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돼 올여름 유일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전지적 독자 시점’이 극장가에서 외면받으며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돼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영화는 한류 스타인 안효섭, 이민호, 지수 등이 참여한 것은 물론, 완성도 높은 원작을 실사 영화로 옮긴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공개된 이후 영화는 개봉 14일이 지나 겨우 100만 관객에 턱걸이한 이후 흥행 동력을 상실했다. 탄탄한 원작 팬덤은 물론 흥미로운 소재와 당대 최고의 인기 배우들이 힘을 합쳤지만, 영화는 원작 팬은 물론 일반 관객 양쪽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영화의 이 같은 흥행 참패 원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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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대작]()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가장 먼저 지적되는 부분은 영화가 원작의 핵심적인 재미와 설정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원작 팬들은 영화가 ‘전독시’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원작에서 주인공 김독자는 소설의 결말을 미리 알고 있는 능력이 가장 큰 무기였다. 그러나 영화는 김독자 캐릭터를 나약하게 묘사하거나 이 능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원작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또한 원작의 독특한 설정들이 축소되거나 생략되면서 이야기의 깊이가 얕아지고 서사의 개연성이 부족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물론 방대한 서사와 복잡한 설정들을 한 편의 영화에 담아내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원작을 온전히 구현하지도, 그렇다고 감독만의 개성을 특색있게 살려내지도 못했다.
때문에 원작 팬들에게는 ‘내가 알던 전독시가 아니다’라는 실망감을, 원작을 모르는 일반 관객에게는 복잡한 세계관과 캐릭터 관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불친절함’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이는 결국 양쪽 모두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많다.
특히 CG와 VFX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혹평이 주를 이룬다. 원작의 흥미로운 소재를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CG가 어색하게 느껴져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옮긴 듯한 몬스터들의 모습은 마치 장난감 같은 질감을 보여주고, 등장인물들의 스킬 발동 효과 등은 2025년 영화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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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대작]()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시각적으로 화려한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어색한 그래픽 효과와 더불어 마치 횡스크롤 게임을 보는 듯 고정된 카메라 구도에 단조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지혜를 연기한 지수 배우의 연기력 논란도 개봉 초기 작품의 입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등장 이유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그 비중과 역할이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쉬운 연기력은 캐릭터를 비호감으로 만들었다는 혹평을 자아냈다.
이 가운데 제작진의 태도 또한 팬들 사이에서 아쉬움을 낳았다. 특히 영화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가 예고편 등이 공개된 이후 나온 원작 팬들의 비판적 반응을 '공격'이라 표현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원작 팬은 물론, 영화 팬의 공감까지 얻지 못하며 다양한 비판을 야기했다.
결국 ‘전독시’는 원작의 힘과 스타 배우들의 시너지를 살리지 못하고, 근본적인 각색과 완성도, 그리고 태도 면에서 복합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300억 대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막을 내렸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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