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이수만의 시대'가 끝내 저물었다. 설립 30년차의 일이다. 표면적으로는 이수만 씨가 지분을 모두 매각했고, 내부적으로는 이수만 씨가 기획했던 'NCT 확장 체제'가 끝을 맺었다.
지난달 28일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86만 8,948 주를 현금 1,042억 7,376만 원에 오는 3월 7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인수가는 이날 종가 7만 9,500원보다 51% 높은 12만 원이다.
이로써 이수만 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SM 주식을 모두 청산했다. 지난해 2월 하이브와 카카오 사이 SM 인수전이 벌어졌을 당시 보유하고 있던 지분 14.8%를 약 4,228억 원에 매각했고, 이번에 거래 종결 1년 만에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나머지 주식을 모두 하이브에게 넘겼다.
사명부터 창업주 이수만 씨의 이름을 딴 SM이 '이수만 회사'라는 타이틀을 완전히 내리게 된 셈이다. 지금의 K팝 글로벌 시대에 오기까지 SM의 리더로 가요계 선구자 역할을 해왔던 그의 30년 SM 생활은 5,000억 원이 훌쩍 넘는 현금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이수만 씨의 SM 주식 추가 매도가 발표된 이날은 NCT 위시(NCT WISH)의 데뷔곡 '위시(WISH)'가 전 세계에 공개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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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SM엔터테인먼트
NCT는 '무한 확장 체제'를 콘셉트로 내걸고 지난 2016년 데뷔한 그룹이다. 멤버 수와 그룹의 형태가 고정돼 있지 않은 '아이돌 그룹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싶었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7년간 NCT U, NCT 드림, NCT 127, WayV까지 데뷔했다.
NCT 위시는 그런 '무한 확장 체제'의 문을 닫는 마지막 새 그룹이다. 이수만 씨가 SM을 떠나면서, SM은 이 팀을 끝으로 NCT의 무한 확장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수만 씨의 초기 기획의도를 지운 NCT 위시는 'SM 내 이수만 시대'의 종말과 SM의 새 시대를 상징적으로 알리는 그룹이기도 하다. NCT 중 유일하게 이수만 씨의 프로듀싱을 받은 적이 없고, SM 3.0 체제에서 데뷔하게 됐다.
이에 이 그룹의 성공 여부에 따라 NCT 무한 확장 체제의 종결에 대한 실질적 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CT 위시의 데뷔에는 남다른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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