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은중과 상연'의 히든카드 김건우…손명오 완전히 지웠다

배우 김건우가 '은중과 상연'으로 180도 캐릭터 변신에 성공하며 '더 글로리'의 손명오를 완전히 지워냈다. 본명 대신 손명오로 불릴 정도로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캐릭터였지만, 작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얼굴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쓴 것이다.

김건우는 지난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 출연했다. '은중과 상연'은 매 순간 서로를 가장 좋아하고 동경하며, 또 질투하고 미워하며 일생에 걸쳐 얽히고설킨 두 친구 은중과 상연의 모든 시간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건우는 극 중 은중과 상연의 대학 선배인 김상학 역을 맡았다. 그는 '은중과 상연'의 히든카드였다. 작품이 두 여주인공의 연대기를 다룬 탓에 작품명에 캐릭터명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두 여주인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물을 탁월한 연기력으로 소화한 것.

김건우는 은중이 대학에 입학해 사진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만나게 되는 김상학 역으로 작품에 처음 등장한다. 10대 시절 첫사랑이었던 천상학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를 잊지 못했던 은중은 천상학이 준 카메라의 필름을 직접 현상하고 싶어 대학 입학 후 사진 동아리를 찾는다.

그때, 사진 동아리 선배들이 '상학'을 부르는 것을 듣고 놀라는데, 그가 바로 김상학이었다. 천상학과 이름만 같았던 것이다. 신입생이라면 꿈꾸는 이상적인 선배의 모습을 갖춘 김상학은 호감을 갖고 은중에게 다가오지만, 은중은 아픈 과거를 떠올리며 거리를 두다가 점점 가까워진다.

둘은 연인이 되지만, 이 동아리에 상연이 나타나면서 관계에 변화를 맞이한다. 의도치 않게 세상을 먼저 떠난 오빠와 아픈 엄마로 힘들어하는 상연의 상황을 알게 된 상학은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은중과의 사이에서 오해가 쌓이면서 둘은 결국 헤어지게 된다.

30대가 된 세 사람은 일로 재회하게 된다. 촬영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상학이 은중과 상연의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며 셋이 다시 만난 것이다. 은중에 대한 감정이 되살아난 상학은 다시 만나자고 고백하지만, 다시 상처받고 싶지 않았던 은중은 그를 거절한다.

김상학이 은중과 상연, 두 사람 모두와 깊은 관계성을 갖고 20대에 이어 30대에도 만나는 인물인 만큼, 김건우의 분량 역시 상당했다. 한 인물의 달라진 시간과 상황을 표현해야 하는 만큼 외형적으로 준비할 부분과 풀어내야 할 감정의 결도 복잡하고 많았을 터.

김건우는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인물의 분위기를 맞춤옷을 입은 듯 표현해냈다. 은중에게 마음을 고백할 때는 애틋하게, 상연의 상처를 위로할 때는 진중하게 인물의 진솔하고 성숙한 면모를 담백하게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군 입대를 앞둔 김상학을 표현하기 위해 반삭 머리로 등장해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따뜻한 분위기, 차분한 목소리, 댄디한 스타일은 '더 글로리'의 학폭 가해자 손명오와는 내면부터 외면까지 180도 달랐다. 이에 작품 공개 후 "김상학이 손명오였어?"라는 시청자 반응도 잇따랐다.

배우의 실제 성격 역시 김상학과 몹시 흡사해 다른 배우들을 배려하며 촬영을 진행했다고. 박지현은 인터뷰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이미 손명오보다는 김상학에 가까운 인물이라 생각했다. 너무 너그럽고 따뜻했다. 연기할 때 너무 편했고, 장난기 많은 저를 현장에서 다 받아줬다"고 전했다.

깊이 있는 연기로 '은중과 상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 김건우는 새로운 작품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간다. 11월 1일 첫 방송되는 KBS 2TV 토일드라마 '마지막 썸머'로 시청자들을 다시 찾는다.

[사진출처 = 넷플릭스]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