 막중한 일"이라며 역할의 무게감을 전했다.
영화는 마크 커의 화려한 챔피언 경력뿐만 아니라 진통제 중독 등 어두운 이면도 가감 없이 다룬다. 존슨은 "세상은 중독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매우 가혹하고 비판적"이라며 "챔피언으로서 모든 것을 가졌던 남자가 실수로 인해 스스로 그 영광을 내던져버렸던 과정을 보여주되, 결국 중독을 이겨내고 현재는 약을 끊은 상태라는 점까지 균형 있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연기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열며... 거장 스코세이지와 손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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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드웨인 존슨
이번 작품은 드웨인 존슨에게 있어 단순한 연기 변신을 넘어선 '배우 인생 2막'의 신호탄이다. 그는 "이 역할은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들고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과정이었고, 도전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것이었다. 나는 배우로서 이러한 도전을 오랫동안 원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차기작 행보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의 협업 소식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존슨은 "하와이 마피아의 실화를 다룬 범죄 영화에 출연한다"며 "60~70년대 하와이를 배경으로 중국, 일본, 한국 마피아뿐만 아니라 라스베이거스와 뉴욕 마피아까지 뒤섞인 혼란 속에서 '여기는 우리 구역'이라고 선언한 한 남자를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더 웨일', '블랙 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과도 A24 제작의 심리 스릴러 영화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그는 "자세한 이야기는 밝힐 수 없지만 이 역할을 정말 기대 중이다. 현재 아주 긴밀하게 작업 중"이라며 기존의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와는 결이 다른 깊이 있는 작품들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 '잠금 해제' 된 연기 갈증... "이제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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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스매싱 머신' 스틸컷 ⓒA24
물론 그가 대중적인 오락 영화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존슨은 "'쥬만지'나 '모아나' 같은 영화들은 여전히 즐겁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며 기존 팬들을 향한 애정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새로운 도전들이 나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무게 중심의 변화를 분명히 했다.
존슨은 인터뷰 내내 이번 변화를 '잠금 해제(unlocking)'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혹은 스스로 억눌러왔던 배우로서의 본능이 깨어났다는 의미다. 그는 "이것은 훨씬 더 많은 것들의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액션 히어로의 가면을 벗고, 인간의 고뇌와 밑바닥을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난 드웨인 존슨. 스스로를 '불편함' 속에 던져놓고 즐기기 시작한 그의 진짜 전성기는 어쩌면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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