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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죽을 힘을 다했다"…'호프'로 돌아온 나홍진 감독의 각오(종합)

2026.07.08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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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죽을 힘을 다했다"…'호프'로 돌아온 나홍진 감독의 각오(종합)
나홍진 감독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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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관객 여러분이 몰입하실 수 있게, 저희 팀 몇백 명이 죽을 힘을 다했습니다. 관객들이 극장에 와서 몰입했다가 흥분했다가 막 체험하고 가시길 바랐고, 그렇게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고 몰아쳐버리기를 바랐습니다.”

제7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올여름 극장가의 포문을 여는 최고 기대작 '호프(HOPE)'. 나홍진 감독은 메가폰을 쥔 손에 그 어느 때보다 힘을 꽉 쥐고 있었다. 전작 '곡성' 이후 무려 10년, 지독하리만치 집요하게 스크린의 한계를 돌파해 온 그가 이번에는 80년대 외딴 어촌 마을에 외계인을 불시착시켰다.

개봉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도 0.1dB의 사운드 밸런스를 두고 음향 기사와 씨름하고, 바다 건너 미국과 실시간으로 색보정(DI)을 맞추며 편집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나홍진 감독. 그가 빚어낸 156분간의 압도적 시네마틱 체험 뒤에는 어떤 치열한 고민이 숨어 있었을까.

7일, 서울시 종로구에서 나홍진 감독과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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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죽을 힘을 다했다"…
나홍진 감독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날 나 감독은 '호프'의 출발점이 영화 산업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위기감이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극장 생태계의 변화를 체감했다는 그는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했다”고 회고했다.

나 감독은 "극장에서 정말 관객들이 체험하고 느끼고 흥분하고 아드레날린을 빵빵 내는 영화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다. 러닝타임을 줄여야 하지 않냐는 질문도 받았지만, 그 시간 동안 쾌감과 몰입을 주었을 때 더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관객들이 극장에 와서 체험하고 가시길 바라며 그냥 몰아쳐버리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각적 오락성의 극대화 때문일까? '호프'는 그의 전작들이 보여준 방식과는 궤를 달리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나 감독은 이를 '관객과의 게임'에 비유했다.

쉽게 말해, 복잡하고 치밀한 스토리를 덜어낸 대신 오직 짜릿한 액션과 볼거리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뜻이다. 만약 극 전개가 조금이라도 느슨해져서 관객이 속으로 '스토리가 좀 뻔한데?', '왜 굳이 저렇게까지 쫓아가지?'라고 의식하기 시작하면 영화의 몰입은 깨져버린다. 그래서 관객이 딴생각을 할 틈조차 주지 않고 끝까지 액션으로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나 감독은 이것을 '뼈를 얻기 위해 살을 줬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관객이 의식하지 못하게 몰아쳐야 해, 계속 푸시해야 해, 끝날 때까지 멈추면 안 돼, 이런 각오로 디자인하고 만들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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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죽을 힘을 다했다"…
영화 '호프'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는 70~80년대 통신이 두절된 고립된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삼는다. 가장 누추하고 작은 곳에서 사소하게 시작된 돌이킬 수 없는 비극, 그리고 그곳에서 비롯된 큰 희망이라는 양가의 콘셉트를 담아내기 위한 최적의 공간이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존재하는 현대극의 복잡한 설정을 피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 마이클 패스벤더 등 세계적인 서양 배우들이 변방의 어촌 마을에 외계인으로 등장하는 비주얼도 흥미롭다.

나 감독은 "큰 비용이 발생했을 거라 짐작하시지만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풀 스토리를 본 알리시아가 극 중 역할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며 너무 좋아서 같이 하자고 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여기에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으로 이어지는 황금 라인업은 감독의 오랜 구상과 뜻밖의 인연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황정민에 대해서는 "8~9년 전 다른 작품에 캐스팅했다가 엎어졌는데도 보채지 않으셨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당연히 선배님을 생각하며 썼고,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운 캐스팅이었다"고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 등의 강력한 추천으로 합류한 조인성을 두고는 "현장에서의 집중력과 태도, 이해력이 진짜 존경스러울 정도로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했다"고 극찬했다.


황정민의 귀띔으로 만나게 된 정호연에게는 "처음 만나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가 원하던 캐릭터의 모습을 평소에 갖고 계신 분이라 감히 부탁드리고 졸랐다"며 "넘치고 남을 정도로 만족감을 느낀다"고 애정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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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죽을 힘을 다했다"…
나홍진 감독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베테랑 임현식의 캐스팅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에 예측불가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코믹하고 과장된 톤을 원했다는 나 감독은 "선배님이 대본을 읽는데 너무 재밌고 대박이었다. 다만 대사를 잘 못 외우셔서 한참을 찍다 보니 어느새 해가 넘어갈 때까지 찍었다"며 유쾌했던 현장을 회상했다. 이어 "스태프분들과의 합이 우선 완성되어야 배우들 합을 로스 없이 담아낼 수 있다. 함께했던 스태프들이 영화계 에이스가 되어 팀워크가 너무 좋았고, 배우들도 최선 이상을 해주셨다"며 공을 돌렸다.

인터뷰 말미, 나 감독은 달라진 관객 세대를 향한 명확한 목표를 밝혔다. 특히 영화에 대한 개념과 관점이 달라진 지금의 세대에게 극장 액션의 순수한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영화에 대한 이해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 세대에게 이런 액션의 재미와 가치, 이런 장르도 있다는 걸 꼭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는 꼭 여러 번 보셔야 합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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