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씽2'의 시청자라면 누구나 "저 연기자 누구야?"하며 찾아봤을 것이다. 백발에 가까운 금발로 나타나 강렬한 빌런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정윤재(29) 씨다. 그리고 '미씽2'가 그의 정극 데뷔작이란 사실을 안다면 더욱 놀라게 될 터.
tvN 월화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2'(이하 '미씽2')를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한 신예 정윤재 씨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YTN 사옥을 찾았다. 작품 종영을 하루 앞두고, 첫 데뷔를 무사히 마친 소회를 풀어놨다.
'미씽2'는 '영혼 보는 콤비'의 판타지 추적극. 지난 2020년 방송된 시즌1이 휴머니즘과 판타지,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섞은 스토리텔링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은 만큼 시즌2가 방송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높은 기대를 모았다.
'미씽2' 역시 재미와 감동을 한꺼번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종사건을 다룬 에피소드들을 통해 주변에 있을 법한 이웃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실종자들을 기억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미씽2'를 통해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이라면, 바로 원석의 발견이다. 정윤재 씨는 극중 마약 조직책의 우두머리인 '김필중' 역을 맡아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고, 특히 골리앗의 정체가 김필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극강의 긴장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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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발의 빌런이 만들어지기까지…"10시간 탈색, 눈썹 탈색도"
정윤재 씨는 금발 비주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정윤재 씨는 아직 탈색 머리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불과 한 달여 전 촬영을 끝냈기 때문. 그는 군 입대 전 일주일 정도 탈색 머리를 해본 것 외에 이렇게 긴 기간 탈색 머리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며 머리를 매만졌다.
"감독님과 함께 상의하며 스타일을 만들었어요. 흰색에 가까운 노란색으로 탈색했는데, 처음에 샵에 10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머리는 밝고, 눈썹만 짙으니까 제가 생각한 필중이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말씀드리고 눈썹까지 탈색을 하고 갔는데 첫 촬영 때 너무 좋아해 주셨어요."
'미씽2'에서 강렬한 비주얼과 함께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만큼, 이번 작품이 그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지난해 5월 진행된 '미씽2' 오디션에서 그는 캐릭터를 열어놓고 오디션을 봤고, 김필중 역에 최종 발탁됐다. 그는 '김필중' 캐릭터에 대해 마냥 빌런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기하며 분석한 점을 밝혔다.
"김필중이 어떤 친구이길래 이런 이미지를 선택했을까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보면 도망 다닐 때 말고는 화려한 액세서리도 많이 하고 다녔거든요. 저는 이 친구가 빌런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너무 가난해서, 돈을 쫓는 게 목적인 친구라 생각했어요. 돈이 필중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며 캐릭터를 잡아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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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정은 김프로…열정적으로 임하는 동료, 배울 점 많아"
학부에서 연기를 전공하진 않았지만, 그가 빠르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던 건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고려대 스포츠비지니스학과에 입학한 그는 4학년 무렵부터 연기 스터디를 만들고, 오디션에 지원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자가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절친으로 알려진 김세정 씨도 스터디를 통해 만났다.
"제가 아직까지 하고 있는 스터디 2개가 있는데요. 세정이는 그중 스터디 하나를 같이 하고 있어요. 세정이는 정말 요행을 바라지 않고 열정적으로, 진심으로 임해요. 그래서 제가 '김프로'라고 부르는데, 세정이는 저를 '정대장'이라 부릅니다. '미씽2' 세트장에 깜짝 분식차를 보내줬는데, 마음까지 프로다 싶었죠(웃음)."
정윤재 씨는 스케줄이 없어도 소속사 사무실에 자주 나오는 배우로 사내에서는 유명하다. 홀로 연기 연습을 하기 위해 자주 회사 연습실을 찾기 때문. 그러다 연습실을 지나치는 선배 연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는데, 그렇게 만난 선배들 중에는 '미씽2' 주연인 고수 씨도 있었고, 롤모델인 이병헌 씨도 있었다고.
"롤모델은 이병헌 선배님이에요. 너무 매력적이고, 목소리도 너무 좋잖아요. 맡는 캐릭터마다 그냥 그 캐릭터 같고요. 얼마 전 회사 송년회 때 제게 '눈이 좋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심쿵 했어요. '미씽2' 촬영에 앞서 영화 '마스터' 속 진회장 캐릭터를 이미지적으로 참고하기도 했거든요. 저도 선배님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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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도, 멜로도 도전해보고파…대체불가능한 배우 목표
'미씽2'에서 보여준 강렬한 모습과 달리, 실제로 만난 정윤재 씨는 차분하고 예의 바른 모습이 돋보였다. 다정다감한 본체에 가까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는 말에 정윤재 씨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꼭 하고 싶은 캐릭터 두 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바로 운동선수 캐릭터와 서툴게 사랑을 표현하는 캐릭터.
"제가 구기종목을 좋아하고 거의 모든 운동을 다 할 줄 알기 때문에, 스포츠 플레이어를 모토로 한 작품을 해보고 싶고요. 사랑을 원하지만, 표현방식이 서툴고 순수한 남자 주인공으로 멜로물도 선보이고 싶고요. 물론 빌런 역할을 또 맡겨주신다면 또 다른 결의 빌런을 보여드리고도 싶어요."
마지막으로 정윤재 씨는 '미씽2'를 통해 배운 점과 앞으로의 활동 목표를 전했다. '미씽2'는 자신의 시작점이라며, 배우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게 열어준 현장이라고 말했다. 선배 연기자들의 조언과 좋은 기운을 받아 힘을 얻었기 때문. 그는 앞으로 "대체불가능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다양한 삶을 녹여 저만이 할 수 있는 연기, 대체 불가능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떤 배역을 맡았을 때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가늠이 되는 배우가 아니라,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무리 혼자 갈고닦아도, 아무도 저를 궁금해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거니까요."
[사진제공 = BH엔터테인먼트]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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