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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실제 해고 노동자, 치유받았다는 후기에 다행"

2026.11.06 오후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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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실제 해고 노동자, 치유받았다는 후기에 다행"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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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노동자 문제를 단순히 이들이 '얼마나 억울하고 고통받느냐'처럼 1차원적인 이야기로 다룰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오늘(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영화의 공개를 앞두고 있는 이날 오후, 이창동 감독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이번 영화는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영화는 해고 노동자들의 비극적인 삶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지만, 이를 얄팍한 계급 서사나 자극적인 갈등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단의 호평을 끌어냈다. 이 감독 역시 이 지점을 철저히 경계했다고.

그는 "우리가 근대 이후 지켜오던 노동의 가치가 급속도로 경시되고 무시되며, 오로지 수익성만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았다. AI가 등장하며 앞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욱 파괴되고 존재의 정체성이 위협받는 '자아 상실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미 자본이 우리 시대를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는 일상 속에서, 나약해 보이는 한 개인이 거대한 힘에 맞서 어떻게 자기 존엄을 찾을 것인지 다층적인 시각에서 묻고 싶었다"고 영화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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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이날 이 감독은 타인의 고통을 다루는 창작자로서 느낀 윤리적 고뇌와 깊은 고민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보였다. 그는 상업 오락 영화들이 전쟁이나 소수자의 고통을 쉽게 소비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남의 삶과 고통에 다가갈수록 '내가 이걸 할 자격이 있나?', '이 이야기를 작품의 성공과 상을 위한 재료로 착취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극 중 예지(조여정 분)가 겪는 딜레마가 곧 나의 딜레마였다"고 고백했다.

특히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감독은 "특정 인물이 모델이라고 밝혀져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 해고 노동자분들은 며칠에 한 번씩 동료의 부고를 들어야 했고, 자신들의 권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공식화 되어버린 현실 앞에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으며 목숨을 끊었다. 극심한 상처의 후유증을 아직도 앓고 있기에, 이 영화가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분들에게 안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까 봐 몹시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부담감 때문에 그는 10년 전 한 차례 영화화를 포기하기도 했다. 당시 노동자들에게 "언젠가 다시 해보겠다"는 막연한 약속을 남겼던 그는 오랜 고민 끝에 기어코 영화를 완성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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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가능한 사랑' 포스터 ⓒ넷플릭스

완성된 작품을 실제 노동자들에게 보여준 날, 돌아온 반응은 다행히 이창동 감독의 마음을 깊게 울렸다. 그는 "해고 노동자들의 반응을 전한 인터뷰 기사에 그분들이 '선물 같았다'라는 표현을 쓰였는데 아마 정말 그러셨을 거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그저 그렇게 묻히는 게 아니라, 스크린을 통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위안을 얻으신 것 같았다"며 말했다.

이어 "혹여나 영화가 아픈 상처를 다시 덧나게 건드릴까 봐 전전긍긍했는데, '오히려 치유받는 것 같았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다. 스크린 속 주인공 부부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그 아픔을 함께 겪었던 분들이 직접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창작자로서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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