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지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눈빛이었다. '솔로지옥3'에 출연해 많은 관심을 받은데 이어, '피의 게임3'로 돌아온 최혜선(26)을 만났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던 최혜선은, 실제로도 방송에서 본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인터뷰 내내 겸손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 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혜선은 올해 1월 9일 막을 내린 넷플릭스 '솔로지옥3'에서 농구선수 이관희와 최종 커플이 되며 주목받았다. 6명의 여성 중 유일하게 미인대회 출신이 아니었으며,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영국에서 석사 과정 중이라고 밝혀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타인의 시선과 생각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선택을 하고, 그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호감을 얻었다.
그런 그녀가 15일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 시즌3으로 다시금 서바이벌 예능에 도전장을 냈다. 극한의 상황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후의 승리를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프로그램이다. '솔로지옥3'에서 계산 없는 진심으로 부딪혀 사랑을 쟁취했던 최혜선이지만, 이번엔 모든 순간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는 지능 싸움이다. '솔로지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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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솔로지옥3' 종영 이후 어떻게 지냈나요?
최혜선(이하 최) : 방송 후로는 영국에서 석사 논문을 제출하느라 9월까지 되게 바빴어요. 현재는 취업 준비하면서 그동안 못 했던 거, 해보고 싶었던 거 하면서 조금 여유롭게 지내고 있어요. 유럽 한복판에 살면서 정작 여행도 못 다녔거든요. 1시간 거리인 파리도 못 가봤고요. 그게 너무 아쉬워서 10월부터는 여기저기 다니고 있어요.
Q. 방송 출연 후 인플루언서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으데, 취업할 생각인가요?
최 : 네. 제가 배운 것을 활용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요. 우선은 영국 취업을 1순위로 보고 있어요. 데이터 분석가 쪽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영국은 그쪽 계통으로 100% 재택근무하는 직종이 많아요. 또 1년에 유급휴가 30일이 나오고 무급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여서, 제 친구들도 보면 뜬금없이 비엔나에 가서 일하기도 하고, 자유로워 보이더라고요. 제가 만약 일 때문에 한국에 오게 돼도 같이 병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Q. '솔로지옥3'에 출연하게 된 계기?
최 :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솔로지옥3'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당시에 제가 인턴하러 미국에 가 있었기에 '나를 한 달이나 기다려 주겠어? 아마 안 되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화장도 안 하고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미팅을 갔었는데 출연까지 하게 됐죠. 저도 신기해요.
Q. '솔로지옥3'에서 이관희에게 일침 하는 장면이 '자존감 높은 사람' 짤로 화제가 됐는데?
최 : 저는 오히려 사람들이 반감을 가질 줄 알았어요. 촬영을 6월에 했고, 12월 넘어서 공개가 됐잖아요. 그 사이에 6개월의 시간 동안 자다가도 '아, 내가 좀 참을 걸 그랬나?', '그냥 내가 좀 봐줄 걸 그랬나?' 그런 생각에 깨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게 깊은 인상을 남길 줄은 몰랐어요. 제가 할 말은 해야 되는 성격이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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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이 생각하기엔 자존감이 높은 편?
최 : 조금 부끄럽지만 그래도 마음가짐 자체는 건강하다고 생각해요. 남을 해하고 깎아내리지 않는 선에서 내 바운더리를 지키는 걸 잘하는 것 같아요. 사실 어릴 때는 엄청 당당한 꼬맹이였달까요? 중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미국에서 살았는데, 인종차별을 당하기도 했어요. 누가 막 제 의자에 본드를 뿌려서 발라놓고 그랬거든요. 영어도 잘 못하면서 선생님한테 다 얘기하고, 그 친구한테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그랬어요.
Q. 이관희 씨와 현커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이상형은?
최 : 사실은 진석 오빠가 외형적 이상형이랑 더 가까워요. 성격적인 거는 그래도 관희 오빠가 조금 더 가까운 것 같고요. 근데 이상형이라는 게 의미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나를 존중해 주고 나를 생긴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 그대로 예뻐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되지 않을까요? 저를 바꾸려 들거나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걸 드러내거나 이러지 않고. 그러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은근히 어려워요.(웃음)
Q. '피의 게임3'는 두뇌 서바이벌인데, '솔로지옥3'와 비교하면 어땠나요?
최 : 너무 재밌었어요.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었어요. 다들 진심으로 임하셨고, 합숙을 하니까 전부 친해졌죠. 함께할 수 있는 자체가 영광이었어요. 이전 시즌과는 크게 달라졌는데. 출연자들도 충격을 받을 정도죠. 시청자들한테도 신선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출연자들과 호흡은?
최 : 홍진호 오빠의 팬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배울 점이 많으셨어요. 엠제이킴 언니랑도 친해졌고요. 여장부 같은 외형이신데 그렇게 소녀 같을 수가 없어요. 두 분께 제일 의지를 많이 했어요. 또 충주맨이 정말 독특하고 반전이 있으셨던 분이라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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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피의 게임3'를 통해서 시청자에게 어떤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지?
최 :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한데, '솔로지옥' 같은 경우는 예쁘게 치장하고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근데 '피의 게임'은 완전 반대로 인간의 바닥까지 보여주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기존 제 이미지에서 새로운 시각이 열릴 수도 있을 것 같아 기대돼요.
Q. 카메라 앞에서 나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두려움은 없는 편?
최 : 사실 걱정은 되죠. 근데 이게 정말 제가 단순한 건지, 카메라가 계속 있으면 잊어버려요. 그래서 계산해서 행동하는 게 잘 안돼요. 다들 그런 것 같아요.
Q. 방송을 계속하실 생각이 있나요?
최 : 저는 도전을 좋아해요. 방송 출연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 기회고, 또 오래가지 않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 아니면 못 해볼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면, 놓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피의 게임' 같은 경우도 워낙 애청 프로그램이었기에, 이번에 출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유익한 경험들이었고요. 방송뿐 아니더라도, 어떤 새로운 체험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Q. 혹시 연기 제안이 온다면?
최 : 생각이 없지는 않아요. 어릴 때는 문학이나 예술 쪽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영화 쪽에도 흥미가 있었고요. 그래서 연기를 해 볼 수도 있을까 생각도 했었고요. '피의 게임'도 너무 재밌게 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차에 기회를 얻은 것처럼, 연기도 혹시 저한테 맞는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까요.
Q.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년 계획이 있나?
최 : 진짜 아무것도 없어요. 저는 어찌 보면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 같기도 해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게 할리우드에서 연락이 올 수도 있잖아요? 이 직장은 지금 아니면 못 들어가겠다 그런 생각이 들면은 또 그걸 1순위로 인생을 살 것 같아요. '이거는 나한테 다시 안 올 기회다!' 그런 생각이 들면, 그게 뭐가 됐든 잡을 생각이에요.
Q. 앞으로의 폭표?
최 : 우선 정말 예상 못 하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서, 정말 얼떨떨할 정도로 감사한 1년이었어요. 그 감사함을 어딘가에 돌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그게 어떤 방식이든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람들한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입장이 된 건 굉장히 감사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에 굉장히 민감하잖아요. SNS를 보면 완벽하게 세팅된 모습과 화려한 장소들이 가득해요. 저는 있는 모습 그대로, 조금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고급 호텔에 가거나 값비싼 옷을 입지 않아도, 내가 행복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요.
[사진 = 무드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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