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쇼핑’ 첫 회에서 엇갈린 반응을 얻었던 덱스가, 2회에서는 캐릭터에 한층 녹아든 모습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덱스는 ENA 새 월화드라마 ‘아이쇼핑’(연출 오기환 / 극본 안소정 / 제작 그룹에이트, 테이크원스튜디오)에서 불법 매매·입양 조직의 인간 병기 ‘정현’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그는 조직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세희(염정아 분)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며, 잔혹하고 끈질기게 임무를 완수하는 인물이다.
지난 21일 첫 방송에서 정현은 조직의 비밀을 파헤쳐 이를 보도하려던 기자를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파양된 아이 최시우(강지용 분)가 폐기되기 전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고 우태식(최영준 분)을 추적하는 등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걸음걸이나 표정, 발성 등이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현은 말수가 적지만, 한 마디와 시선, 걸음걸이 하나에도 위협과 통제의 기운이 서려 있는 인물이다.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의 특성상 무표정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안에 숨은 긴장감과 위협의 밀도를 조율하는 것이 핵심 연기 포인트다. 덱스는 이러한 과묵한 결을 특유의 직진적이고 묵직한 분위기로 표현해냈지만, 연기 초보인 만큼 감정선의 섬세함이나 대사의 강약 조절에서는 다소 미숙한 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2회에서는 정현이 자신을 ‘삼촌’이라 부르는 세희의 딸(김지안 분)과 실종된 친구 최시우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복잡한 감정이 서린 눈빛을 선보였다. 또 폐기되지 않고 살아남은 아이들을 추격하는 과정에서는 UDT 출신다운 안정된 액션 연기와 서늘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한결 자연스러워진 연기로 극에 위화감 없이 스며들었으며, 캐릭터의 입체적인 면모를 예고하며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쇼핑’은 덱스가 정식으로 도전한 첫 장편 드라마다. 이전에 짧은 옴니버스 형식의 ‘타로’에 출연한 바 있지만, ‘아이쇼핑’이 그보다 먼저 촬영된 작품으로, 사실상 그의 연기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다. ‘타로’ 공개 당시에는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감정선”, “예상 외의 몰입감”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만큼, 덱스의 연기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제작진 역시 그의 태도와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아이쇼핑’ 오기환 감독은 “처음 만났을 때도 예능인이 아닌 배우 김진영으로 봤다. 촬영 첫 달과 크랭크업 시점의 김진영은 확연히 달랐고, 발전 가능성이 보여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함께 출연 중인 염정아도 “진심으로 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앞으로 좋은 배우가 될 것”이라며 그의 진정성을 언급했다.
특히 덱스는 단기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연기 역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생존 예능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유튜브·공중파 예능·토크쇼 MC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에 나섰고, 많은 영역에서 “예상 밖의 집중력”과 “센스 있는 진행”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또한 그는 ‘아이쇼핑’ 촬영 직후 한 인터뷰에서 “욕먹을 줄 알고 시작했다”며 “감정선을 더 잘 쌓고 싶어 많이 배우는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비판을 학습의 재료로 삼는 그의 태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예능은 날것의 본능이 빛나는 장르지만, 연기는 감정을 설계하고 조율해야 하는 장르다. 덱스의 가장 큰 무기인 ‘솔직함’이 오히려 절제가 요구되는 연기에서는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그만큼 그의 걸음은 아직 서툴 수 있다. 하지만 ‘타로’에서의 가능성, ‘아이쇼핑’에서의 용기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덱스의 연기자로서의 행보는 조금 더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
[사진 = ENA '아이쇼핑' 방송화면]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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