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역주행 신화’ 윤하, 듣기엔 편한데 왜 부르기는 힘들까?

지난해 주요 가요 시상식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대상 트로피를 수집한 방탄소년단(BTS)이 떠오르지만 음원 차트 역주행 신화를 쓴 가수 윤하 씨의 존재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윤하 씨는 정규 6집 리패키지 앨범인 ‘END THEORY : Final Edition’의 타이틀곡인 ‘사건의 지평선’이 지난 해 3월에 공개된 곡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9월 대학축제 시즌을 기점으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차트를 역주행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같은 역주행에 더불어 윤하의 지난 곡들도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혜성’, ‘비밀번호 486’, ‘오르트구름’ 등 빠른 템포의 곡들은 물론 발라드곡, 윤하 씨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곡들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결국 윤하 씨는 이런 인기에 힘입어 15년 만에 SBS 인기가요 1위에도 올랐다.

윤하 씨의 기존 팬들 그리고 이번 ‘사건의 지평선’으로 새로 유입된 팬들에 이르기까지 윤하 씨의 음악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벅찬 느낌을 준다’,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주제가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 듣기 편하면서도 친숙한 음악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직접 불러보면 너무 어려워서 놀랍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윤하 씨의 보컬과 음악이 주는 묘한 친숙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벅찬 느낌을 선사하는 애니메이션 주제가’ 같다는 반응은 과연 착각인 걸까.

박송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 질문에 대해 “윤하 씨가 일본에서 먼저 데뷔해 활동을 한 만큼 음악적 성향에 일부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독보적인 음악성을 보여주며 본인만의 장르를 만들어 왔다. 워낙 스펙트럼이 넓어 록 뿐만 아니라 발라드 등 서정적이면서도 가창력이 돋보이는 음악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작곡가인 진짜사나이 이오원 씨도 윤하 씨의 음악을 90년대 초에 데뷔해 활동했던 일본의 5인조 밴드 ZARD가 보여준 음악적 색감, 감성과 닮아있다고 평했다.

그는 “멤버 몇 명이 팀을 떠나면서 사카이 이즈미 원맨밴드가 된 Zard는 이지 록(Easy rock) , 록 발라드(Rock ballad), 팝 록(Pop rock) 등 락과 메탈을 기반으로 밴드 음악으로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보컬의 음색과 멜로디로 사랑을 받았다. 윤하 씨의 음색, 감성, 음악적인 방향과 해석방법이 ZARD가 보여준 음악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윤하 씨의 음악을 탄탄하게 떠받치는 그의 보컬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이에 대해 16년 차 경력의 보컬트레이너이자 58만 구독자의 보컬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최성용 하비 보컬 학원 원장은 “우선 윤하 씨는 록 보컬리스트로도 손색 없을 정도의 파워 있는 성량과 음색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최 원장은 “윤하 씨는 잔잔한 곡부터 알앤비, 재즈까지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그야말로 올 라운더 보컬의 정석이다, 부담 없으면서 디테일한 기교들로 섬세한 감정선을 표현하면서도 파워 있고 절제된 보컬이 호소력을 더해준다”며 “직접 프로듀싱이 가능한 만큼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보컬이라는 것이 윤하 씨의 노래 곳곳에서 잘 드러난다”고 팬들의 호감도가 강한 윤하 씨 보컬의 특징을 짚어냈다.

[사진=OSEN]

YTN 곽현수 (abroad@ytn.co.kr)