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자아성찰 끝에 기후변화전문가의 길을 가게 됐어요. 유일무이 전무후무 '전 기상캐스터, 현 기후캐스터'가 되려합니다.”
기상캐스터로 익숙한 정주희 씨가 기후변화전문가로 변신한다.
최근 YTN Star와의 인터뷰에서 정주희 씨는 “출산 후 복귀 의사를 회사에 전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NO’였다”며 “처우가 프리랜서니 다시 받아줘야 할 법적 의무는 없지만, 7년을 몸담은 회사가 야속하게 느껴지고 화도 많이 났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뉴스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 '엄마 기상캐스터'는 안 된다는 게 모순적이기도 했다”면서도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더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주희 씨는 평소 일회용품을 쓰면서 느끼던 죄책감이 기후변화전문가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라고 전했다.
기후변화전문가(그린플루언서)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기후환경 변화의 위험성을 알리고, 실천 가능한 생활 속 대처 방법을 공유한다.
"책 를 읽으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당시 경력 단절의 우울감을 없애고자 책을 많이 봤거든요. 이후 방송인 타일러 씨가 나온 강의도 찾아보니 이 상태라면 2050년에는 전북 군산 등 서해안 지역이 물에 잠겨 없어진다고 해요. 이게 남의 이야기가 아닌 정말 내 일이 더라고요. 기후 위기를 막지 못하면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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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서 플로깅 활동 중인 정주희 씨
현재 정주희 씨는 기후변화전문가 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오는 3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환경 문제를 저만 알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제대로 공부해서 ‘국내 1호 기후캐스터'로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공부뿐만 아니라 작은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주희 씨는 “최근 우리 동네 에코허브 자원순환 스태프 모집 공고를 보고 일일 봉사도 했다. 또 지구 닦는 사람들 ‘와이퍼스’라는 비영리 단체에 연락해 여의도 한강공원과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서 플로깅 활동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정주희 씨는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했다"며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래했던 방송을 중단하면서 아쉬움은 없었을까. 정주희 씨는 “방송의 끈은 놓지는 않을 생각이지만, 중요한 건 전문성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한다.
“기상캐스터들도 기상청 발표 자료를 해석·판단하고,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하지만 일하면서 외모로만 평가를 받을 때 회의감이 들었어요. 정작 큰 재난재해 상황일 때는 기상전문기자의 역할이 더 중요시 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어요. 제가 기상캐스터를 오래 했어도 기상학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전문가가 될 수는 없겠구나 싶었어요. 제가 선택한 기후변화전문가는 마침 기상과도 연결이 돼 이어서 ‘이게 딱 내 길이다’ 싶었습니다.”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정주희 SNS]
YTN 공영주 (gj920@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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