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가는 학교폭력 뉴스로 바람 잘날 없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만 해도 극중 학폭 피해자로 나오는 송혜교 씨가 가해자들을 찾아 다니며 사이다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아래에는 사회적 분노와 공감대가 함께 형성돼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 '더 글로리'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이 자신의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직접 사과해 충격을 안겼다. '학폭' 피해자의 눈물을 소재로 한 드라마인데, 막상 연출진이 가해자였다는 사실에 대중들은 씁쓸함을 지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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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크레아 스튜디오, JTBC
최근 예능에서 드러나고 있는 출연자들의 학폭 문제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얼마전 종영한 MBN '불타는 트롯맨' 참가자 황영웅 씨 역시 폭행 전과를 인정하며 무너졌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그였기에 대중들의 실망감은 더 컸다. 제작진은 황영웅 씨를 품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황영웅 씨 역시 1차 결승전에서 "우승을 한다면 상금을 기부하겠다"는 뜻까지 밝혔지만, 결국에는 하차했다. '제2의 임영웅'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던 황영웅 씨의 부재로 톱8은 톱7으로 마무리 됐다.
JTBC '피크타임' 또한 참가자 학폭으로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아이돌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취지인데, 한 참가자를 둘러싼 학폭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폭로자는 참가자 김현재 씨의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라 밝히며 "처음에 전학 온 날부터 중학교를 졸업하는 날까지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모두 기억이 나서 괴롭다. 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을 수도 없이 떠올리게 했다"며 극단적인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김현재 씨는 더킹이란 이름으로 지난 2017년 6인조 남성 그룹 블랙식스로 데뷔한 바 있다.
'피크타임'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 사실 확인이 안 된만큼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프로그램 측은 9일 "제작진은 학폭을 옹호할 마음이 전혀 없으며 단지 누구도 선의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사실 파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점, 그래서 시간이 다소 걸리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면서 "현재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고, 저희 제작진 역시 양측의 기억과 주장만으로는 현재 시점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김현재 군의 중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과 교과 선생님, 교우들 그리고 거주했던 지역의 경찰관분들 등께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여쭙는 등 최대한 빠른 사실 확인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밝혀진 사실 여부에 따라 합당하고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피지컬: 100'은 다수의 출연자들이 사생활, 학폭 논란을 야기하며 프로그램의 뜨거운 인기와 상반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출연자의 하나인 스턴트우먼 김다영 씨는 학폭 의혹이 제기되자 "과거를 회상해보면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 소속돼 후배들 기강을 잡는답시고 욕설과 상처되는 말을 했었다. 성숙하지 못했고 철이 없었다”라며 “이로 인해 상처받은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사과를 드리고 싶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직접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학폭 문제이다 보니, 과거 보다 경각심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출연자 검증 문제를 난제의 하나로 여긴다. 과거를 검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는 하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안겼음에도 재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이 용납돼선 안된다. 사전에 거르지 못했다면, 추후 출연자를 향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빠르고 명확한 조치가 필수다. 그 전에 엔터사들의 주의는 물론, 제작진 역시 스타 배출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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