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던 건, 한 사업가의 ‘주가조작 혐의’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던 중 전혀 다른 아주 뜻밖의 사건이 하나 걸려 나왔죠. 말씀드렸듯, 시작은 주가 조작혐의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사건의 피의자가, 자신의 아내가 연루된, 또 다른 사건을 두고 특정 경찰관과 여러 차례 접촉한 정황이 나온 건데요. 확인해보니, 단순한 연락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유흥주점 접대와 선물이 오갔고, 사건 진행 상황과 처리 방향을 두고 다소 수상한 대화가 이어진 정황이 포착됐죠. 바로 이 지점에서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건 관계자에게 접대를 받은 경찰관이 실제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건 아닌지,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밖으로 흘린 건 아닌지, 이른바 수사 무마 의혹이 불거진 건데요. 검찰은 지난 4월 해당 경찰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만 기각됐죠. 하지만 최근 해당 경찰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결국 발부됐습니다. 현재 검찰은 수사1과만이 아닌 수사2과 사건 처리 과정에도 외부 청탁이나 경찰의 개입이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물론 경찰관이 구속됐단 사실만으로 실제 ‘수사 무마’가 있었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접대와 사건 처리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실제 수사에 개입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려져야 할 텐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해당 사건의 실체와 전망, 법적 쟁점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임태혁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임태혁 변호사 (이하 임태혁)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임태혁 변호사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원화 : 오프닝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번 사건, 수사1과, 수사2과까지 얽히면서 복잡해보이기도 하는데, 일단 다른 사건들은 뒤로 미뤄두고, 수사 무마 의혹부터 제대로 짚어보죠.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어떤 사건을 무마해달라 했다는 의혹인 겁니까?
◇ 임태혁 : 네, 보도를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방송인 양정원 씨가 가맹점주들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는데, 이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 양정원 씨의 남편인 사업가 이 씨가 담당 경찰관에게 청탁했다는 의혹입니다. 검찰은 이 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간부를 통해 사건을 맡고 있던 강남경찰서 수사팀장 송 경감을 소개받았고, 유흥주점 접대와 명품 선물 등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도로 공개된 통화 내용을 보면 송 경감이 '자네 부인은 잘 끝날 거야', '고소를 취소시키겠다', 이런 말까지 했다고 하죠. 드러난 경위도 특이합니다. 검찰이 남편 이 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하면서 휴대전화를 분석하다가, 아내 사건 담당 경찰관들과의 수상한 접촉이 걸려 나온 거죠. 다만 이 과정에 양정원 씨 본인이 관여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을 보다보면 수사1과, 수사2과가 등장하는데 같은 필라테스 사기 사건이, 왜 한 곳이 아니라, 1과와 2과에 각각 배당됐던 건가요? 이 부분을 먼저 정리해야 뒤에 나오는 수사 무마 의혹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 임태혁 : 네, 같은 프랜차이즈에서 발생한 사건을 둘러싸고 비슷한 내용의 고소장이 여러 건, 여러 차례 접수됐기 때문입니다. 고소인이 여러명인 별개의 사건들이다 보니 강남서 수사1과와 수사2과에 각각 배당된 거죠. 그런데 두 사건의 운명이 갈렸습니다. 송 경감이 팀장으로 있던 수사1과는 2024년 12월 양정원 씨의 사기 혐의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하면서 사건을 끝냈습니다. 반면 수사2과 사건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다른 피고소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한동안 중지됐다가 올해 초 재개됐고, 양정원 씨도 지난 4월 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대질조사까지 받았죠. 정리하면, 한 사건의 무혐의로 전체가 끝난 게 아니었고, 문제의 접대 시점에도 진행 중인 사건이 남아 있었다는 겁니다.
◆ 이원화 : 일단 수사 1과부터 보면, 최근에 당시 1과 팀장이던 송 경감이 구속됐어요. 그런데 기억하기로는 검찰이 지난 4월에 영장 청구했을 땐 기각됐었단 말이죠. 넉 달 사이에 뭐가 바뀌어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겁니까?
◇ 임태혁 : 우선 송 경감이 받는 의혹부터 정리하면, 이 씨에게서 접대와 선물을 받고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주거나 사건 처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겁니다. 보도된 내역을 보면 지난해 2월 51만 원 상당의 향응, 7월에는 명품 스카프 등 1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이 오간 것으로 조사됐고요. 지난 4월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이유는, 그 향응과 금품이 뇌물에 해당하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술자리 자체는 있었지만 대가성이 분명치 않다고 본 거죠. 그런데 넉 달 사이 검찰이 통화 녹음 같은 자료를 보강했습니다. 송 경감이 접대 직후 이 씨에게 전화해 '담당 수사관에게 신속히 무혐의로 종결하라고 얘기했다', '결과로 말해줄게'라고 하고, 양정원 씨 이름을 거론하며 '고소를 취소시키겠다'고 한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됐죠. 접대와 사건 처리 사이의 연결고리를 의심할 자료가 쌓이자, 법원도 이번에는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를 인정해 영장을 발부한 겁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번 구속영장을 보면 이야기가, 양정원 씨 사건 하나에서 끝나지 않더라고요. 송 경감이 다른 사건에서도 피의자나 관계자들에게 돈을 받고 사건을 종결해준 정황까지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단 보도가 나왔거든요. 자택 압수수색에서 현금, 상품권이 수천만원 상당 발견됐단 의혹까지 보도됐는데 지금 송 경감을 상대로, 어떤 의혹들이 추가로 제기된 거죠?
◇ 임태혁 : 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구속영장에는 양정원 씨 사건 말고도 이른바 '사건 장사' 정황이 적시됐다고 합니다. 자신이 맡은 사건의 피의자를 따로 불러내 수백만 원을 받고, 무혐의 처분 뒤에 다시 찾아가 또 금품을 받은 정황. 이런 식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여러 사건 관계자들에게서 사건 무마 명목의 돈을 수차례 받았다는 의혹입니다. 지난 3월 자택 압수수색에서 현금과 상품권 3천만 원 상당이 발견됐다는 보도도 있었고요. 여기에 검찰 조사를 앞둔 뇌물 공여자에게 '뇌물이 아니라 친분에 따른 돈거래라고 말하라'며 이른바 진술 코칭을 하고, 조사에 응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녹취까지 확보됐다고 하죠. 첫 영장이 기각된 뒤에도 사건 관계자들과 계속 접촉했다는 정황도 있는데, 이런 부분이 증거인멸 우려 판단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영장에 적힌 혐의, 의혹 단계라는 점은 전제하고 봐야겠습니다.
◆ 이원화 : 물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해서, 유죄다, 사건 무마가 있었다, 이 뜻은 아니란 점, 꼭 구분해서 들으셔야할 것 같고요. 수사2과로 넘어가보죠. 수사2과는 아직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야기 했습니다만, 최근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된 것 같던데요? 수사2과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은 뭔가요?
◇ 임태혁 : 핵심은 '진행 중인 사건에도 손을 대려 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참고인 조사에서 수사2과 팀장이 지난해 7월 고소인들을 불러 고소 취하를 권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다른 피고소인들 혐의는 명확한데 양 씨 혐의는 애매하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거죠. 고소인들이 강하게 반발해 실제 취하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주목하는 건 시점입니다. 경찰청 소속 B경정이 남편 이 씨에게 '수사2과 팀장에게 말을 다 해놨으니 고소 취하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통화한 지 2~3일 뒤에 그 권유가 나왔다는 겁니다. 우연이라기엔 공교롭죠. 수사1과 건이 이미 끝난 사건을 둘러싼 접대가 문제라면, 수사2과 건은 지금도 살아 있는 사건에 대한 개입 시도가 있었느냐는 문제라서, 사실로 확인된다면 무게가 훨씬 무거워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이원화 : 수사 무마 의혹, 이라 이야기 나옵니다만, 우리 법에 수사무마죄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결국 법적으로는 뭘 확인해야 합니까? 어디까지 사실로 드러나야 해당 경찰관들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겁니까?
◇ 임태혁 : 맞습니다. 형법 어디에도 '수사무마죄'라는 죄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세 갈래로 쪼개서 봐야 합니다. 첫째, 뇌물죄입니다. 경찰관이 자기 직무와 관련해 접대나 금품을 받았느냐. 핵심은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인데, 부탁이 노골적이지 않았더라도 직무 관련 대가로 평가되면 성립합니다. 단순한 '사교 자리'에 불과했는지는 만난 시점과 액수, 반복성, 대화 내용으로 그어지고요. 둘째, 공무상비밀누설죄입니다. 수사 진행 상황이나 처리 방향은 직무상 비밀인데, 이걸 사건 관계자에게 흘렸다면 그 자체로 처벌 대상입니다. 실제로 송 경감의 구속 죄명이기도 하죠. 셋째, 실제로 사건 처리를 비틀었다면 직권남용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청탁금지법, 흔히 김영란법이죠. 대가성 입증이 어려워도 공직자가 한 번에 100만 원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그것만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마가 '성공'했는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청탁이 실현되지 않았어도 돈을 받았다면 뇌물죄는 성립합니다.
◆ 이원화 : 특히 “내가 담당 수사관한테 얘기했다”는 말과 실제 담당 수사관에게 압력을 넣어서 수사 결과를 바꿨다는 건 또 다른 문제잖아요. 말 그대로 허세를 부린 건지 실제 수사에 손을 댄 건지를 가려내려면, 어떤 증거들이 중요합니까?
◇ 임태혁 : 네, '얘기했다'는 말만으로는 실제 개입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술자리에서 과시하려던 허세일 수도 있으니까요. 얘기를 실제로 했는지, 얘기를 한 경우에도 어떤 경위에서 어떻게 말했는지가 모두 중요합니다. 네 가지 정도를 살펴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 담당 수사관의 진술입니다. 팀장에게 실제로 어떤 말을 들었는지, 그게 지시나 압박으로 느껴졌는지. 둘, 사건 기록 자체입니다. 조사 일정이 갑자기 미뤄졌다든지, 통상적인 절차와 다른 이례적인 흔적이 있는지. 셋, 시점의 맞물림입니다. 접대나 통화 직후에 사건 처리 방향이 바뀌었다면 강력한 정황이 되죠. 넷, 내부 보고와 결재 기록입니다. 결국 '말'과 '기록'을 대조하는 싸움이 되겠습니다. 한 가지 짚어드리면, 설령 허세였다 해도, 그러니까 실제 개입 없이 돈만 받은 것이라 해도 뇌물죄 성립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실제 개입까지 확인되면 죄책은 훨씬 무거워지겠죠.
◆ 이원화 : 이번 사건이 더 심각하게 보이는 이유는요. 경찰 한 명 개인의 일탈로 끝날지조차, 알 수가 없단 점 같은데 만약 향후 수사를 통해 외부 청탁이나 압력 때문에 수사가 왜곡됐다, 이게 사실로 확인되면, 이미 내려졌던 “혐의없음” 같은 수사 결과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존 사건 자체를 다시 수사하게 되는 건가요?
◇ 임태혁 : 다시 수사할 수 있습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나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달라서, 한번 내려졌다고 사건이 영원히 봉인되는 게 아니거든요. 재수사로 가는 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고소인의 이의신청입니다.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 검사가 직접 들여다보게 되죠. 둘째, 이의신청이 없어도 불송치 기록은 일단 검찰로 보내 검토 받게 돼 있는데, 검사가 보기에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절차가 끝난 사건이라도 숨은 물증이나 새 진술 같은 새로운 증거나 사정이 나오면 수사기관이 스스로 사건을 다시 꺼낼 수 있습니다. 다만 어느 길이든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야 한다는 한계는 있고요. 법원 판결을 뒤집으려면 재심이라는 아주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지만, 수사기관의 처분에는 그런 제한이 없다는 게 큰 차이죠. 그래서 수사 과정이 청탁으로 왜곡됐다는 게 사실로 확인되면, '혐의없음'으로 끝났던 수사1과 사건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수사2과에는 지금도 진행 중인 사건이 남아 있기도 하고요.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