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기는 기세라는 생각을 해요.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내 것을 정답으로 만들고 시청자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외계+인'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걱정을 떨쳐내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기세를 갖는 것이 중요했어요."
김태리 씨가 돌아왔다.
2022년 여름, 영화 '외계+인'에서 손에 총을 쥐고 고려시대를 활보하며 외계인을 비롯해 신선, 도사들과 대결을 벌이며 '이안'이라는 전에 없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던 그는 1년 6개월 만에 한층 더 성숙해진 캐릭터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SF, 액션, 사극, 드라마까지. 다채롭고 복합적인 장르 특성상, '외계+인' 2부에서 김태리 씨의 변화와 변신은 단연코 돋보인다. 총과 무술을 통한 액션이 돋보였던 1부와 달리 이번 작품에서 그는 작정한 듯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배우로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YTN은 지난 4일, 서울시 종로구에서 '외계+인' 2부를 통해 다시 한 번 이안 역할을 맡아 거대한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 김태리 씨와 인터뷰를 갖고 개봉을 앞둔 소감과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들어보았다.
앞서 전작이 154만 관객이라는 다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던바, 그는 당시 심경과 2부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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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계+인' 2부의 배우 김태리 ⓒCJ ENM
"배우의 역량은 최선을 다해서 과정에 임하는 것 까지인 것 같아요. 작품의 흥행여부는 여러 요인이 작용해서,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측이 안돼요. 저를 비롯해 모두가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감독님이 다시 집중하실 수 있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드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전에 없이 독특한 세계관과 다양한 시공간을 오가는 영화의 설정이 일부 관객에게는 높은 허들로 작용했을 터, 이에 김태리 씨는 "2부는 1부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빠져들 수 있는 작품이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 자체를 즐기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작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관객들이 2부에서 충분히 답을 얻었다는 반응이 나오길 희망한다"라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그의 설명처럼 이번 영화는 1부를 보지 않은 관객도 줄거리에 대한 이해가 어렵지 않도록 초반부 요약을 통해 이야기의 문을 연다. 52가지 버전의 편집본 만들고 비교해가며 누구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든 최동훈 감독의 노력의 중심에서 김태리 씨는 내레이션을 통해 몰입감을 한층 높였다.
앞서 지난 2022년 7월 '외계+인' 1부 당시 최동훈 감독의 이름 세 글자만으로 영화를 선택할 이유가 충분했다며, 최 감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전했던 그였다. 모든 작업을 마친 후 김태리 씨가 최동훈 감독에게 배운 것은 무엇일까?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김태리 씨는 '사랑'과 '행복'이라는 단어를 힘주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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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계+인' 2부의 배우 김태리 ⓒCJ ENM
그는 "영화에 대한 감독님의 애정과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 사랑이 배우에게는 큰 힘이 됐고, 영화 자체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 것 같다. 감독님과 작업은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기에, 꼭 다시 한 번 더 작업을 함께 하고 싶다"라며 최동훈 감독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그간 영화 ‘아가씨’의 숙희를 시작으로 '1987'의 연희,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 '승리호'의 장선장을 비롯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과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희도, '악귀'의 구산영 까지. 늘 쉼없이 새로운 도전으로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던 그가 '외계+인' 시리즈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매 작품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지만 그는 특히 '외계+인'을 통해 '동료들과 소통을 통해 생긴 믿음의 힘'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태리 씨는 동년배 동료인 류준열, 김우빈 씨를 비롯해 선배 배우 염정아, 조우진, 진선규, 김의성, 이하늬 씨 등을 언급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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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계+인' 2부의 배우 김태리 ⓒCJ ENM
또한 그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본인의 연기가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촬영장에서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는 그는 "많은 관객과 시청자를 만나면서 내가 했던 것이 정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정답인 줄 알았다면 불안에 떨기 보다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라며 한층 더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연기한다고 말했다.
2022년 7월, '외계+인' 1부를 통해 인터뷰 했던 당시 그는 인터뷰 장소를 가득 메우는 그의 호쾌한 웃음과 투명한 진심이 빛나는 매력적인 배우였다. 1년 6개월 사이 맑고 밝은 마음 위로 진중함과 신중함이 더해진 듯했지만, 그는 여전히 매 순간 기자를 기대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배우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김태리 씨가 주연을 맡은 '외계+인'은 오는 10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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