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인생을 그래프로 본다면, 등산할 때 첫 번째 쉼터에 온 기분이에요. 아직은 오르막길을 가기 전입니다."
오늘(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이하 ‘지금 불륜’) 출연 배우 김재철 인터뷰가 진행됐다.
총 8부작인 ‘지금 불륜’은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김혜수·김지훈 분)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조여정·김재철 분)가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감당 불가한 비밀로 얽히면서 폭주하는 연쇄 추돌 블랙 코미디다. 각자의 욕망을 드러내며 팽팽하게 맞물리는 네 캐릭터의 입체적인 관계성과 촘촘하게 쌓아 올린 배우들의 열연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타인은 지옥이다’, ‘살인자o난감’ 등의 이창희 감독만이 선보인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지며 공개 기간 내내 쿠팡플레이 인기작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극 중 김재철은 피부과 원장 안수정의 남편이자 바람을 당당히 여기며 딸의 양육권을 노리는 피부과 의사 주보성 역을 맡았다.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또 딸을 향한 애틋한 감정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날 김재철은 "처음 대본을 보고 기존의 한 역할과 너무 달라서 꼭 하고 싶었다. 또 제목에선 보이지 않는 소재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보성이 6부까진 잘 드러나지 않지만 7부부터는 색깔이 드러나더라. 인간적이고 보잘것없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그게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전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많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이를 발판 삼아 더 가벼운 이미지의 연기를 더 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평소 블랙 코미디를 보면서 캐릭터가 밉상일수록 더 찌질하게 망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경희가 힘들 때 위로하다가 차 안에서 제가 안으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너무 찌질했다. 그때 제 모습을 모니터 못 하겠더라"고 설명했다.
김재철은 지난 2000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얄미운 사랑', 영화 '파묘' 등에서 존재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과거 했던 역할과 다른 캐릭터인데, 자신이 섭외된 이유에 대해 김재철은 "감독님이 믿음을 주신 것 같다. 초반에 촬영하면서 중간중간 촬영 없을 때 아이디어를 낼 때 특히 좋아해 주시더라. 김혜수, 조여정, 김지훈 씨 등 기본기가 탄탄한 선배님들 사이에서 함께하니 더 시너지가 났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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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부부로 호흡한 조여정에 대해 김재철은 "드라마에선 부부로서의 모습이 많이 안 보인다. 하지만 촬영장에서 처음부터 저를 참 편하게 대해 준 분이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 주시고 정말 동네 누나처럼 친근하게 해 주는 느낌을 받아서 그 덕분에 부부 호흡을 완성했다"고 했다.
극 중 김혜수와는 불륜 직전에 딸에게 들킨다. 특히 두 사람은 김재철의 2022년 첫 드라마인 '하이에나'에서 만난 적이 있다. 김재철은 "이 작품에서 혜수 선배님을 다시 만난 건 단순한 선후배를 넘어 은사, 은인을 만난 것과 같다. 당시 저를 많이 도와주셨고, 덕분에 지금의 소속사나 그 뒤의 작품을 연이어 할 수 있었다. 이번엔 관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다음 작품에선 꼭 선배님의 마음을 훔칠 것이라고 직접 문자도 했다"며 웃었다.
이 작품에서 결국 '불륜보다 더 큰 문제가 무엇인가'에 대해 김재철은 '인간 군상'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기 위해 뭔가를 버려야 하는 인간성을 여기서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그게 불륜보다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불륜'은 '조용한 가족', '반칙왕' 같은 느낌이 있다. 사건은 터지는데, 인간의 심리를 가볍고 유치하고 인간적으로 그렸다. 새로운 블랙 코미디를 구축한 것 같고 요즘 드라마 중에서도 참 감각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자평했다.
최근 종영한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2'에도 출연한 김재철은 "주보성과 상반된 캐릭터다 보니 제가 이중적인 부분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시청자들이 요일마다 다르게 두고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히려 저는 비슷한 시기에 오픈된 것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뒤늦게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것에 대해 그는 "캐릭터, 장르를 가리고 싶지 않다. '로코'도 해보고 싶고 독립영화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지금 하나씩 그걸 이뤄가고 있다"고 했다.
데뷔 26년 차지만, 무명 시절이 꽤 길었다. 그는 "배우로서 잘 안 풀렸을 때 한강에서 '청룡영화제' 수상 소감을 혼자 연습하기도 했다"며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울컥한다. 그때의 제게 '잘 버텨왔고, 잘하고 있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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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star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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