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임재범이 온다...가족愛 담은 3막으로 완성시킨 정규 7집 (종합)

가수 임재범 씨가 7년의 공백기를 깨고 정규 7집으로 돌아온다.

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임재범 씨의 일곱 번째 정규앨범 'SEVEN,(세븐 콤마)' 발매 기념 오프라인 미디어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기억을 정리하며...'는 2막에서 얻은 빛의 희망을 들고 가족의 상징이자 상처이기도 했던 집으로 다시 돌아와 창을 열고, 지난 시간들의 모든 감정과 기억들을 돌아보며 버릴 감정과 간직할 마음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아버지 사진'을 비롯해 '내가 견뎌온 날들', '너란 사람'이 수록됐다.

이날 임재범 씨는 신곡 '아버지 사진'의 무대를 선보였다. '아버지 사진'은 상처와 갈등의 시간만을 보내며 미워한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느끼는 자식의 복잡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매드 소울 차일드(Mad Soul Child) 씨의 이상열 작곡가를 필두로 류영민 작곡가와 채정은 작사가가 의기투합해 '아버지 사진'을 작업했고, 임재범 씨는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음악 속에 녹여내 애절한 곡을 탄생시켰다.

또 다른 수록곡 '내가 견뎌온 날들'은 누구나 겪는 이별 후 여러가지 생각과 마음을 담은 노래로, 임재범 씨와 윤상 씨가 공동 작곡했다. 윤상 씨가 도입부를, 임재범 씨가 후반부 멜로디를 만들어 각자의 느낌을 잘 살린 팝발라드 곡이 완성됐다. 임재범 씨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가장 소중하고 애틋한 사람, 딸에 대한 마음을 담은 '너란 사람'은 대한민국 시티팝의 원조 김현철 씨가 작곡에 참여했다.

'SEVEN,(세븐 콤마)'는 프롤로그곡 '위로'와 1막 '집을 나서며...', 2막 '빛을 따라서...', 3막 '기억을 정리하며...', 그리고 에필로그곡 '홀로 핀 아이'와 보너스 트랙 '우주의 전설 (Acoustic.Ver)', 'Another Life (메모리즈...속으로.Ver)'까지 총 13곡으로 지어진 뮤지컬과도 같은 앨범이다. 각 막에는 세월만큼 깊어진 임재범 씨의 감성을 여러 각도의 다양한 음악적 표현법으로 담아냈다.

이날 임재범 씨는 "불후의 명곡에서 이 노래를 불렀었다. 그날은 팬분들이 계셔서 편안하게 불렀는데, 오늘은 기자분들 앞에서 부르니 쑥스럽다"라고 무대를 선보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버지의 사진'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로 "3막에 세 곡이 있다. 아무래도 3막이 가족에 대한 주제를 갖고 있다 보니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우선시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타이틀곡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부른 심경에 대해 "저의 아버지만 지정해서 의미를 담은 건 아니다. 여러분 모두의 아버지, 살아계신 분도 계실 거고 명을 달리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아쉬움, 상처 여러가지를 제가 대신 불렀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임재범 씨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가 아버지 많이 미워했다. 여러가지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있었는데, 정말 가사에 있는 것처럼 이별은 미움을 덮더라"라고 말해 이목을 모았다. 그는 "아버지 염 하시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무너졌다. 미운 정도 있고, 좋은 부분도 있었다. 좋은 부분보다 나쁜 점이 부각돼 보도가 되기도 했었고, 제가 아버지에 대해 안좋게 말씀하신 부분도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임재범 씨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죄송하다. 아버지 영정 사진을 들고 내려오면서도 '아 진짜 이제 아버지가 없구나'라는 외로움, 죄송함을 복잡하게 느끼며 내려왔다"라고 덧붙였다.

수록곡 '내가 견뎌온 날들'의 가사에 대해 "채정은 작사가님께서 가사를 써주셨다"라며 "제 사생활을 알지 못하는데도 어쩌면 점쟁이일까 싶을 정도로 저에 대해 파악하신 것 같다. 지금 현 상황도 가사로 써내주셨다. 이번 앨범에 거의 다 작사를 해주셨다"라고 만족을 표했다.

또 다른 수록곡 '너란 사람'에 대해서는 "제 딸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제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팬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라고 언급했다. 작곡에 참여하신 윤상 씨에 대해 "상이가 다 작곡을 한 거다. 제가 후렴만 박기덕PD와 함께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임재범 씨는 7년 동안 가져온 공백기에 대해 솔직히 밝히기도 했다. 그는 "그냥 힘들었다 많이. 어떤 분들은 7년 동안이나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있겠냐고는 말씀하시겠지만 그 시간동안 그 상처라는 게 쉽게 지워지지 않더라. 자꾸 되뇌어지고 해서 그걸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써봤다. 그럼에도 또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반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상처가 있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며 잊어보려 해도 사람들을 만나기 싫었다. 음악도 듣기 싫고, TV매체도 전부 다 웃는 것들만 보게 되니 보고싶단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저 혼자서 스스로 가두다 보니 벗어나지도 못하고 시간이 흘러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 첫 녹음 들어갈 때 가이드 녹음부터 했다. 소리가 안나오더라. 그 전에 어떻게 발성을 했는지조차 까먹었다. 그 소리를 찾는 시간이 오래걸렸다. 주위에 저와 같이 계속 움직여왔던 PD가 힘내라고 응원해왔다. 그렇게 조금씩 찾아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임재범 씨는 팬들, 그리고 자신과 같은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을 향해 "제 노래 중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곡이 있다. 모든 것들은 그 순간은 너무 힘들지라도 분명히 지나갈 것이고, 보상이 없더라도 감사히 맞이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임재범 씨는 "제가 딸한테는 친구처럼 지낸다. 집사람 살아있을 적처럼 친구처럼 물어본다. 아빠 소리가 안나오는데 어쩌면 좋니. 그럼 딸이 '아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잖아'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앨범 가이드부터 다 들려줬다. 가이드 듣더니 괜찮다고 하더라. 그 이후엔 딸이 냉정하게 얘기해줬다. 제3자 입장에서 들어보면 나쁘지 않다더라. 내 아빠라서 자랑스럽단 얘기는 절대 안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재범 씨는 "어찌됐던 아빠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줘서 힘내어 녹음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임재범 씨는 음악을 그만둘까 고민도 했었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스스로를 가둔 채 흘러왔던 7년의 공백기가 얼마나 공허했는지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을지언정 주변 인물들의 사랑과 응원에 힘 입어 돌아왔다. 앨범의 마지막장 3막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대중이 공감하게 되면 그의 상처가 조금은 희미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임재범 씨는 7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3막 '기억을 정리하며...'를 발매한 뒤 8일 에필로그곡 '홀로 핀 아이'와 보너스 트랙 2곡이 수록된 피지컬 앨범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선보이며 정규 7집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 또한 오는 10월 29일과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개최하며 전국투어 콘서트의 포문을 연다.

[사진=오센]

YTN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