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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화 : 해당 사건을 두고 최근 한국 연예 매니지먼트 협회와 방송 연기자 노동조합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단순한 항의 정도가 아닌 강하고도 능동적인 대응을 예고했는데요. 과연 실제 어떤 대응이 가능하고 또 법적으로 얼마나 압박이 될 수 있을지, 오늘 <사건 엑스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엑스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정기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정기 : 안녕하십니까? 로엘 법무법인 김정기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먼저 이 사건 가장 황당한 부분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배우가 실제 일을 했고 계약서까지 썼는데 제작사가 2년 가까이 출연료를 안 줬다, 이거 법적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정기 : 이건 명백한 계약 위반입니다. 민사상으로는 채무 불이행에 해당하죠. 배우에게 출연료는 단순히 일해서 번 돈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바로 생존권이 걸린 문제거든요. 약속된 날짜에 돈을 주지 않는 건 신의성실의 원칙, 즉 서로 믿고 지켜야 할 기본을 저버린 중대한 잘못이자 업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봐야 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런 경우 제작사 측에서 늘 비슷한 말을 합니다. 안 주려던 게 아니라 다만 지금 자금 사정이 너무 어려웠다, 실제 지급 능력이 없었다는 거죠. 그러면 정말 돈이 없었다면 법적으로 책임이 좀 달라질 수 있습니까?
◇ 김정기 : 아니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돈이 없어서 못 줬다"라는 건 개인적인 사정일 뿐 법적인 책임을 피할 수 있는 핑계가 되지 못합니다. 사업을 하다가 돈을 벌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지만 그 위험은 사업을 하는 제작사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 일을 한 배우나 스태프에게 떠넘겨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급 능력이 없더라도 법원은 계약서에 적힌 금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 이원화 : 연예인들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 업계 고질병처럼 반복되는 그런 문제이기도 한데 이번 사건이 더 안타깝게 다가오는 건 배우 본인이 이미 세상을 떠난 상황이라는 점이거든요. 이런 경우 고인이 생전에 받지 못한 출연료를 유가족이 대신 받을 수 있나요? 상속이 되는 권리입니까?
◇ 김정기 : 네, 당연히 가능합니다. 출연료를 받을 권리는 법적으로 채권, 즉 재산권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고인이 생전에 일하고 받지 못한 돈은 유가족에게 상속됩니다. 그래서 이번 김수미 선생님의 경우에도 아드님 등 유족분들이 제작사를 상대로 돈을 달라고 요구할 권리를 그대로 이어받으신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 이원화 : 이게 이제 아드님이 상속을 하셨기 때문에 이런 권리가 인정이 되는 거죠. 만약에 상속을 포기했다거나 그러면 당연히 그때는 불가능하겠죠.
◇ 김정기 : 예, 상속을 포기하시면 안타깝겠지만 그 상속을 포기하신 분은 권리 행사를 하지 못하게 되고요. 하지만 그다음 상속인이 계시다면 그분이 이어받아서 권리를 행사하실 수 있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소멸시효는 혹시 없나요?
◇ 김정기 : 이 부분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 법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연예인의 출연료 같은 연예 활동으로 인한 채권은 그 시효가 보통 3년으로 매우 짧습니다. 일반적인 돈거래가 10년인 것에 비하면 금방 사라지는 셈이죠. 김수미 선생님 사건은 계약 체결 시점이 2024년 4월경이었으니 아직 시간이 있지만, 만약 3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돈을 달라고 할 권리가 사라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유가족이 어떤 절차를 밟으면 되는 겁니까?
◇ 김정기 : 가장 먼저 유가족이 고인의 권리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 예를 들면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것들을 챙기셔야 합니다. 그 후 제작사에 "언제까지 돈을 주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라는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그래도 소식이 없다면 법원에 지급 명령을 신청하거나, 아니면 법적인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아서 출연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서 판결문을 받아내야 합니다. 이 판결문이 있어야 나중에 제작사의 통장이나 재산을 강제로 압류할 수 있게 됩니다.
◆ 이원화 : 네, 여기서 청취자분들이 또 궁금해하실 만한 부분이요. 출연료를 받았어야 할 시점에서 이미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면 원금 플러스 이자가 붙느냐, 별도로 인정될 수 있는 금액도 있느냐 이 부분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김정기 : 네, 당연히 이자가 붙습니다. 사업자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보통 연 6%의 상사 법정 이자가 붙게 됩니다. 예를 들어 못 받은 돈이 1억 원이라면 1년에 600만 원 정도가 이자로 붙는 거죠. 만약 소송까지 가서 판결을 받게 되면, 판결 이후부터는 <소송촉진 특례법>에 따라 연 12%라는 아주 높은 이자가 붙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사건처럼 제작사가 고의로 돈을 안 줘서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면, 드물지만 위자료 청구도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해당 뮤지컬에 출연한 배우나 스태프가 고인 한 분만 계셨던 게 아니잖아요. 만약 다른 출연자들 역시 출연료나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이런 경우 각자 따로 대응하는 게 나은지, 아니면 공동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더 좋을지 이것도 한번 짚어주시죠.
◇ 김정기 : 이런 경우엔 무조건 공동 대응이 유리합니다. 혼자 싸우면 제작사가 무시하기 쉽지만 여러 명이 모이면 그만큼 압박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사건도 연예 매니지먼트 협회와 연기자 노동조합이 손을 잡고 공동 입장문을 냈죠. 이렇게 단체로 움직이면 변호사 비용 같은 소송 비용도 나눠서 부담할 수 있고, 언론에 알려서 사회적인 공론화를 하기도 훨씬 수월합니다.
◆ 이원화 : 방금 말씀 주신 거와 같이 이번 사건에서 좀 눈에 띄는 부분이 있죠. 한국 연예 매니지먼트 협회와 방송 연기자 노동조합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 부분이에요. 단순한 항의 수준이 아니라 업계 퇴출이나 제재 가능성까지 언급을 했거든요. 이런 단체들의 조치가 실제 제작사에 어느 정도 압박이 될 수 있을지, 법적으로 실질적인 힘이 있는지 아니면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지 이 부분도 궁금합니다.
◇ 김정기 : 법적인 강제력은 없지만 실무적으로는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일종의 '업계 왕따'가 되는 건데요. 협회에서 이 제작사를 '불량 제작사'라고 지정하고 소속 배우들의 출연을 금지시키거나 협조를 끊어버리면 제작사는 다음 작품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한류를 이끄는 배우들이 이 제작사 작품에 안 나가겠다고 하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겁니다. 따라서 법적인 소송보다 때로는 이런 업계 단체들의 제재가 제작사에게는 훨씬 더 무거운 실질적 압박이 됩니다.
◆ 이원화 : 어쨌든 두 단체가 공동 대응해서 강력하고도 능동적인 대응을 해 나가겠다 선언했는데요. '강력하고도 능동적인 대응', 어떤 게 있을까요? 변호사님께 실제 이런 의뢰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김정기 : 저라면 먼저 제작사의 숨은 재산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작사가 방송사나 예매처에서 받아야 할 돈이 있다면 그것을 미리 가압류해서 돈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묶어버리는 거죠. 또 출연료 미지급을 상습적으로 하는 제작자 개인의 명단을 공개하고 법적인 책임을 끝까지 물어 형사 고소까지 검토하는 등 아주 끈질기게 괴롭히는 전략을 쓸 것 같습니다. "돈을 안 주고는 도저히 못 버티겠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 이원화 : 네, 반대로 제작사 입장에서 "업계에서 먼저 불량 제작사 낙인을 찍는 거는 과한 거 아니냐" 맞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런 문제 제기, 더 나아가 실제 대응까지 이어졌을 때 제작사 측에서는 명예훼손을 주장한다든지 또 다른 분쟁으로 번질 여지는 없겠습니까?
◇ 김정기 : 아,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 제작사가 아니라 현재 경영권이 없다"라며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는 사례도 종종 있죠. 하지만 법원은 공익적인 목적이 있고 그 내용이 진실하다면 명예훼손을 폭넓게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출연료 미지급이라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 팩트라면 이를 알리고 시정을 요구하는 행위는 정당한 활동으로 보호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대응하는 과정에서 선을 넘는 비방보다는 철저하게 증거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안입니다.
◆ 이원화 : 네, 협회 측에서 낸 공동 입장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고인에 대한 모독 행위'라는 표현, 도의적으로는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만 과연 법적으로도 이 시점에 별도의 문제 제기가 가능할지 어떻습니까?
◇ 김정기 : 법적으로 '모독' 그 자체가 죄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 사자명예훼손죄를 검토해 볼 수는 있겠습니다. 다만 이 표현은 법적 처벌보다는 법원에서 양형이나 위자료를 정할 때 아주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고인이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이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라는 점은 제작사의 잘못을 훨씬 더 무겁게 평가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법을 넘어 인간적인 도의를 저버렸다는 점을 분명히 짚은 표현이라고 봅니다.
◆ 이원화 : 네, 변호사님께서 방금 전에 언급하셨던 사자명예훼손죄는 이 사건에서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니신 거죠?
◇ 김정기 : 예, 뭐 이 사건에서는 김수미 배우님에 대한 그런 모독이라든지 폄훼 이런 게 아니라 민사적인 채권 채무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거는 좀 곁가지의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네, 자 앞서도 잠시 이야기가 나왔지만 출연료 미지급 문제, 업계의 고질병처럼 반복되고 있다는 거잖아요. 실제 검색만 해도 사례가 줄줄이 나올 정도인데 대표적인 사례들 어떤 것들이 있고,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 김정기 : 과거 유재석 씨도 6억 원대의 미지급 출연료를 받기 위해 7년 넘게 소송을 한 적이 있고, 최근에는 구혜선 씨 그리고 서효림 씨 같은 배우들의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남의 돈으로 잔치하는 후진적인 외주 제작 시스템 때문"입니다. 제작사가 충분한 자본금 없이 일단 방송사에서 돈을 받거나 투자를 받아서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가장 약한 고리인 배우와 스태프들의 임금부터 떼먹는 구조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어쨌든 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누가 잘못했느냐도 중요하지만 실제 돈을 받아내는 게 더 급한 문제일 수도 있잖아요. 현실적으로 제작사의 가장 직접적인 압박이 될 수 있는 수단,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뭘까요?
◇ 김정기 : 단연코 가압류와 단체 행동입니다. 제작사의 자금줄을 묶어버리는 가압류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무기입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협회나 노조 같은 단체들의 도움, 혹은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 제작사랑 일하면 앞으로 큰일 난다"라는 분위기를 형성해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계약서를 쓸 때 변호사의 조력을 얻어 미지급 시 가해지는 제재 조항을 아주 깐깐하게 넣는 '예방'이 최고의 대응이라는 점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원화 : 네, <사건 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