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한여름, 추운 나라서 곰탕 파는 배우들…'서진이네2' 전략 통했다

사진=tvN

"분명 익숙한 그림인데…재밌네?"

'스타 PD' 나영석이 이끄는 tvN '서진이네2'가 지난달 28일 첫 방송 시청률 6.9%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나 PD의 단골 소재인 '식당 예능', '여행 예능'에 늘 따라다니는 키워드는 '기시감'과 '자기복제'다. 나 PD 스스로도 “하던 거 또 하는 사람”이라고 칭한 적이 있을 정도다.

그는 앞서 KBS ‘1박2일’을 시작으로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 ‘스페인 하숙’, ‘윤스테이’, ‘뿅뿅 지구오락실’, ‘서진이네’ 등 굵직한 예능들을 선보였다. 이러나 저러나 '고생하는 배우들'이 기본 틀인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도 전작들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지난 시즌에 멕시코 바칼라르에서 분식의 맛을 알렸다면, 이번엔 아이슬란드에서 2호점인 '서진뚝배기'를 열고 뜨끈한 곰탕을 선보인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원년 멤버는 배우 이서진·정유미·박서준·최우식이다. 군대 간 막내 BTS 뷔를 이을 인턴 뉴페이스로는 배우 고민시가 투입됐다.

또 수익에 집중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손님이 왕이다'란 새로운 모토를 세웠으며 일종의 선발투수 격인 '헤드 셰프제'로 작은 변주를 줬다.

사진=오센

그런데 분명 다 아는 맛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서진이네2'는 새롭고 재밌다.

앞서 뷔가 귀여운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고민시는 웬만한 경력직 못지않은 빠릿함으로 화제를 모았다. 고작 멤버 한 명 바뀐 것 뿐인데 전직 웨딩플래너였다는 그의 센스와 빠른 눈치가 '서진뚝배기' 그림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오죽하면 뷔가 이번 방송을 본 후 나 PD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시무룩한 목소리로 "고민시 씨가 그렇게 잘해요?"라고 물었다는 비하인드가 전해진다.

더불어 7, 8월 한여름에 방송을 선보이는 만큼 아이슬란드라는 추운 나라에서 곰탕을 판다는 콘셉트 역시 신선함을 안겼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무섭게 불어닥치는 아이슬란드 겨울바람에, 출연자들은 옷깃을 여미며 고생길로 입성했다.

오랜 시간 정성스럽게 우려내야 하는 곰탕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다 결국 "창문 좀 열라"고 말하는 이서진의 다급함은 몰입력을 높였다.

무엇보다 이미 해외 식당 영업에 꽤 익숙한 배우들이 오픈 첫 날부터 단체로 떠밀려 들어오는 손님들을 보면서 당황하고 긴장도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역시 '서진이네2'의 매력일 것이다.

나 PD와 '예능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김태호 PD는 JTBC에서 동시간대에 새 예능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을 론칭했다. 일각에서는 '경쟁'이라 하지만, 당사자들은 "시청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이 다른 두 제작진의 예능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서진이네2'에 있어서는 묘미로 떠올랐다.

아직 한 회 밖에 방송하지 않은 '서진이네2'이지만, 나 PD의 아성에 시청자들은 다시 한번 기대를 보이고 있다.

YTN 공영주 (gj920@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