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오’에 참여한 픽사 소속 이재준 이펙트 테크니컬 디렉터가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엘리오’는 지구별에서 혼자라 느끼던 외톨이 엘리오가 어느 날 갑자기 우주로 소환돼 특별한 친구를 만나며 펼쳐지는 감성 어드벤처 영화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엘리멘탈’ 등에도 참여한 이재준 디렉터는 이번 영화에서 광활한 바다 효과와 모래 효과 작업을 담당해 작품을 한층 더 풍성하게 표현해 냈다.
오늘(2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재준 디렉터는 작품 작업 과정과 더불어 최근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K-애니메이션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을 전했다.
먼저 그는 "이펙트 작업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물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일반 관객들은 하나의 화면을 보시지만, 그 1~2초의 화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천 대의 컴퓨터가 필요하다. 이번 작품에서 바다 작업을 주로 했기 때문에 이는 굉장히 도전적인 작업이었다"라고 작업 소회를 전했다.
특히 바다와 같은 자연을 구현하는 것은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는 것과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할 터, 이에 이 디렉터는 "캐릭터가 인간의 감정을 연기하듯, 자연현상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거친 파도는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을 표현하고, 슬픔이나 고뇌는 잔잔하게 일렁거리는 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이재준 디렉터는 "캐릭터를 통해 연기하는 것과 시뮬레이션 효과를 만드는 것이 겉보기에는 다르지만, 결국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공통의 목표는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보기
'엘리오'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최근 북미에서 흥행에 성공한 '킹 오브 킹스'를 비롯해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국인이 참여한 일명 'K-애니메이션'들이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바, 이 디렉터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자랑스러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이 디렉터는 "15년 전 미국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한국의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다. 매우 열심히, 무엇이든 치열하게 하는 것이 한국인의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만든 결과물이 축적되며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문화 강국으로 거듭난 한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관객들은 어느 나라보다 픽사 작품에 관심을 갖고 좋아해 주신다고 생각한다. 픽사는 단순한 유머나 비주얼적인 자극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을 건드리고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려고 한다. 한국 관객의 수준이 높기에 이 같은 픽사의 작품을 알아봐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이재준 디렉터는 픽사와 함께 일하길 꿈꾸는 한국의 청년들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픽사는 전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와 있는 아티스트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왔고, 지금도 만들고 있다. 픽사에 들어오는 것에 왕도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계속해서 본인의 실력을 쌓고 때를 기다리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한편, 이재준 디렉터가 참여한 '엘리오'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