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보는 것만으로 미소 짓게 하는 비타민 같은 영화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씩씩한 소녀가 끝내 꿈을 이루는 이야기. 이 영화는 비교적 쉽게 결말이 유추되지만, 그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지루하거나 유치하지 않다. 영화에 심어놓은 여러 장치와 배우들의 열연 덕이다. 마치 상큼한 비타민처럼 다가오는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혼자서는 서툴지만 함께라서 괜찮은 이들이 서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과 쿠팡플레이 시리즈 '유니콘'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혜영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며, 배우 이레, 진서연, 정수빈, 손석구, 이정하 등이 출연했다.

영화의 중심을 잡는 이는 배우 이레다. 이레는 무한 긍정 소녀 '인영' 역을 맡았다. 인영은 불우한 가정사를 갖고 있지만, 당차고 씩씩한 소녀. 예술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월셋집을 빼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예술단 사무실에서 몰래 숨어 지내다 예술단의 마녀 감독 설아(진서연 분)에게 들키고 만다.

설아는 어쩔 수 없이 오갈 데 없는 인영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설아의 집 지하 연습실에서 지내게 된 설아는 운동장처럼 넒은 집에 놀라고, 온기라고는 없는 집과 주스만 가득한 냉장고에 놀라며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설아를 챙기려 한다. 설아는 처음엔 성가셔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인영에게 동화된다.

영화에서는 예술단의 센터 '나리'가 인영에게 경쟁의식을 느껴 오디션에서 실수한 뒤, 인영과 대립하면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 나이 또래 친구들이라면 가능한 법한 질투와 대립, 다툼과 화해, 이해와 포용의 과정이 펼쳐지고 두 사람은 점차 더욱 단단하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한다.

극 말미에는 예술단 멤버들이 완성한 무대가 마치 실제 공연처럼 연이어 펼쳐진다. 배우들은 촬영에 앞서 두 달간 직접 무용 수업을 받으며 작품에 필요한 연기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흉내를 내는 정도가 아니라 여유 있는 표정 연기부터 각 잡힌 군무까지 완성도 있게 펼쳐내면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씩씩한 소녀 캐릭터는 많은 작품에서 다뤄왔지만, 이 영화가 상투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레가 흡인력 있는 연기로 결코 비호감스럽지 않은 '인영'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연습실 곳곳에 자신의 물건을 숨겨 놓았다가 능청스럽게 찾는 장면, 빨래방에서 홀로 안무를 연습하는 장면 등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도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에서는 '인영' 캐릭터와 주변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을 쌓아 올릴 때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와 코믹 요소를 적절히 버무렸다. 예를 들어 인영의 친구가 되어주는 동네 약사 '동욱(손석구 분)'이다.

인영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며 습관처럼 동욱의 약국 들르는데, 동욱은 그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마다 비타민이 특효약이 돼줄 거라며 손에 쥐여준다. 외상을 받아주고, 인영이 발주를 잘못 넣어 대량으로 배송된 도시락을 사주기도 한다. 동욱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따뜻한 힐링을 전하고, 마치 이 영화는 동욱이 건넨 비타민과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진서연과 정수빈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진서연은 마녀처럼 차갑고 무서웠다가, 인영으로 인해 변화하는 설아를 유쾌하게 표현해냈다. 집에서 요리하는 대신 주스로 식사를 대신했던 설아는 자신의 생일에 인영이 해준 미역국을 먹은 뒤 점점 햄에 밥을 찾게 된다. 정수빈은 예술단의 에이스 역할인 만큼 안무를 상당히 능숙하게 소화하고, 실제 무용수 같은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오는 26일 극장 개봉한다.

[사진출처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YTN 강내리 (nrk@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