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이 화려한 톱스타에서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견뎌내는 처절하고 끈적한 얼굴로 돌아왔다. 하지원은 영화 '비광'에서 모종의 사건을 겪으며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배우 '남미' 역을 맡아 새로운 변신에 나섰다.
2021년 촬영을 완료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된 영화를 마주한 그는 "남미의 입장이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오롯이 영화를 즐겼다"며 벅찬 소회를 전했다.
오늘(25일) 하지원과 만나 연기 변신을 넘어 인간 하지원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시야를 넓혀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영화 '비광'은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으로 인해 촬영과 개봉이 늦어졌다. 하지만 하지원은 이 기다림의 시간을 불안이 아닌 믿음과 성찰로 채워냈다.
그는 "작품을 선택하면 무조건 'Go'하는 성격이라 믿음으로 기다렸다. 마침 '비광'에 들어가기 전, '무대 위의 하지원'을 넘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그림 작업을 하던 시기였고, 그때 마침 남미를 만났다"라고 작품을 처음 만났던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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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지원 "믿음으로 기다렸던]()
배우 하지원 ⓒ해와달엔터테인먼트
극 중 남미는 화려한 여배우에서 바닥으로 추락해 8년이라는 긴 시간을 견뎌내는 인물이다. 하지원은 "나 역시 여배우로 살아가며 느끼는 상처와 고민이 있었기에 남미의 상황에 더 깊이 이입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사회가 바라는 모습과 진짜 나 사이의 괴리감 속에서, 남미가 겪어내는 버팀의 시간은 인간 하지원에게도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여주는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하지원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이지원 감독과 며칠 밤을 새우며 집요하게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톱스타 시절의 화려함과 추락 이후의 생활감을 대비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다이어트를 감행했고, 탈색으로 머릿결을 일부러 상하게 한 것은 물론 피부 관리도 멈췄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연과 상처도 많지만, 버틸 힘이 빠져버린 공허한 눈빛을 담기 위해 스스로를 비우는 연습을 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새롭게 도전한 '욕설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앞서 시사회 직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지원 감독이 하지원의 욕설 연기에 '20점'을 주며 화제를 모았던 바, 하지원은 당당히 "스스로에게는 100점"이라고 웃어보였다.
그는 "욕은 발음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집 테라스에 나가 나무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감독님 말투를 녹음해 들으며 진짜 진심을 다해 욕을 연습했다. 제 안에서 우러나온 진정성만큼은 100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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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지원 "믿음으로 기다렸던]()
배우 하지원 ⓒ해와달엔터테인먼트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특히 부부 관계로 만난 류승룡에 대해서는 "평소엔 아재 개그를 좋아하시지만 현장에서는 묵직하게 극의 무드를 만들어 주셨다"며 "더 많은 씬을 함께하지 못해 아쉬울 정도로 호흡을 잘 받아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시어머니였던 김해숙과 시누이로 관계한 김선영과의 호흡은 그에게 또 다른 배움의 장이었다. 하지원은 "가족으로 등장한 선배님들과 연기하며 펄떡이는 생활감을 배웠다"며 "이런 가족애가 담긴 장르를 꼭 다시 해보고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근 하지원은 연기 외적으로도 다채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대학생 콘셉트의 유튜브 콘텐츠 '26학번 지원이요'를 선보이는가 하면, 공약을 지키기 위해 23년 만에 음악방송 무대에 올라 '홈런'으로 아이돌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음악방송 안무를 잊을까 봐 3일 내내 침대 대신 소파에서 쪽잠을 잤을 정도였다고.
하지원은 이러한 쉼 없는 도전의 원동력에는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힘들고 떨리지만 도전을 할 때면 마음도 세상도 한 뼘 확장되는 기분이 든다. 내가 보는 세상의 시야를 넓혀야만 대중에게 더 다가갈 수 있고, 앞으로 만나게 될 다양한 캐릭터와 작품에도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인터뷰 말미, 하지원은 '비광'을 꼭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가족 안에서의 나, 사회 안에서의 '나'라는 존재를 돌아볼 수 있는 쉼표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깊게 느낄 수 있는 '비광'을 극장에서 꼭 만나보셨으면 좋겠다"라며 예비 관객을 향한 진한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 '비광'은 오는 9월 2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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