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스로 만족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만족은 하등 쓸모없죠. 관객이 만족해야 하고, 보는 사람이 재밌다고 하면 그만입니다. 쌩으로 부딪히며 겪은 그 힘든 과정을, 관객들이 좋게 봐주신다면 다 보상받는 느낌일 겁니다”
조인성에게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는 매순간이 치열한 도전이었다. 156분 내내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상황 속에서, 그는 극한의 생존 본능을 온몸으로 뿜어냈다. 스스로 "더 이상은 뭐가 있을까요?"라고 반문할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은 현장이었지만, 그의 시선은 오직 '관객의 만족'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있었다.
오늘(9일) 올해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호프'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조인성은 작품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과 연기 철학을 담담하면서도 단단한 어조로 풀어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조인성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떠올랐다. 한국형 SF라는 장르적 부침, 고생스러울 것이 뻔한 로케이션 속에서 과연 자신의 몸 상태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문이 끊이지 않았다고.
그는 “스스로 질문을 많이 했다. 몸을 사리면 작품 퀄리티가 떨어질 게 분명하고, 몸이 안 따라주면 작품에 해가 될 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낼 것인가' 자문했다. 결국에는 그래도 도전을 하는 쪽이 올바르겠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라고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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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인성,]()
배우 조인성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러한 결단력으로 완성된 '호프'는 80년대 한국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독창적인 크리처물로 탄생했다. 조인성은 작품에 대해 "누군가 '논두렁 액션 SF'라고 한 것처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구현해 나가면서 관객에게 이질감이 들지 않게 액션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영화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타협을 모르는 나홍진 감독과의 작업은 예상대로 험난했다. 하지만 조인성에게는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조인성은 “나홍진 감독님의 터프함이 영화의 힘이다. 그것 없이는 이 영화를 설명할 수 없는 디폴트 값이다. 애초에 100번 찍을 것이라고,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현장에 갔다. 100번 찍을 걸 2~30번에 찍으면 '오늘 일찍 끝났네' 하는 마음이 들었다. 타협을 하면 오히려 위협 요소라고 생각했다”라며 치열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고된 현장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은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평정심'과 '분별심' 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조인성은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온다. 춥다는 걸 인정해야지, 안 추우려니까 고단한거다. 힘들다고만 생각하면 그 시간이 괴롭다. 어차피 내일은 오고,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오늘처럼 인터뷰하는 날이 온다”라고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 콘트롤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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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인성,]()
영화 '호프'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3개월간 훈련해 대역 없이 소화한 역대급 승마 액션은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다. 숲속의 장애물을 피하고 위험천만한 아스팔트 위를 달리며 총기 액션까지 소화해야 하는 극한의 촬영이었다.
이에 조인성은 “더 이상은 뭐가 있을까 싶다. 무술팀도 해본 적이 없는 액션이라고 했다”라며 솔직한 고충을 털어놨다.
이토록 위험천만한 과정을 거쳤음에도 조인성은 철저히 관객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뒀다. 그는 "제가 만족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건 개인용이 아니지 않나. 보는 사람이 만족스러우면 된 것"이라고 말하며 관객의 평가가 전부임을 거듭 강조했다.
'휴민트'를 시작으로 '호프'와 '가능한 사랑'까지. 올해 유독 여러 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영화계의 막중한 짐을 짊어진 것에 대해, 조인성은 "도망가고 싶다"는 솔직하고 유쾌한 답변으로 운을 뗐다. 하지만 이내 관객을 향한 진심 어린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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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인성,]()
배우 조인성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조인성은 “능소화라는 꽃이 있다. 장마와 태풍이 올 때 피는 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짝 피고 굉장히 예쁘다. 우리 영화의 상황이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영화계 현주소가 태풍과 장마 같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영화가 관객들의 품속에서 능소화처럼 확 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라며 관객들의 사랑을 당부했다.
극한의 현장을 견뎌내며 오직 관객의 만족만을 바라본 조인성의 치열한 진심이 극장가에 묵직한 울림을 전할 수 있을까? 영화 '호프'는 오는 15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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