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의 목표요? 107분 동안 관객들이 진심으로 행복하고 응원받는 기분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일상에서 일어난 너무 단순해 보이는 일조차 저절로 그냥 되는 것이 없잖아요. 모두가 어마어마한 투쟁의 결과고,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지고, 이기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응원의 기운, 행복한 기운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영화 '동주', '거미집'의 각본을 쓰고 시리즈 '삼식이 삼촌'을 연출하며 작가, 감독, 제작자로 활약 중인 독보적 시네아스트 신연식 감독이 대한민국 최초 배구 소재 영화를 들고 관객들을 찾아온다.
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 우진(송강호 분)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정원(박정민 분),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YTN은 영화의 개봉을 하루 앞둔 오늘(3일)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승'은 지난 2021년 크랭크업 이후 무려 3년 만에 개봉하는바, 이에 신 감독은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하며 인터뷰의 시작을 전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태풍처럼 지나가며 세상을 많이 변화시켰고, 저 역시 변화했다"라며 후반작업을 통해 조금 더 속도감 있는 영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배구를 소재로 하는 것은 물론, 실제 배구 경기와 다름없을 정도로 현실감 넘치는 경기 장면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신 감독은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배구 경기가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드라마가 있는 가운데 시합이 조금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 자체를 통해 드라마를 표현하고 싶었다. '1승'이 진정한 의미에서 스포츠 영화로서 정체성을 갖도록 만들고 싶었다"라고 작품 연출 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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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승' 촬영 현장에서 신연식 감독 ⓒ(주)키다리스튜디오, (주)아티스트유나이티드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 팀인 '핑크스톰'이 여러 번 다른 팀들과 경기를 벌이며 성장한다. 신 감독은 각각의 경기마다 모두 드라마적 의미와 맥락을 녹여냈다고 설명하며 '1승'이 한층 더 명확한 스포츠 영화로 기능하길 소망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처럼 '1승'은 드라마를 위해 스포츠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안에 드라마가 존재하는 작품인 만큼 긴장감 넘치는 배구 경기가 영화의 가장 큰 볼 거리 중 하나다. 신 감독은 이처럼 실감 나는 배구 경기를 연출하는 과정은 '엄청난 모험'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배구 소재 영화인 만큼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그 어떠한 데이터도 없었던 상황에서 신 감독은 죽을 만큼 성실하게, 피나는 훈련 외에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촬영하며 실제 공을 사용한 경우도 있고, CG를 활용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각자의 운동 신경이 다르고,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 장면을 섬세하게 기획하는 것은 매 순간이 도전과 같았다"라며 시시각각 변하는 무수한 변수에 맞서 정신을 또렷하게 차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이처럼 치열하게 '1승'을 연출하며,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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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 ⓒ(주)키다리스튜디오, (주)아티스트유나이티드
신 감독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너무 단순하고 당연하게 보이지만, 그 어느 것 하나 그냥 되는 것 하나 없이 모두가 어마어마한 투쟁의 결과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 역시 이번 작품으로 '1승'을 한 번 해보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노력했다. 모두가 그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송강호 배우와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1승'을 구상했던 초기 송강호와 함께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그는 "정상의 플레이어와 함께 훈련을 하고 시합을 뛰는 것만큼 소중하고 귀한 자산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복"이라며 기쁜 마음 감추지 못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송강호니까 그냥 연기를 잘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그 역시 매일 본인의 연기가 조금이라도 더 좋아질 가능성을 찾으며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한 루틴을 지키며 몇 달, 몇 년간 연기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보며 많이 배웠다"라며 송강호에 대한 존경도 잊지 않고 전했다.
인터뷰 말미 신 감독은 "개봉을 하루 앞둔 지금 이 순간 간절하게 '1승'을 하고 싶다. 영화를 통해 많은 관객들이 삶을 움직이는 작동 원리를 찾고, 그것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예비 관객을 향한 러브콜도 함께 보냈다.
신연식 감독이 연출한 영화 '1승'은 오는 4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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