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숨 막힐 정도의 폭염이지만 오후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한숨을 돌리게 되는 8월의 끝자락. 윤석철 트리오(윤석철, 정상이, 김영진)이 5년 만의 정규 앨범 ‘나의 여름은 아직 안 끝났어’로 돌아왔다. 이들은 5년 만의 작업물에 10곡을 채워 넣으며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5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지만, 그동안 EP 앨범도 발매하고 멤버들 각자 세션 활동이나 개인 작업 등 음악 활동을 꾸준히 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 5년이 지났고, 이제는 정규 앨범을 발매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름은 후회와 동경의 계절” 앨범에 담긴 진솔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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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철 트리오의 이번 앨범은 ‘여름’이라는 계절을 테마로 해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축구선수 손흥민에 대한 헌정곡도, 숏폼 콘텐츠에 빠져사는 우리들의 모습도 담겼다. 이처럼 여러 이야기로 구성된 앨범에서 왜 하필 ‘여름’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던 것일까.
“사실 저는 여름이라는 계절을 제일 싫어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여름이라는 계절에 탄생의 에너지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이 담겨 있더라고요. 열심히 건강한 몸을 만들어서 바다에 서핑하러 다니는 분들을 보면 난 왜 예전에 그러지 못했을까 하면서 동경도 하게 되고요. 그런 후회 같은 것들을 담아 ‘여름’이라는 단어에 집약시켜 표현한 거죠. 타이틀곡 ‘나의 여름은 아직 안 끝났어’를 맨 마지막 트랙에 넣은 것도 아쉽게 떠나보낸 여름을 악착같이 붙들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거예요.”
15년 팀워크의 비결, “서로에 대한 믿음과 자유로운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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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청량함이나 건강함이 아닌 여름을 맥없이 흘려보낸 후회를 담은 이 앨범은 윤석철의 적극적인 추진력에 의해 완성됐다. 이 또한 베이스를 맡은 정상이, 드럼의 김영진이 보낸 전폭적인 믿음 없이는 이뤄지지 않았을 결과물이다.
“먼저 석철이가 어느 정도 어떻게 연주를 할지에 대한 지도를 자세히 만들어 주고 곡을 보내주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아요. ‘이 부분에서 드럼의 리듬 스타일은 이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요. 그런 과정이 이뤄지면 리코딩이나 라이브를 할 때는 거기에서 저희가 자유롭게 연주를 해서 두 멤버의 색깔을 녹이고 있어요.” (김영진)
“재즈의 문턱 낮추고 싶어” 대중 친화형 윤석철 트리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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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트리오로 함께 한 세월이 15년. 이제 이들은 눈빛만 보고도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할 정도의 사이가 됐다. 단순한 관용어구가 아니다. 그래서 윤석철 트리오가 고민하는 지점도 ‘서로를 너무 잘 안다’는 부분에 닿아있다.
“재즈를 조금 들으시는 분들이라면 키스 자렛 트리오의 연주를 들으면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 흘러가겠다고 예상이 되실 텐데요. 저도 이분들과 가장 오래 팀을 했고 벌써 15년이 되어서 너무 편하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 15년을 해 왔는데 앞으로의 15년은 어떻게 만들지가 요즘 가장 큰 고민이에요. 우리가 70살이 되더라도 저희 사이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어떻게 하면 더 신선할 수 있을까는 고민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윤석철 트리오는 팀과 재즈에 대한 애정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팀이다. 현재의 음악계에서 연주자 셋이 뭉친 트리오가 여전히 재즈 앨범을 만들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이 팀의 가치는 분명하다.
“저희가 재즈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대중적인 스타일로 앨범을 내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페스티벌 때마다 객석을 가득 채워주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재즈에 깊이 빠져 계신 분들이 아니더라도 저희 음악을 그냥 음악 자체로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윤석철 트리오의 곡을 들으면 특정 장면이나 그때의 기분이 떠오른다’는 말을 듣는 그런 팀이 되고 싶습니다.”
[사진제공=안테나]
YTN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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