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HYBE)가 걸그룹 뉴진스를 만든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어도어 경영진 등이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려고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하이브 감사팀 소속 인력은 어도어 경영진의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했고, 대면 진술 확보에도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감사는 민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모의한 정황, 외부 컨설팅 의혹, 인사 채용 비위 등이 그 이유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 대표는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이 만든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데에 따른 보복성 감사라고 주장한다. 지분 구조상 어도어가 하이브로부터 독립할 수 없는 상황인 점도 민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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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도어
그러나 그동안 민 대표는 꾸준히 뉴진스와 어도어의 성공과 모 기업인 하이브를 의도적으로 떼어놓으려는 시도를 해왔다. 매체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런 민 대표의 의중이 곳곳에 드러난다.
앞서 민 대표는 지난 2022년 8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뉴진스 멤버 구성을 마친 후 음반의 방향성 및 청음을 진행했다면서 “하이브 내에서는 ‘밋밋하다’라거나 ‘대중성 없는 스타일’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기존의 ‘K팝 아이돌 문법이 아니라 히트가 어려울 것’이라 의견도 들었다”고 말했다. 하이브 내에서 탐탁지 않은 반응에도 이들의 데뷔를 밀어붙인 것이 민 대표 자신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그는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도 “어도어가 하이브 내 자회사로 출발했기 때문에 겪는 여러 오해가 있다. 어도어는 민희진이 지향하는 음악과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라고 못 박았다.
이 인터뷰에서 민 대표는 “하이브에서 어도어를 론칭하며 강력히 보장받기를 원했던 내용은 ‘창작과 운영 자율성에 간섭이 없는’이라는 확고한 전제였다. 어도어의 프로덕션 구축과 진행에 있어 하이브는 어떠한 연관성도 접점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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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도어
이처럼 민 대표는 어도어와 뉴진스가 이룬 성공이 하이브의 자본 혹은 명성 덕이 아님을 꾸준히 강조했다. 그리고 이런 민 대표의 선 긋기는 하이브 내부에서도, 하이브 아티스트를 소비하는 팬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논란이 됐다. ‘정말 하이브 덕 없이 뉴진스가 이렇게 클 수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이 늘 따라다녔다.
이런 민 대표의 지난 발언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독립 시도가 실제로 가능한지 여부와 별개로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 대표가 이룬 성과와는 별개로 그의 소통 스타일이 워낙 개성이 강하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어도어의 탄생 자체도 쏘스뮤직으로부터 분리된 것인 만큼 뉴진스, 어도어 모두 민 대표의 독창성으로 어느 날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민 대표가 공식 인터뷰로 몇 번이나 선 긋기를 한 점이 현재 하이브 경영진에게 곱게 보였을 리는 없다”고 귀띔했다.
현재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에게 감사 질의서와 함께 민 대표의 사임 요청, 현 어도어 이사진 교체를 위한 주주총회 소집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YTN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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