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nd BIFF] #文 대통령 #여성 영화인 #신성일 어록…부국제 달군 키워드 5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가 내년을 기약하며 열흘 간의 축제를 마무리했다.

올해 부국제에서는 75개국에서 출품한 300편의 작품이 공개됐다. 월드 프리미어 99편과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31편으로 꾸려졌으며, 5개 극장 32개 스크린에서 상영을 마쳤다. 또 처음으로 'VR 시네마 in BIFF' 코너가 마련돼 부국제를 찾은 관객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안겼다.

이에 영화제의 총 관객 수는 작년 16만5149명에서 17% 증가한 19만2991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다양한 이슈와 볼거리가 가득했던 부국제를 5대 키워드로 정리,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화려한 ★들의 잔치…"서신애부터 고현정까지"
일부 유관 단체들의 보이콧이 풀리며 개막식을 시작으로 각종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스타들이 많았다. 개막식 사회자 장동건 윤아를 비롯해 신성일, 안성기, 손예진, 문소리, 서신애, 조진웅, 윤계상, 송일국과 삼둥이(대한 민국 만세), 이정진, 김래원, 문소리, 권해효, 문근영 등 수많은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 중 단연 화제의 중심은 서신애였다. 아역 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가슴 깊이 파인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틀 연속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한 사실이 이를 방증했다. 이에 대해 서신애는 "예상치 못한 뜨거운 관심으로 얼떨떨한 기분이다"면서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영화 '당신의 부탁'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태풍의 여파로 대부분의 야외 행사가 취소됐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많은 영화인들이 오픈토크와 야외무대인사를 통해 관객과 직접 호흡했다. 총 4회의 오픈토크와 21회의 야외무대인사가 진행된 가운데, '메소드'의 박성웅·윤승아·오승훈, '희생부활자'의 김래원·김해숙, '맨헌트'의 하지원, '남한산성'의 이병헌·박해일·박희순·고수 등이 팬들과 만났다.

관객과의 만남(GV) 행사를 통해 오랜만에 부국제에 모습을 드러낸 스타도 있었다. '미씽: 사라진 여자'의 공효진을 비롯해 '당신의 부탁'의 임수정,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고현정이 그 주인공. 이들은 극장을 찾아 관객들과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눴다.

▶거장·스타감독의 내한…#올리버스톤 #오우삼
2015년부터 이어진 보이콧으로 국내 영화 감독은 대부분 불참했다. 그나마 그 아쉬움을 달랜 건 거장 및 스타 감독들의 내한이었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중국의 오우삼, 미국의 올리버 스톤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부산을 찾아 영화 팬들과 다양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올해 부국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세 번째 살인'으로 부산을 찾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의 교장이자 '십년 인터내셔널 프로젝트'의 책임 프로듀서로 연일 바쁜 행보를 보였다. '맨헌트'로 첫 내한한 오우삼 감독은 핸드프린팅 행사와 야외 무대인사에 참여하며 그를 기다린 한국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특히 할리우드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올리버 스톤 감독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최근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스타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에 대한 언급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법을 어겼다면 당연히 재판을 받을 거다.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역시 "남성이나 여성이나 관용을 보여줄 수 없는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성일 어록…"홍상수는 상속자"
올해 부국제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신성일도 빼놓을 수 없다. 신성일은 1960년 '로맨스 빠빠'로 데뷔해 2013년 출연한 '야관문'에 이르기까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50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그 자체가 한국영화의 산증인이자 역사인 셈이다.

지난 6월 폐암 3기 진단을 받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지만, 1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현장을 좌지우지는 신성일의 에너지에 모두가 놀랐다는 후문. 신성일은 "57년 동안 연기를 했으니까 지금 이 나이에 회고전을 하는 건 딱 맞는 거 같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 신성일은 홍상수 감독 부모님과의 남다른 인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자신이 출연한 이만희 감독의 '휴일'을 아끼는 작품으로 꼽으며 "'휴일'의 제작사 대표인 故 홍의선 전옥숙의 아들이 바로 홍상수 감독"이라고 밝혔다. 특히 "홍상수는 재산이 많다. 상속자이기 때문"이라는 깜짝 고백은 연일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여성 영화인의 존재감↑…"신수원 밀고 실비아 창 끌고"
올해 부국제는 여성 영화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부국제 개최 이래 최초로 '유리정원'(감독 신수원), '상애상친'(감독 실비아 창) 등 여성감독의 영화들이 나란히 개·폐막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남초현상에 시달리는 한국영화계에서 더욱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흐름은 각 부분 초청작에서도 이어졌다. 정재은 감독의 '나비잠', 방은진 감독의 '메소드', 정가영 감독의 '밤치기',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 등 다수의 여성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정가영 감독의 '밤치기'는 비전 감독상을,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는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폐막작 '상애상친'을 연출한 실비아 창 감독은 "이제는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감독으로만 봐줬으면 한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여성 감독들이 영화를 해 나가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 계속 많이 노력해달라"는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文 대통령의 깜짝 방문…"최대한 지원하되 간섭 않겠다"
올해 부국제를 달군 최고의 게스트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현직 대통령이 부국제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 문 대통령의 깜짝 방문은 침체된 부국제의 화제성을 톡톡히 끌어올렸다.

지난 15일 부산을 찾은 문 대통령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최근 2, 3년간 침체된 것이 가슴 아팠다. 힘내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오게 됐다"며 참석 이유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성 문제를 다룬 '미씽: 사라진 여자'를 관람하며 해당 이슈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다이빙벨' 상영 이후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국고 지원금이 반 토막 났다"며 "정부는 부국제를 과거의 위상으로 되살리기 위해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부국제 정상화에 힘을 실었다.

부산=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출처 =뉴시스,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