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물섬'에서 건진 새로운 보물 중 하나는 신예 배우 홍화연(26)의 발견이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지상파 드라마에서 신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한 감정 연기와 깊은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은 지난 12일 최종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그동안 치열하게 대립해온 서동주(박형식 분)와 염장선(허준호 분)의 최후의 결전이 그려졌다. 결국 인과응보, 권선징악 결말을 맺으면서 안방에 통쾌함을 선사했다.
홍화연은 대산그룹 차강천 회장(우현 분)의 외손녀 여은남 역을 맡아 첫 회에서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사랑과 원망, 혼란과 애틋함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인물의 다채로운 감정선을 밀도 있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홍화연은 '보물섬'의 종영을 앞두고 있었던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YTN 사옥을 찾았다. 지상파 드라마 여주인공을 꿰차기까지의 과정과 촬영 비하인드, 작품을 통해 높은 관심을 받게 된 것에 대한 소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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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오디션 끝 여주인공 발탁…'보물섬'은 고마운 작품"
홍화연이 연기한 '여은남'은 결코 표현해 내기 쉬운 인물이 아니었다.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는, 스스로에게 부여한 과제가 있는 재벌가 3세이자 연인과의 절절한 사랑에 아파하는 한 여자이기도 해서 섬세한 표현력이 중요했는데, 홍화연은 무려 1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그 자리를 꿰찼다.
"오디션 과정은 4차까지 있었어요. 물론 앞에서 연기도 보여드렸지만, 이 작품과 은남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오디션 단계에서부터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감독님은 제가 은남이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보신 것 같고, 제가 가진 분위기가 극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보물섬' 1회에서 여은남이 연인 서동주를 버리고, 정략결혼을 위해 예식장에 들어선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전까지 여느 연인들처럼 달달하고 애틋한 모습을 보여준 두 사람이었기 때문. 여은남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한편, 서동주에게 닥칠 거친 미래를 예고하는 신이기도 했다.
"은남이에게는 불행에 가까운 결혼식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우울한 표정으로 입장했는데, 감독님께서 '은남아, 지금 슬퍼 보일 필요 없어. 너만의 계획이 있잖아'라는 피드백을 주셨어요. 저에게는 너무 감사한 피드백이었죠. 담담함을 베이스로 깔고, 복잡한 선을 더해 다양한 앵글과 사이즈로 많이 찍어 완성했습니다."
현장에서 많은 선배 연기자들과 호흡하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도 말했다. 박형식은 극 중 연인 서동주를 연기하며 많은 장면을 함께 했고, 허준호는 극 중에서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었지만 실제로는 마음껏 연기할 수 있도록 후배를 독려하고 따뜻하게 해주는 선배였다고.
"박형식 선배님은 멜로 연기를 워낙 많이 해보셨으니 어떻게 하면 편하게 할 수 있을지를 알고, 만들어주시는 것 같았어요. 허준호 선배님은 늘 정겹게 대해주셔서 저도 너무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너무 고마운 작품이죠. 시도해 보지 않았던 캐릭터, 장르를 연기할 수 있었고 좋은 분들과 같이 할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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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채원 닮은꼴? 오랜만에 들어 반가워…진로 변경, 후회 없죠"
이전에 '멘탈코치 제갈길', '보라데보라' 등에 출연했지만, 16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역할은 처음이었기에 '보물섬' 방영 이후 온라인상에는 홍화연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배우 문채원을 비롯해 '블랙핑크' 지수, 고민시 등 다양한 여스타들의 닮은꼴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문채원 선배님 닮았다는 이야기는 사실 중학생 때 많이 들었어요(웃음). '공주의 남자'가 인기 많았을 때였거든요. 그러다가 시간이 많이 지난 뒤에 오랜만에 또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까 반가운 마음도 있어요.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 많은 분들의 닮은꼴로 언급되고 있는 것 같아요."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데 반해 공개된 정보는 많이 없는 상황이기에 팬들의 궁금증이 치솟고 있는 상황. 이에 작품 밖 배우의 모습이나 학창 시절 모습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홍화연은 MBTI는 두 번 테스트해 본 결과 ISFJ이며, 좋아하는 선배 연기자는 김고은, 평소 신념은 "진심을 다해야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은남이의 모습 중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뭔가에 임하려는 자세는 제 실제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교육공학을 전공했는데 졸업하고 진로를 바꾼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BH에 들어오게 되면서 갑작스럽긴 해도 이번만큼은 놓치지 말아야겠다, 새롭게 시작해 보자는 생각을 가졌어요."
홍화연은 대학 재학 시절 BH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다수의 톱배우들이 소속되어 있어 '배우 명가'로 불리는 BH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 만큼, 한솥밥을 먹는 선배들과의 교류나 '보물섬'에 대한 반응도 있었는지 궁금했다.
"최근에 회사에서 신년회를 했는데 '보물섬' 너무 잘했다고 해주시는 선배님들이 계셔서 기분 좋았어요. 제가 회사 연습생 기간을 거쳐 전속계약을 하게 됐는데, 연습생 때 연기를 배우던 시절부터 봐주신 선배님들이 계시다 보니 '아주 잘 컸다'고도 해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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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공개될 작품만 3편…"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파"
'보물섬'으로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홍화연은 올해 연이은 작품 공개를 앞두고 있다. 드라마 '당신의 맛'에는 양식 셰프로, '러닝 메이트'에서는 전교 1등으로 등장한다. 넷플릭스 '자백의 대가' 촬영도 마친 상태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향후에도 그는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갈 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주변을 잘 챙기고 지금처럼 감사할 줄 알면서 계속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장르는 구애받지 않고 다 해보고 싶어요. 진지한 연기도, 밝은 연기도, 전혀 해보지 않은 사극도…모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사진제공 = BH엔터테인먼트/SBS '보물섬' 포스터]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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