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해인이 영화 '베테랑2'로 칸영화제에 방문했을 때의 후기를 전했다. 영화 상영 후 조용히 눈물을 흘렸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배우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라 생각했다며 지극한 효심을 드러냈다.
정해인은 영화 '베테랑2'의 개봉을 앞두고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 속편에 새롭게 투입된 그는 이 영화로 지난 5월 제77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배우 인생에서 한 번도 밟기 힘든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베테랑2'의 주연배우 자격으로 서게 된 그는 현지에 어머니를 동행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늘 어머니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으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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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칸영화제 당시 어머니와 함께 현지를 방문한 소감을 묻자, 정해인은 "사실 그 이야기는 비하인드가 길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칸영화제에 대해 얼핏 말씀드리니까 어머니도 '가고 싶다'고 용기를 내셔서, 저도 처음엔 '그럼 같이 가요'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어머니를 함께 신경 쓰게 될 관계자들을 생각해 혼자 가기로 마음을 바꿨지만, 결국에는 동행했다고. 그는 "칸을 또 언제 갈지도 모르고, 간다 한들 어머니가 건강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에 넘어간 것 같다"라고 웃으며 "돌이켜 보면 배우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칸에서 영화를 본 뒤 눈물을 훔쳤다고 전했다. 정해인은 "칸에서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쳤는데, 유일하게 앉아 계셨다"라며 "다리에 힘이 풀려서였다. 제 뒤쪽에서 울고 계셔서, 저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아 일부러 외면했던 기억이 난다. 고생했고, 장하다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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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은 '베테랑2'에서 막내 형사 '박선우'를 연기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열정 넘치는 신입이지만, 알고 보면 감정이 철저히 자기 위주인 소시오패스에 가깝다. 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연기자로서 아들의 새로운 얼굴을 어머니도 칸에서 스크린으로 처음 본 것.
정해인은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진 않은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제 자신과 캐릭터를 분리하려 노력했지만, 촬영 시간이 길다보니 제 삶에 묻어나오더라. 이 촬영 때는 어너미가 낯설다는 말씀도 해주셨고, 그걸 저도 느끼고 있었다. 상처를 줄 것 같아서 사람도 잘 안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베테랑2' 촬영을 할 때,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오면 '비 좀 맞고 왔어' 라고 말았는데, 옥상에서 일주일 내내 비를 맞고 액션신을 촬영하고 그랬을 때였다. 어머니께서 영화를 보니까 '저 때 저런 걸 했었구나' 하면서 모든 퍼즐이 맞춰졌던 것 같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모든 걸 같이 보셨다는 게 평생 못 잊을 기억이다. 정말 잘한 일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덧붙여 그는 류승완 감독에게 칸 공식 초청 소식을 들었을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제가 '엄마친구아들' 촬영장에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덤덤하게 받았는데 감독님께서는 서운하셨나 보다. 너무 들떴는데 애써 눌렀고, 가서도 안 떠는 척하려고 떨리는 손을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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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 '베테랑2'는 영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오늘(13일) 극장 개봉한다.
영화에서는 정해인의 새로운 얼굴을 만나볼 수 있다. 그가 연기한 '박선우'는 극에 가장 강렬한 반전을 선사하는 인물로,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부터 몸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긴박감을 선사한다. '베테랑2'는 이처럼 새로운 인물의 합류와 1편과 또 다른 톤 앤드 매너(Tone&Manner)로 추석 극장가를 공략한다.
[사진제공 = CJ ENM]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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