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예능 ‘2억9천’ 이원웅 PD와 강숙경 작가가 예비부부의 진심부터 실제 촬영 에피소드까지 모두 담은 두 번째 인터뷰를 공개했다.
내달 2일 저녁 7시 45분 첫 방송하는 tvN ‘2억9천’(연출 이원웅/작가 강숙경)은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진 열 커플이 서로의 믿음과 사랑을 증명하고 결혼이라는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담은 서바이벌이다. 최종 우승 상금은 2억 9천만 원이다.
앞서 ‘강철부대’로 밀리터리 서바이벌이 장르를 성공시킨 이원웅 PD와 ‘피지컬: 100’을 통해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강숙경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또 예능 ‘돌싱글즈’와 ‘나는 솔로’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유현철, 김슬기 커플이 참가해 화제다.
다음은 제작진과의 일문일답이다.
Q. 2억9천만 원 우승 상금을 받기 위해 펼치는 예비부부 서바이벌이 흥미진진 합니다. 어떤 모습이 중점으로 담길까요?
이원웅 PD : 대부분의 연애 프로그램이 처음 만난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는 반면, ‘2억9천’은 이미 사랑에 빠진 커플에서 출발합니다. 여타 서바이벌 참가자와 예비부부 참가자들은 마인드가 다르더군요. 가장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자기 편과 함께 대결을 펼치니 그 어떤 고난이도 미션에도 용기가 있었고, 거침없이 솔직하셨습니다.
촬영 중 제작진의 예상을 벗어나는 그림이 많았습니다. 저와 강숙경 작가는 ‘강철부대’나 ‘피지컬: 100’ 같은 극한의 서바이벌을 해왔던 터라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미션이 난이도가 상당한 편입니다. 그러나 예비부부 참가자들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서’인지 엄청난 용기와 합으로 제작진이 준비한 미션을 유유히 다 해내시더군요. 사랑을 하게 되면 모두가 특수부대 수준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Q. ‘2억9천’ 촬영은 예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았다고 들었는데요. 실제 촬영 현장을 좀 더 생생하게 들려주실 수 있나요?
이원웅 PD : 예비부부 참가자들이 미션 전후에 많이 우셨습니다. 서바이벌에 참여하게 되면서 감정이 풍부해지고 솔직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 번은 바다에서 극한의 미션을 끝낸 커플이 너무나도 서럽게 서로를 부둥켜안고 우셨는데, 그걸 찍고 있는 카메라 감독님도 끅끅 소리를 참으며 함께 오열을 하고 계시군요. 저와 함께 ‘도시어부’, ‘강철부대’ 등 험지에서 묵묵히 싸워왔던 감독님이 말입니다. 왜 그렇게 서럽게 우셨는지 나중에 이유를 물어보니 ‘서로를 꽉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예비부부들을 보고 있으니 괜히 눈물이 터져 나왔다. 스스로 주책’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 또한 그 마음을 알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온전히 몸과 마음을 맡긴 채 나의 가장 추하고 약한 모습을 보여줘도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 함께 울고 뒹구는 예비부부들의 모습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Q. 신청자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였는지, 가장 인상적인 신청자가 있을까요?
강숙경 작가 : 오백 커플 넘게 지원했습니다. 그중 열 커플만이 최종 참가자로 선정됐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커플의 군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이도 국적도 다양했고 사랑에 빠진 이유도 모두 달랐습니다. 그래서 열 커플을 뽑는 과정이 진지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한번의 이별을 겪고 재혼을 원하는 커플, 학창 시절 만난 첫사랑을 15년 째 만나는 커플, 사귄 지 한 달 만에 동거를 시작한 커플, 교통사고로 달콤한 동거가 아닌 병간호로 애정이 깊어진 커플까지 열 커플 중 인상적이지 않은 커플은 없습니다.
Q. 예비부부들의 서바이벌은 어떤 점이 특별할까요?
이원웅 PD : 최근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진정성 논란을 겪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정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규정하기는 힘들지만, 시청자들은 ‘진정성 없음’을 정확하게 꿰뚫어보시는 것 같더군요. ’2억9천’을 기획하면서 참가자들이 무조건 진정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주제의 서바이벌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결혼해 평생을 살기로 약속한 사람과 방송 출연을 한다면 진정성이 반드시 담보 되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열 커플을 선발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곧 결혼을 약속한 연인과 서바이벌에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야 한다는 건 정말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결정입니다. 특히 결혼은 두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기에 실제로 양가 부모님들께서 반대해 출연을 고사한 커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2억9천’에 참가한 커플들은 정말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고 그 감정은 절대로 거짓이 없다는 것입니다. 남녀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사랑하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감정을 겪는지 사랑의 순수한 형태를 다시 확인하실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숙경 작가 : 저 역시 예비부부의 진정성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참가자와 같은 공간에서 촬영을 하다보면 그들의 감정에 이입하고 그들의 인생에 금방 빠져듭니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질 때 가슴이 먹먹하도록 감동을 느끼고 존경심을 갖게 됩니다.
또 ‘2억9천’에도 ‘피지컬: 100’같은 스포츠맨십이 있습니다. 승리한 커플은 패한 커플에게 예우를 갖추고 패한 커플은 승리한 커플을 인정하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 ‘피지컬: 100’에는 없는 스킨십이 있습니다. 미션에 이겨서, 힘들어서, 탈락해서, 그냥 눈이 마주치면 애정 표현을 합니다. 너무 자연스럽고 어쩔 때는 애정 표현도 경쟁이어서 가끔 드라마를 찍고 있는 건가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반면 말 한마디에 싸우고, 무심한 눈빛 한 번에도 서럽게 울음이 터지기도 합니다. 촬영을 하던 모든 날 모든 순간이 너무 리얼해서 촬영하고 있다는 걸 잊을 만큼 독특한 색깔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확신합니다.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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