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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다음 소희', 사라진 혹은 사라질 소희들을 위한 먹먹한 외침

2023.02.02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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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다음 소희', 사라진 혹은 사라질 소희들을 위한 먹먹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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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기사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릴레이 수상을 하며 화제를 모았던 영화 ‘다음 소희’가 마침내 국내 관객을 찾는다.

오는 8일 개봉을 앞둔 ‘다음 소희’는 장편 데뷔작 ‘도희야’ 이후 정주리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누구보다 당차고 밝은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약 2시간 20분에 달하는 영화는 구조적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구분되어 있다. 약 1시간 15분 분량의 전반부는 콜센터 현장실습생이 된 고등학생 소희가 점차 벼랑 끝에 몰리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과정을 담는다. 이후 후반부는 유진의 시선으로 소희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다음 소희’는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와 모순으로 가득한 우리네 사회를 깊숙하게 응시한다.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싶은 곳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영화는 감정 과잉 없이 차분하고 담담하게 현실을 그려낸다.

불필요한 장면 하나 찾을 수 없이 촘촘하게 연출된 영화를 한층 더 견고하게 지탱하며 관객을 작품 속으로 빨려들도록 만드는 것은 배두나 씨와 김시은 씨, 두 배우의 눈부신 열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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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다음 소희', 사라진 혹은 사라질 소희들을 위한 먹먹한 외침

특히 김시은 씨는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준다. 넘어져도 포기할 줄 모르던 당찬 여고생이 체계가 만들어낸 악순환 속에서 고통받으며 생기를 잃고 점차 메말라가는 과정을 그려낸 그의 섬세하고 세밀한 감정 연기는 경이롭게 느껴진다.

기대와 설렘에서 당황과 당혹스러움을 지나 점차 무력함으로 온몸이 굳어가며 색채를 상실하고 무색무취하게 변해가는 모습은 김시은이라는 배우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등장 초반 담백하게 힘을 뺀 모습에서 극의 말미로 가며 점차 강렬해지는 배두나 씨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빈틈없이 단단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온전히 소화한 그는 관객이 작품에 감정을 더욱 이입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도무지 깨뜨릴 수 없을 것처럼 견고한 구조 속에 갇혀 있는 소희를 보고 있노라면, 관객은 자연스레 그간 그 어떠한 목소리도 닿지 못한 채 사라져간 수많은 소희와 앞으로 사라져갈 또 다른 소희들에 대한 먹먹한 고민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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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다음 소희', 사라진 혹은 사라질 소희들을 위한 먹먹한 외침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 선정. 판타지아국제영화제 감독상, 관객상 2관왕 수상. 프랑스 아미앵국제영화제 3관왕, 도쿄필맥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핑야오국제영화제 로베르토 로셀리니 최우수작품상 수상 등.

‘다음 소희’가 한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다양한 영화제에서 빛나는 성취를 이룬 것은 어쩌면 세계 곳곳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소희’들을 잊지 말라는 영화인들의 절절한 외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 ‘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 연출. 배우 배두나, 김시은 주연.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38분. 2월 8일 극장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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