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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울림 없는 '보고타'…송중기의 변신과 이국적 풍광만 빛나

2024.12.20 오후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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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울림 없는 '보고타'…송중기의 변신과 이국적 풍광만 빛나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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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9살이던 소년은 IMF로 한국을 등지고 낯선 땅인 콜롬비아 보고타로 떠난다. 소년은 기회가 되면 언제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무능력한 아버지와 무기력한 어머니 틈에서 생존을 위해 투쟁을 벌인다.


한 인물의 성장기 혹은 연대기를 보는 듯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머나먼 타국에서 이방인이 되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만 하는 주인공 국희(송중기 분)가 한인사회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과 얽히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백지처럼 하얗던 소년이 생존을 넘어 성공에 대한 위험한 욕망을 꿈꾸기 시작하며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범죄 드라마와 성장 드라마 형식으로 담아냈다. 특히 보고타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삼아 화려한 화면과 이국적인 풍광이 주는 매력이 상당하다.

여기에 서사의 중심이자 최전선에 서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송중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0대부터 30대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연기한 송중기는 각 시대와 상황에 맞춰 스타일링은 기본이고 말투와 표정 그리고 제스쳐까지 미묘하게 변화를 줘 작품에 생동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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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울림 없는 '보고타'…송중기의 변신과 이국적 풍광만 빛나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플러스엠

표면적으로 서로를 신뢰하지만, 맹목적인 이기주의만이 만연한 사회에서 체스판의 말로 활용됐다가,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마침내 게임을 주도하게 되는 주인공의 변화를 송중기는 사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내 자신만의 국희를 만들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는 자신이 지닌 수많은 얼굴을 야심 차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꺼내놓는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볼거리 외에는 장점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전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쉬움을 남긴다.

먼저 대사보다 많다고 느껴질 정도로 빈번한 주인공 국희의 내레이션은 관객으로 하여금 피로감을 주고, 작품의 깊이와 매력을 감소시킨다. 서사의 흐름을 전적으로 내레이션에 의존하는 듯한 연출은 투박함을 넘어 촌스럽다고 느껴진다.

더불어 주인공들 각자의 이해가 충돌하며 벌어지는 여러 차례의 갈등과 해소 역시 전형적이고 평면적으로 다가와 긴장감과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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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울림 없는 '보고타'…송중기의 변신과 이국적 풍광만 빛나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플러스엠

무엇보다 '보고타'는 그저 피땀 눈물로 얼룩진 한 인물의 생존기를 얕게 스케치할 뿐, 스크린 너머까지 깊이 있는 메시지나 울림을 전해주지는 못한다. 영화의 가장 큰 성취는 이국적인 풍광 속 송중기의 변신일 뿐, 끝내 뜨거운 무언가 와닿지 못하고 허공에서 공허하게 흩어지고 만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김성제 감독 연출.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김종수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2024년 12월 31일 극장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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