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페인 출신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을 비하한 발언 등에 대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최근 CNN, 버라이어티 등 미국 현지 매체는 가스콘이 과거 자신의 SNS를 통해 특정 종교와 성적 지향, 인종 등을 조롱한 내용이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특히 해당 내용에는 한국 배우인 윤여정이 2021년 영화 '미나리'를 통해 여우조연상을 받고, 흑인 배우인 대니얼 컬루야가 남우조연상을 탄 것에 대한 비난도 담겨있었다.
당시 가스콘은 "아프로-코리안(아시아와 아프리카 조상을 가진 이들) 페스티벌을 보는 건지,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BLM,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를 보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추악한 갈라쇼"라고 이들의 수상을 조롱했다.
그는 이 외에도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할 당시엔 중국을 언급하며 인종 차별성 발언을 하고, 가수 겸 배우 마일리 사이런스가 과거 동성 연인이 있었다는 것에도 혐오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가스콘의 차별적 발언에 대중의 질타가 이어지자, 그는 결국 CNN과 인터뷰를 갖고 "불쾌감을 느꼈을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가스콘은 아카데미 후보에서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나는 어떤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고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았기 때문에 오스카상 후보에서 물러날 수 없다"며 자신은 인종 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스콘은 프랑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연배우로 오는 3월 2일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됐다.
이 영화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수장이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고자 아무도 모르게 여자로 다시 태어나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그렸다.
가스콘은 실제 트랜스젠더로, 아카데미 역사상 트랜스젠더 배우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