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지효가 해녀로 변신했다.
오늘(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퍼드 호텔에서 JTBC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연출 허진, 이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허진 국장, 이후 PD, 송지효, 제주 해녀 3인(박미정, 오기숙, 현순심)이 참석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촬영 후기를 전했다.
‘딥 다이브 코리아’는 송지효가 제주에서 해녀 물질에 도전하고, 그들과 진정한 유대감을 형성해 나가는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JTBC와 BBC 스튜디오의 첫 공동 제작 콘텐츠이자, 국내 방송사 중 최초로 BBC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한 사례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작발표회에서는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을 후원한 제주 포도뮤지엄의 초청으로, 해녀들로 구성된 ‘하도 해녀 합창단’이 특별 공연을 펼쳤다. 송지효도 제주 해녀들의 일원으로 마지막 곡인 ‘나는 해녀이다’를 함께 부르며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허진 국장은 “해녀분들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송지효가 해녀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강인한 정신과 삶의 방식을 같이 느끼고 공감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마지막엔 ‘해녀와 친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BBC와의 공동 제작에 대해서는 “사실 힘들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한국 방송 제작 과정에는 없는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해녀 문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과정이 있었고, 점차 서로 이해하며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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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으로 방송되는 이번 다큐멘터리는 송지효의 뜨거운 도전과 해녀들의 삶, 삼춘(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웃어른을 부를 때 쓰는 제주 방언)들의 인생 이야기, 하도리 해녀들의 가을 첫 물질에 함께 나서는 송지효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그릴 예정이다.
해녀라는 소재를 택한 이유에 대해 허 국장은 “이미 한국에서 여러 다큐로 제작됐고, 5~10년 전만 해도 선풍적인 관심을 받았다. BBC가 먼저 관심을 보였다. 우리는 ‘해녀는 너무 많이 다뤄지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BBC 측에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큐였으면 좋겠다’, ‘어렵지 않게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 송지효 씨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BBC 측이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후 PD는 “송지효 씨 어머니가 수영선수 출신이셔서 수영을 잘하지 않을까 싶어 기획안을 드렸다. 그런데 받자마자 ‘무조건 한다’, ‘나 아니면 못 할 것 같다’고 하더라. 예능을 많이 하신 분이라 다큐에 어울릴까 고민도 있었고, 진정성 있게 참여하실 수 있을까, 해녀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무조건 하겠다’는 말에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허진 국장은 “송지효 씨가 촬영하면서 콧피, 콧물, 심지어 침까지 흘려서 배우 이미지를 지키느라 힘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뒤, “방송에서 많이 편집됐는데 그만큼 진솔하게 해 주셔서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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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효는 “기획안을 받자마자 ‘이건 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하고 싶었다. '런닝맨'을 10년 넘게 하고 있지만 현장, 연기,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있어서 조금 재미가 없었다. 반복적인 루틴이 싫은 건 아닌데 회의감이 좀 들었는데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들어왔고 그게 해녀 이야기와 바다 이야기 등이 있어서 운명적으로 받아들였다. 만나자마자 이건 내가 해야되겠다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또 "어머니가 수영선수 출신이고, 이모는 해녀였다. 그런 가족사를 안고 바다와 연결된 이 프로그램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사업도, 연기도, 예능도 결국 배우는 과정인데 이제는 나에게 뭔가를 알려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이 도전을 즐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는 “깊이 들어가야 하는 미션이 있었는데 압력 차이로 인해 의욕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힘들었다. 나중에는 저체온증까지 왔다. 사실 저는 ‘안 되는 게 어딨어’라는 마인드로 살아왔는데, 생각만으로 안 되는 게 있더라. 거기서 오는 멘탈의 무너짐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해녀분들은 매일 반복되는 힘든 일상 속에서도 단 한 번도 투덜거리거나 삶에 불평하지 않으시더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었는데, 제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몰랐다는 걸 깨달았다. 제 일이 소중해졌고,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을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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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효의 물질 스승인 해녀 박미정, 물질이 서툰 송지효를 위해 물벗이 되어 준 오기숙 해녀와 잠수 회장 현순심 해녀도 이날 함께했다.
해녀로서 가장 보람된 순간에 대해 박미정 씨는 “지금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라며 “해녀라는 게 마음속으로는 싫었는데, 해녀라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어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답했다. 오기숙 씨는 “해녀 일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일했고, 자식을 열심히 키웠다”고 전했다.
송지효와의 만남에 대해 현순심 씨는 “처음엔 여배우가 고된 일을 어찌 할까, 왜 물질을 배우려 하나 생각했다. 박미정이 이틀, 오기숙이 이틀, 그다음에 내가 가르쳤는데, 해녀만큼 잘하더라. 처음엔 못 할 것 같더니 금방 배워서 칭찬해 줬다”고 떠올렸다.
해녀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송지효는 남방큰돌고래를 봤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첫날 남방큰돌고래를 봤는데, 제주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도 또 봤다. 첫날엔 마치 반겨주듯 지나갔고, 마지막 날엔 작별 인사를 해 주는 것 같았다.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상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방송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박미정 씨는 “방금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제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해녀들의 무서움과 두려움. 돈도 중요하지만 그런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기숙 씨는 “바다가 점점 오염돼서 해녀들이 점점 잡을 게 적어지고 있다. 바다 색도 예전과 다르고, 밑에 들어가 보면 해초도 많이 사라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순심 씨는 “송지효가 악바리처럼 물질을 하더라. 시청자분들이 잘했다고 칭찬해 줬으면 좋겠다. 저도 칭찬하고 싶다. 경력도 전혀 없는데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고 말해 훈훈함을 안겼다.
‘딥 다이브 코리아’ 첫 회에서는 송지효가 제주에서 해녀 수가 가장 많은 해안 마을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를 찾아가 해녀 면접을 보고, 물질에 필요한 고무옷을 맞추며 테왁도 직접 제작한다. 송지효가 거침없이 바다에 몸을 던져 물질을 수행해 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늘 밤 12시 첫 방송.
[사진 = JTBC 제공]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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