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거의 관식이랑 애순이에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이상하게 화가 안 나요."
코미디언 박소라는 함께 유튜브 채널 '쉬케치'를 2년 넘게 운영 중인 후배 코미디언 황정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로 맞아도 너무 잘 맞는다는 '찐친' 두 코미디언은 구독자 수 50만 명을 훌쩍 넘어선 인기 비결로도 이 '찐친 바이브'를 꼽았다.
지난 2일 YTN star가 찾아간 이들의 촬영 현장은 예상보다 더 놀이터 같았다. '컷' 소리가 났는데도 틈새를 놓치지 않고 농담이 오갔다. "재미없는 시간 있으면 용서 못 해." 그러면서도 대본을 그대로 따라가며 체계적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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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철저한 '대본 플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대본 작업에는 박소라와 황정혜가 직접 나선다. "일단 만나서 두세 시간은 허비해요. 수다를 떨어야죠." 여성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이 콘텐츠는 실제 30대 미혼 여성인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웃기는 티키타카에서 비롯된다. 박소라는 "신나게 수다를 떨면 얻어지는 게 있다. 둘이 이야기를 할 때부터 이미 공감되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쉬케치'의 콘텐츠는 실제 두 사람이 일상에서 경험한 것들이 녹아들 수밖에 없고, 남다른 디테일이 돋보이는 영상이 탄생한다. 황정혜는 "폭식을 소재로 한 영상은 정말 내 하루"라며 "겉핥기 식으로 아는 것들을 소재로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것 같다"고 소재를 고르는 기준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월경, 왁싱같이 민망할 수 있는 일상도 두 사람이 실제 경험하고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것이라면 콘텐츠의 소재가 된다. 실제 월경, 왁싱 등을 소재로 한 영상은 조회수 100만 회를 훌쩍 넘은 인기 영상이다.
영상 속 친구 관계로 설정한 것도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서다. 실제 두 사람은 세 살 차이, KBS 공채 기수로는 다섯 계단 차이 나는 관계지만, 절친 사이에서만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극 중 친구 관계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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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가는 콘텐츠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두고, 트렌드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박소라는 "최대한 튀지 않게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한다. 특히 섬네일을 만들 때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따라간다. 섬네일부터 지나치면 진짜 재밌는 내용도 보여드릴 수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근 구독자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트렌드, 패러다임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다. 박소라는 "새로운 걸 계속 찾고 싶고, 더 재밌는 걸 발굴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황정혜 역시 "스케치 코미디 채널을 운영 중인 동료들이 비슷하게 정체기, 매너리즘을 겪고 있다"며 "새 콘텐츠에 도전하고, 새 패러다임이 뭘까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쉬케치' 채널에 토크 등 스케치 코미디가 아닌 다른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해 올려보기도 하고, 각자 '쉬케치'가 아닌 다른 채널에서 새로운 기획을 하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황정혜는 코미디언 박진호와 새 유튜크 채널을 개설했고, 박소라는 코미디언 김혜선과 팟캐스트 콘텐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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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서로가 가장 웃기다"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흔들림이 없다. 쉬케치를 '본진'이라고 표현한 두 사람은 최근 미디어랩시소와 전속계약을 맺고 한솥밥을 먹는 식구가 됐다. 박소라는 "소속사까지 같아지니까 재밌는 걸 더 많이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 신뢰가 생겼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쉬케치'를 기반으로 활동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가장 바라고 있는 건 두 사람의 이름을 내건 공연이고, 방송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철 없이 재밌는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서로 너무 잘 맞으니까요. 송은이-김숙 선배님, 박나래-장도연 선배님처럼 듀오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을까요? 저희가 꿈꾸는 미래죠."
[사진제공 = 미디어랩시소]
YTN star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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