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 씨가 연기자와 엄마라는 두 역할 사이 간극을 솔직히 털어놨다. 실제 상황 때문에 '길복순' 속 킬러이자 싱글맘인 길복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전도연 씨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공개 기념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도연 씨는 극 중 '길복순' 역을 맡았다.
'길복순'은 '불한당', '킹메이커' 등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과 전도연 씨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오랜 시간 전도연의 팬임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 씨를 소개받은 뒤 그를 관찰해 가며 액션극을 만들기로 했고, 청부살인업계의 살벌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길복순'을 선보이게 됐다.
전도연 씨는 변성현 감독과 본격적으로 협업에 들어가기 전부터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는데, 코로나 시국 때 만나다 보니 집에도 많이 놀러 오고 함께 술도 많이 마셨다. 일할 때의 제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 간극이 놀랍고 재미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도연 씨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톱배우이지만, 15살짜리 딸을 슬하에 둔 엄마이기도 하다. 그는 "일할 때는 완벽주의자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더 집중하려고 하는데, 사실 집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제가 완벽하려 해도 아이가 그 완벽 안에 들어올 수도 없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제 취약점, 부족한 점을 많이 드러내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가 어렸을 때는 제가 '이런 옷 입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아이는 커가면서 자기의 스타일이 생긴다. 이야기한 부분이 맞지 않을 때는 맞지 않다고 이야기할 나이이기도 하다. 그런 것에 대해 존중해 주려고 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 아는 척하진 않는다. 아이와는 대체적으로 좋은 사이"라고 엄마 전도연의 모습에 대해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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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씨는 공교롭게도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남행선에 이어 '길복순'에서 엄마의 모습을 연기하게 됐다. 남행선은 사실 엄마가 아닌 이모였지만, 조카를 진심으로 아끼며 헌신적인 캐릭터였다. 또 연애할 때는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그에 비해 '길복순' 속 길복순은 현실적인 모녀 관계를 그린 것 같다고.
전도연 씨는 "제가 여태까지 엄마 역할의 작품을 몇 편 했는데, '길복순'이 가장 사실적인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담은 것 같다. 길복순은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고 싶어 하고, 비밀 없이 모든 걸 다 알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극 중 대사에도 있지만 육아는 정말 심플하지 않다"며 공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극 중 대사에 '애 키우는데도 계약기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로 말하는 부분이 있다. 일도 힘들지만, 아이를 키우는 게 제일 힘든 것 같다.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대사 한 마디에 엄마들의 마음이 담겨있는 듯했다. 체력관리도 중요한데 저는 출산 이후부터 필라테스를 했다. 체형적인 교정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길복순'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축하 인사가 쏟아지자 전도연 씨는 "대박이죠? 칭찬해 주세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개봉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지 않을까 하고 가볍게만 생각했다가, 글로벌 조회 수가 집계된다고 해서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알게 됐는데, 1위를 했다고 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저 자신을 믿는다.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 시간을 버틴 건 제 자신"이라며 "저는 운이 좋았다. 어릴 적 꿈은 배우가 아니었지만, 꿈이 아니었기 때문에 집착하지 않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지금 꿈이 배우고, 그 꿈을 이뤄나가는 중이다. 저는 흰색이고 싶다. 어떤 색이 입혀질지 궁금하고, 다른 색과 섞이면서 어떤 색이 나올지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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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길복순'은 3월 3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전도연 씨와 더불어 설경구 씨, 이솜 씨, 구교환 씨, 김시아 씨 등이 출연했다.
[사진출처 = 넷플릭스]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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