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까칠한데 역수발까지…이서진·김광규 '비서진', 이런 매니저는 처음이지?(종합)

“케어보다 역수발이 더 많다.”

배우 이서진과 김광규가 스타들의 하루를 매니저로 밀착 체험하며 웃음과 공감을 전한다.

오늘(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SBS 신규 예능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비서진’(이하 ‘비서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김정욱 PD와 배우 이서진, 김광규가 참석해 프로그램 기획 배경과 촬영 비화, 첫 방송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비서진’은 배우 이서진과 김광규가 하루 동안 스타들의 일정을 직접 챙기며 일일 매니저로 나서는 밀착 로드 토크쇼다. 단순히 동선을 따라다니는 관찰 예능이 아니라, 매니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스타들의 내밀한 일상과 의외의 에피소드가 리얼하게 펼쳐지는 점이 차별 포인트다.

연출을 맡은 김정욱 PD는 이서진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이미 ‘꽃보다 할배’ 등에서 ‘프로 수발러’로 활약해온 만큼, 새로운 세대의 스타들을 케어하는 모습이 신선할 거라 생각했다”며 “정형화된 토크쇼가 아니라, 카메라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툭툭 던지는 질문에서 의외성이 드러나는 사람이 바로 이서진이다. 그 매력이 제대로 발휘될 포맷”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서진은 “솔직히 케어하거나 케어받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프로그램이 매니저 콘셉트다 보니 열심히 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게스트들이 저희를 더 챙겨주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우리가 수발을 받는 느낌이라 웃기면서도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나이트클럽 웨이터부터 영업사원, 택시기사까지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거쳐온 김광규는 특유의 서민적 감각과 현실감으로 ‘생활 밀착형 매니저’의 매력을 선보인다.

그는 “스타들을 챙겨야 하는데, 종종 제가 이서진 씨 수발을 들고 있다”며 “정체성을 어디다 둬야 할지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농담을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프로그램 제목이 ‘비서진’으로 확정된 데 대해서는 “솔직히 매우 섭섭했다. 저도 2MC인데 이름이 빠졌더라”며 “처음엔 PD님께 따져볼까 했는데, 로고에 제 이름 ‘광(光)’을 한자로 넣어주셔서 위로가 됐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두 사람은 스타들의 돌발 요구에 당황했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이서진은 “사실 거의 다 못할 일뿐이다. 예고편에도 나왔지만, 이수지 씨가 이동 중에 순댓국을 먹더라. 뜨거운 음식을 차에서 먹는 게 위험해 걱정했는데, 국물을 마셔달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입천장을 다 데며 먹었다”며 “그래도 맛은 있었다. 사실 순댓국을 좋아한다”고 웃었다.

‘비서진’의 핵심 재미는 바로 이서진과 김광규의 티격태격 케미다. 이들은 서로를 매니저로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거침없는 입담을 쏟아냈다.

이서진은 “광규 형은 매니저로서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멀티플레이가 안 되고 운전만 겨우 하는데, 그것도 서툴다. 택시기사 경력이 있는데도 자주 잔소리를 듣는다”고 혹평했다.

이에 김광규는 “제 모토는 만만하고 편안한 매니저다. 이서진 씨는 부자집 도련님 느낌이 있어 부담스럽다. 잔소리도 많고, 게스트들이 못 낸 화를 저한테 푸는 경우도 있다”며 “그래도 리더십만큼은 10점 만점에 9점이다. 하지만 마음 편히 해주는 건 제가 더 낫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같이 있으면 화가 나지만, 집에 가면 또 생각나는 사람이다. 평생의 동반자 같은 존재”라며 애정을 드러냈고, 이서진은 “동반하고 싶지 않은 동반자”라고 응수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스타들의 민낯을 끌어낼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하다. 첫 회 게스트는 예능 대세 이수지로, 매니저들이 디카페인 라떼, 선풍기까지 챙기며 ‘맞춤형 케어’를 선보였지만, 세대 차이로 인한 의외의 해프닝도 이어졌다. 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의 주역 장기용·안은진이 등장해 촬영장의 생생한 일상을 공개한다. 또 세대를 아우르는 입담의 선우용여,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함께한 엄지원이 출연을 예고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서진은 “안은진, 장기용을 보면서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지원은 텐션이 높고 러블리했다. 선우용여 선생님은 저를 예뻐하시고, 광규 형만 혼내셔서 전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광규는 “늘 따뜻하게 대해주시던 선우용여 선생님이 이서진만 챙기시고 저는 서자 취급하셔서 서운했는데, ‘분량을 위해서 그랬다’고 하셔서 마음이 풀렸다”고 털어놨다.

실제 매니저들에게 전달받은 ‘특이사항’도 공개됐다. 이서진은 “이수지 씨는 당이 떨어지면 안 된다며 ‘입에 뭘 계속 넣어줘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사탕을 챙겨드렸다”고 말했다.

김광규는 “선우용여 선생님의 매니저분이 ‘성격이 급하시다’고 했는데, 정말 그러셨다. 이미지와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김정욱 PD는 “‘비서진’은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 서로를 챙기는 두 사람의 케미가 가장 큰 재미다. 컨디션 좋게 출근한 적이 없고, 오후가 되면 체력이 방전돼 스타들이 오히려 역수발을 드는 상황이 생긴다. 그런 모순에서 오는 웃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게스트와의 세대 차이도 흥미롭다. 이수지 씨의 부캐 ‘햄부기’를 두 분이 끝까지 잘 이해 못 하셨다”며 “저희는 연출 개입을 최소화하고, 두 분을 고생시켜서 의외의 순간을 끌어내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서진은 “너무 힘들어서 다음 시즌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SBS에서 MBC ‘나 혼자 산다’와 붙였던데, 제정신인가 싶다”며 “이기긴 힘들겠지만 저희 나름대로 잘 흘러가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광규는 “제가 ‘나 혼자 산다’ 초창기 멤버라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며 “촬영 내내 이서진이 ‘망했다’고 했는데, 이서진이 망했다고 한 프로그램은 다 잘 됐다.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가 그랬다. 이번에도 의외로 시청률이 폭발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매니저라는 낯선 역할에 도전한 두 배우의 좌충우돌 케미와, 기존 토크쇼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의 일상과 고민을 담아낼 ‘비서진’은 내일(3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사진 제공 = SBS]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