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 '아바타: 불과 재'가 개봉 12일 만에 400만 관객 고지를 점령하며 흥행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에 비해 다소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과연 세 번째 '천만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해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늘(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불과 재' 개봉 12일 차인 어제(28일)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이날까지 누적 관객 403만 6,415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르게 400만 관객을 달성한 기록으로, 압도적인 비주얼과 스케일을 앞세운 '아바타' 시리즈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록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천만 돌파'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관측이 나온다. 역대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흥행 속도가 가장 느리기 때문이다.
전작인 '아바타: 물의 길'이 같은 기간 557만 명을 동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50만 명가량 뒤처진 수치다. 1편인 '아바타' 역시 421만 명으로 현재보다 높은 페이스를 보였다.
'아바타'가 개봉 38일, '물의 길'이 개봉 4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하향 곡선은 뼈아픈 대목이다.
흥행 가도에 제동이 걸린 주요 원인으로는 서사의 구조적 반복이 꼽힌다. 아이들이 적에게 납치됐다가 구해지고, 또다시 위기에 빠지는 전개 방식은 이미 전작 '아바타: 물의 길'에서 충분히 학습한 패턴이라는 지적이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경이로운 비주얼은 여전하지만, 스토리는 기시감이 든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200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 역시 관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복되는 서사 구조 속에서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온전히 스크린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이러한 '느린 호흡'은 흥행의 큰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남아있다. '아바타' 시리즈는 짧은 기간 폭발적인 관객을 모으는 한국 영화 특유의 '개봉 초기 화력'보다는, 특수 상영관(IMAX, 4DX 등)을 중심으로 한 장기 흥행에 강점을 보여왔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체험형 관람'을 원하는 팬덤의 'N차 관람'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가 천만 달성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올해 첫 400만 돌파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아바타: 불과 재'가 서사의 아쉬움을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다시 한번 천만 대기록을 완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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