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가 흥행 가도를 타고 2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터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긴박한 탈출기를 탄탄한 서사로 완성시켰다는 호평을 얻으며 뜨거운 입소문의 주인공이 됐다.
개봉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반응은 여전히 뜨거운 실정이다. 잇단 신작 개봉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2위를 고수하며 좋은 영화의 힘을 실감케 하고 있다.
영화는 당초 지난해 개봉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거듭 미뤄져 올 여름 선보여지게 됐다. 공교롭게도 현제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한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시기가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는 중이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아프간'이 연관검색어로 뒤따를 만큼 영화는 관객들에게 이유 있는 기시감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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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소재로 쓰인 '대사관 탈출'이 현재 아프간에서는 영화가 아닌 실제 상황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1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진입하고 아프간 정부가 사실상 항복을 선언하는 등 사태가 급변하면서 현지 한국대사관이 잠정 폐쇄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프간에 체류했던 우리 교민 대부분은 정부가 지난 6월 철수를 요청한 이후 현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프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교민 한 명이 현지 잔류를 희망하면서 철수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외교 당국의 설득 끝에 막판에야 철수를 결심하게 된 교민과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17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떠나면서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한국인 아프간 탈출' 작전을 완료했다.
카불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현지 아프간인들도 패닉에 빠졌다. 국외로 탈출하기 위해 국제공항으로 몰려든 인파가 빚어낸 아수라 역시 '모가디슈'의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아프간인 640여 명이 대형수송기에 발 디딜 틈 없이 앉은 모습 또한 영화 속 한 장면과 겹쳐지며 안타까움을 안기기도 한다.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한꺼번에 몰려 미군 비행기에 매달리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카불 점령 후 아프간을 탈출했거나 시도하고 있는 사람이 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이고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 나라만의 사태가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한 아프간 사태에 전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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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비슷한 상황을 담은 영화 '모가디슈'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50여개국에서 선보여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작은 나라에서 날아온 영화에 신드롬에 달하는 관심이 쏟아질 순 없겠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모가디슈'와 아프간 사태를 연결시키며 영화에 담긴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북미에서는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100%, 관객 팝콘 지수 역시 95%로 역상승하는 기염을 토했고, 세계적인 영화인들도 영화를 호평하고 나서 눈길을 모은다. '마션'(2015) '에이리언' 시리즈 등으로 저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은 "'모가디슈'의 이야기는 알려질 가치가 있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영화를 공개한 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극찬했다.
'월드워Z'(2013) '007 퀀텀 오브 솔러스'(2008)로 유명한 마크 포스터 감독 역시 "'모가디슈'는 평범한 행동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 감명 깊은 작품은 우리에게 더 밝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준다"며 큰 의미가 담긴 평가를 전했다. 거장들의 평가대로 '모가디슈'가 혼란으로 가득찬 전세계에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모가디슈'는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유럽은 물론 영화의 촬영지인 모로코를 비롯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 쿠웨이트, 예멘, 시리아, 오만, 리비아, 레바논, 에티오피아 등 대부분의 중동·북아프리카 국가에서도 판매됐다. 여기에 일본,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몽골, 인도네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모가디슈'가 선보여지게 됐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YTN 이유나 (ly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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