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과 '탈주'를 통해 독보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해온 이종필 감독이 10년간 간직해온 오랜 염원인 '정통 멜로' 영화 '파반느'로 돌아왔다.
오늘(24일) YTN star는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이종필 감독과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반느'는 제작 단계부터 넷플릭스 공개에 이르기까지 이 감독의 진심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물이다. 이 감독은 촬영을 마치고 편집본이 나오자마자 넷플릭스의 제안을 받았을 때, 영화가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깊이 감사했다며 극장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것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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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이종필 감독 "꿈에 그리던]()
영화 '파반느' 스틸컷 ⓒ넷플릭스
이 감독에게 멜로는 단순한 장르적 선택이 아닌 오랜 갈증의 해소였다고. 10대 시절 '비포 선라이즈'나 '첨밀밀' 같은 작품을 보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는 과정에 매료되었던 그는 언젠가 반드시 이런 영화를 만들겠노라 다짐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영화계에서 로맨틱 코미디는 흔하지만 정통 멜로가 드물어진 상황에서, 그는 자신이 어렸을 때 느꼈던 그 시절의 감성을 현재의 1020 세대에게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수 이찬혁의 '멸종위기사랑'이라는 노래처럼, 이제는 희귀해진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현재 시점에서 되짚어보고자 한 시도이기도 하다.
원작의 '못생긴 여자'라는 설정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이 감독은 시각적 매체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형적으로 누군가를 못생겼다고 규정하며 서열을 매기는 작업에 자괴감을 느낀 그는 이목구비의 생김새 대신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이라는 인물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철학자 한병철의 저서 '아름다움의 구원'에서 영감을 얻어 매끈한 이미지에 반하는 '결핍의 아름다움'을 시각화하고자 했으며, 주인공들을 어둠 속에 방치되거나 고장 난 전구로 비유하여 사랑을 통해 서로의 생명력을 일깨우는 과정을 담아냈다.
캐스팅과 캐릭터 구축에도 이 감독만의 독특한 시선이 담겼다.
라이징 스타 문상민의 경우, 190cm에 달하는 큰 키 뒤에 숨겨진 '쓸쓸한 뒷모습'이 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감독은 감정 연기에 부담을 느끼던 문상민에게 "억지로 울지 않아도 된다, 슬픈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격려하며 배우 스스로 인물에 스며들도록 기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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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이종필 감독 "꿈에 그리던]()
이종필 감독 ⓒ넷플릭스
한편 변요한은 마치 즉흥 재즈 연주자처럼 계산 없는 연기를 펼쳐 현장에서 감탄을 자아냈다. 재채기를 하는 설정이나 "사랑해요"라고 내뱉으며 퇴장하는 장면 등 변요한의 독창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애드리브들은 영화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투자사들 사이에서 로그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투심 통과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전작 '탈주'를 함께했던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의 결단으로 제작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음악 역시 '탈주'에서 인연을 맺은 이민휘 음악감독이 합류하여 클래식부터 인디 음악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였으며, 사랑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시간의 리듬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아이슬란드 오로라 장면은 제작진을 최소화하여 감독과 배우 두 명, 단 세 사람만이 떠나 직접 담아온 결과물이다.
이 감독은 촬영팀 출신답게 직접 DSLR 카메라를 들고 구도와 초점을 연습하며 오로라 아래 선 인물들을 촬영했고, 이는 영화와 실제 여행의 경계가 모호한 리얼리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종필 감독은 관객들이 '파반느'를 통해 각자의 20대 시절을 떠올리고, 사랑할 자신이 없어 주저하던 그 시절의 자신을 따뜻하게 보듬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진심 어린 소망을 전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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