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수빈에게 2025년의 시작은 특별하다. 드라마 '선의의 경쟁'과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비슷한 시기 공개되면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안방과 스크린에서 대중을 만나게 됐기 때문. 그 결과도 좋아, SNS 상에서 해외 팬덤이 눈에 띄게 유입됐다.
YTN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정수빈을 만났다. 기자는 지난 2023년 '트롤리' 종영 이후 두 번째로 정수빈을 만나게 됐는데, 변함없이 차분하고 의연했다. 드라마로 주목받는 시점에 들뜰 법도 했지만 놀랍도록 한결같은 태도로 운을 뗐다.
최근 쏟아지는 주변의 반응에 대해서는 "너무 말도 안 되게 이런 관심을 받게 된 게 처음이라 감사하다"면서 "영화가 아니었다면 피부로 와닿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홍보 일정을 통해서 전 세계에서 온 분들을 만나며 느꼈다. 감사함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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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의의 경쟁' 성공으로 해외팬 대거 유입…"혜리 배려에 감사"
정수빈이 주연을 맡아 활약한 드라마 '선의의 경쟁'은 이달 초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고, 우슬기(정수빈 분)와 유제이(이혜리 분)가 재회했을 가능성을 열어두며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이 때문에 시즌2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
"열린 결말이다 보니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까 걱정도 되고, 궁금했어요. 논쟁이 많을 수도 있지만, 챕터2를 열어볼 수도 있는 결말이고 또 새로운 결말이다 보니 긍정적인 반응이 많이 나온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물인 '선의의 경쟁'은 극중 우슬기와 유제이의 관계를 놓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계속적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우슬기의 꿈이긴 했으나 배우들은 실제로 소화해야 했던 동성 키스신은 파격적인 장면으로 큰 화제가 됐다. 정수빈은 대본의 흐름을 숙지했고 동료 배우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기 때문에 촬영에 어려움이나 거부감은 없었다고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혜리 언니와 저 모두 납득이 가는 지점이었고, 불편감 없이 촬영했어요. 명확하게 우정 또는 사랑으로 정해놓고 연기한 건 아니고,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슬기는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잘해준 사람에게 마음의 문이 열렸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엇보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혜리 언니가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하라고, 지지해 주겠다고 해서 편안하게 할 수 있었고 감사했죠."
'선의의 경쟁'이 배우의 실제 삶에 영향을 미친 부분도 있었다. 선배 연기자 혜리의 리더십과 포용력을 배운 한편, 함께 작품을 준비하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 또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관심으로 책을 읽고 있다는 문학소녀 같은 답도 함께 내놓았다.
"한 작품 끝나면 숙제처럼 '이게 뭘까'라는 질문이 생기는데 이번엔 '사랑이 뭘까' 싶었어요. 제가 저를 환기시키는 방법 중에 하나가 책을 읽으며 생각을 비워내는 건데 이번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이 사랑에 대한 키워드에 해당되는 것 같아 읽고 있어요. 또 너무 따듯하고 응원해 주는 현장에서 함께 해서, 좋은 힘을 유지해 나가야겠다고 생각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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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걱정하던 부모님 달라진 계기"
비슷한 시기 개봉한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정수빈은 이 영화에서 예술단의 센터 '나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실제 무용수 같은 무용 실력을 뽐냈고, 이 인물의 다층적인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내 평단의 호평을 받았는데 알고 보면 5년 전에 촬영을 마친, 그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라는 점이 놀랍다.
"특별한 구조의 재미있는 대본이었기 때문에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가게 돼 베를린에서 좋은 상을 받게 됐는데 독일에서도 한국 문화를 너무 좋아해 주신다는 걸 알 수 있었죠. 베를린에 부모님을 모시고 갔는데, 이전에는 제가 연기하는 것을 반대하고 염려하신 부모님이 조금 달라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웃음)"
정수빈이 연기한 '나리'는 예술단에서 센터를 맡고 있는 만큼 더욱 완벽한 안무를 보여줘야 했다. 정수빈은 촬영에 앞서 몇 달간 안무를 연습해 작품 안에서 실제 무용수와 같은 인상을 남겼다. 작품의 준비 과정을 들어보면, '선의의 경쟁'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슬기나, 무용단의 센터인 나리처럼 자신이 주력하는 분야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캐릭터들과 실제 모습이 많이 닮았다.
"실제 제 학창 시절이요? 열심히 생기부를 관리했고, 고등학교 3년 내내 반장을 했는데요. 우연히 연극을 보러 갔다가 연기에 대한 꿈이 생겨 시작하게 됐거든요. 부모님께서 성실히 사는 태도를 보여주셨고, 저도 그러한 삶의 태도가 몸에 배어서 입시를 준비할 때 최대치로 노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작품을 통해 노력을 크기를 키우는 걸 더 많이 배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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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세상 만드는 배우 되고파…더 많은 곳에서 인사드릴 것"
배우로서 꾸는 꿈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빈'이란 이름이 빛을 받는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자신이 받은 따뜻한 빛을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돌려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한다는 것. 그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과 생각하는 지점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고, 새삼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와 방향성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도 말했다.
"제가 행복해지고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던 것처럼, 저 또한 행복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따뜻한 세상이 될까'에 대해 늘 생각했고, 손석구 선배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애교 넘치는 세상',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배우이자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곳에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출처 = 제이와이드컴퍼니/STUDIO X+U/(주)바이포엠스튜디오]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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